[유해석 칼럼] 기독교인이 알아야 하는 꾸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유해석 선교사.
▲유해석 선교사.

이슬람은 세계 제2위의 인구를 가진 종교이다. 세계 정치의 변방에 있던 이슬람은 인구 증가와 함께 종교적인 부흥에 힘입어 중심으로 성장했다. 지난 1950년대에 피어슨(Lester Pearson)은 “인간은 다양한 문명들이 평화로운 교류 속에서 나란히 공존하면서 서로를 배우고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야 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그 길을 택하지 않을 경우 이 인구 과잉의 비좁은 세계는 오해·갈등·충돌·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제 한국도 다문화를 지향하면서 다양한 인종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로 전환되어가고 있으며, 그 수도 증가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이슬람 인구는 눈에 띄게 성장세를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슬람이 성장하는 곳마다 기독교와의 충돌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슬람은 비잔틴 기독교 제국으로 둘러싸인 아라비아 반도에서 시작되었기에, 항상 기독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에 대한 정의를 내리면서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슬람의 경전(經傳)인 꾸란에 대하여 아는 것이 중요하다.

1. 꾸란이란 무엇인가?

꾸란은 이슬람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는 경전이다. ‘꾸란’은 아랍어로 ‘읽다’ 또는 ‘암송하다’는 의미를 가진 ‘까아라’(qara'a)에서 파생된 단어로, ‘읽히는 것’ 또는 ‘암송해야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무슬림들은 꾸란을 알라가 인간에게 주는 마지막 계시라고 믿는다. 알라가 천사 ‘지브릴’(가브리엘)을 통해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23년 동안(610-632) 한 구절 한 구절씩을 계시해 준 내용이라는 것이다. 무함마드는 자신에게 계시되는 내용을 기록하기 위하여 필사를 담당하는 서기를 두고 있었는데, 그들은 대추야자 잎·돌·나무껍질과 동물의 가죽 등에 그 기록을 남겼다. 따라서 꾸란은 전적으로 무함마드의 어록이다.

꾸란은 모두 114장으로 이루어졌으며, 무함마드가 처음 이슬람을 시작했던 메카(Mecca)에서 받은 계시(A.D. 610-622)와 메디나(Medina)로 이주한 이후에 받은 메디나 계시(A.D. 622-632)로 이루어져 있다. 그 분량은 신약성경의 약 3분의2 정도이다. 전체 114장 가운데 90장은 메카에서, 24장은 메디나에서 계시된 내용이다. 꾸란은 각 장마다 분량이 긴 것에서 짧은 것까지 다양하다. 꾸란의 모든 장은 ‘자비롭고 자애하신 알라의 이름으로’(Bismilla-hirrahmani-rahim)라고 시작한다. 그러나 9장만은 이 내용으로 시작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알라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최후의 경고가 담겨 있고, 그들에게는 알라의 자비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꾸란 1장(개경장)은 기독교의 신앙고백처럼 전 세계 무슬림들이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할 때마다 아랍어로 배워서 암송하는 장이다. 알라에 대한 신앙, 경배, 무슬림의 도덕과 인간의 생활을 지배하는 법률 등, 이슬람의 근본을 기록한 책이다.

꾸란은 7세기 아라비아 반도의 유목민들이 사용하던 언어인 아랍어로 쓰였다. 따라서 이슬람에서는 반드시 아랍어로 기록된 것만을 꾸란이라고 한다. 다른 언어로 된 꾸란은 아무리 완벽히 번역했다고 해도 계시언어인 아랍어가 아니기 때문에, ‘꾸란해설서’라고 할 뿐 꾸란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 예로 한국어로 번역된 꾸란은 꾸란해설서라고 할 뿐, 꾸란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무슬림들에게 꾸란은 지난 1400년 동안 변형되지 않았고, 처음 계시된 완벽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긍지를 준다.

2. 꾸란의 형성 과정

“무함마드는 한 손에는 꾸란,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정복했다”는 말은 이슬람의 정복 과정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은 될 수 있으나 사실은 아니다. 왜냐하면 무함마드가 살아 있을 때는 꾸란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함마드가 죽은 지 1년 뒤, 그의 1대 후계자인 아부 바크르(Abu Bekr, 632-634년)가 무함마드의 서기들 중의 한 사람인 자이드 이븐 타빗(Zaid ibn Thabit)에게 꾸란을 편집하는 일을 맡겼다. 그 이유는 634년에 치른 얌아마(Yamamah) 전투에서 꾸란 암송자들이 많이 죽음으로써, 꾸란 암송자들이 모두 사라질까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 부카리(Bukhari)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아부 바크르가 자이드에게 “너는 배운 젊은이기 때문에 우리는 너를 믿는다. 알라가 선지자에게 주어진 계시를 적고 꾸란을 찾아서 모으라”고 말했다. 자이드는 모든 꾸란 구절들을 찾기 시작했으며, 꾸란 4장 12절을 마지막으로 모두 찾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는 아부 바크르가 꾸란을 하나로 모으라고 말하기 전까지 꾸란은 하나의 온전한 형태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이드는 수집된 꾸란을 아부 바크르에게 건네 주었고, 그가 보관하다가 2대 후계자인 우마르(Omar b. al-Khattab, 634-644)에게 맡겼다. 우마르가 죽은 후에 무함마드의 부인이자 우마르의 딸인 하프사(Hafsah)가 보관했다.

그런데 꾸란이 계속 암송되면서 오류 혹은 변형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당시 아랍어에는 사투리가 많이 있었는데, 꾸란에 기록된 사투리로 인하여 혼란이 생겼다. 따라서 3대 후계자였던 우스만(Othman b. Affan, 644-656)은 하프사에게 원본을 달라고 명령했고, 그 원본을 가지고 자이드에게 의뢰하여 무함마드의 부족인 쿠라이쉬(Quraish)에서 선출된 3명과 함께 교정본을 만들게 하였다. 우스만은 세 명의 쿠라이쉬 위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꾸란의 내용에 대하여 각 개인의 의견이 다르거나 너희 3명과 자이드와의 의견이 다르다면, 반드시 쿠라이쉬 방언으로 된 것을 채택하라. 왜냐하면 알라에게서 온 계시는 쿠라이쉬 방언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이 내용에 의하면 원본에서 교정본이 만들어지기 부분이 고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교정본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이드는 무함마드에게서 직접 들었으나 원본에 기록되지 않은 구절을 기억해서 교정했다. 우스만은 교정본을 이슬람제국 곳곳에 보내면서 다른 꾸란은 모두 불태우도록 했다. 그러나 모든 사본이 불탄 것은 아니었다. 남은 사본들을 살펴 보면, 오늘날의 꾸란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꾸란이 처음 정경(正經)으로 인정된 시기는 무함마드가 처음 꾸란을 전파한 지 163년이 지난 뒤인 A.D. 773년이다.

▲꾸란. ⓒFIM국제선교회 제공
▲꾸란. ⓒFIM국제선교회 제공

3. 꾸란의 변질

꾸란은 알라에게 불변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그것은 알라는 그가 한 어떤 결정에 대해서도 구속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슬람의 알라는 새로운 계시가 있을 때마다 이전의 계시를 변경하고 폐지한다. 즉 꾸란에서 알라는 이전에 계시한 것을 변경할 수 있고, 모든 계시를 취소할 수도 있다(꾸란 17:86). 꾸란은 반복적으로 알라가 이전의 계시를 폐하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했다고 주장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꾸란 2:100). 따라서 꾸란의 계시는 수시로 바뀐다. 꾸란 53장을 살펴보면 무함마드의 관점이 더 강력한 일신교로 변화됨에 따라, 그가 메디나의 신들에 관련하여 그의 계시를 어떤 방식으로 수정했는지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의식에 대한 율법’이 변경됨에 따라서 꾸란에 나타난 ‘알라의 도덕적 율법’이 바뀌기도 한다. 이것은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은 불변하시며 진리’라는 기독교적 관점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변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다. 진리가 진리인 이유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꾸란이 말하는 ‘나중에 받은 계시에 의하여 먼저 받은 계시가 취소됐다’는 교리가 이슬람의 ‘나시크(Naskh)’다. 예를 들면 과부에 대한 내용 가운데, 과부가 된 지 1년 안에 재혼이 금지되어 있다(꾸란 2:240). 그런데 같은 꾸란 안에 과부가 된 지 4개월 10일 안에 재혼이 금지된다는 기록이 있다. 이런 경우에 시간상으로 나중에 받은 계시가 먼저 받은 계시를 사멸시킨다. 이 경우에는 4개월 10일 후에 재혼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중에 기록된 것이기에, 1년 안에 재혼이 금지된다는 구절은 사멸되는 것이다. 이처럼 계시의 변화를 보완하기 위하여 나시크 교리가 생겨났다. 이에 대하여 꾸란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알라가 그대에게 계시한 것을 거두어 갈 수 있나니 그때에 그대는 보호할 어느 것도 발견치 못하리라(꾸란 17:86)”

메카 지역에서는 무함마드가 포교를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서 “종교에는 강요가 없나니”(꾸란 2:256)는 종교가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말한다. 그런데 이 내용은 메디나 지역으로 오면서 바뀌게 된다. 메디나로 온 무함마드는 칼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메카로 가는 대상(隊商)들을 공격하게 했다. 그 후에 종교에는 강요가 없다던 “평화의 계시”는 “칼의 계시”로 바뀌었다. 무함마드는 군사적으로 약할 때에는, 꾸란을 통해 불신자들을 용서하고 싸우지 말라고 가르쳤다. 그러나 무함마드의 군대가 강해졌을 때, 그는 이 구절들을 폐하고 자신을 따르는 자들로 하여금 불신자들과 싸우고 살육하라고 명령했다. “금지된 달이 지나면 너희가 발견하는 불신자들마다 살해하고 그들을 포로로 잡거나 그들을 포위할 것이며…”(꾸란 9:5) 이 칼의 계시는 앞서 받은 124개의 구절들을 폐기시켰다.

무력을 통한 포교 전략은 인 유대교인과 기독교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메카에서는 종교의 다름을 인정하고 평화를 이루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무슬림은 ‘성서의 백성’(유대교인과 기독교인)들과 같은 하나님을 섬기고 있다고 주장(꾸란 29:46)했다. 그러나 메디나에 오면서 다음과 같은 구절로 바뀐다. “알라와 내세를 믿지 아니하며, 알라와 메신저가 금기한 것을 지키지 아니하고, 진리의 종교를 따르지 아니한 자들에게, 비록 그들이 성서의 백성이라고 하더라도 항복하여 지즈야를 지불할 때까지 지하드를 하라 그들이 스스로 저주스러움을 느끼리라”(꾸란 9:29). 이 구절들에 의하여 기독교인과 유대인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이다. 꾸란의 계시는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었다.

이슬람 초기에 무함마드가 사탄의 계시를 받았다는 하디스의 기록도 있다. 그것은 메카의 쿠라이시(Quraysh) 부족과 타협하기 위하여 메카의 부족신이였던 알라에게 ‘세 명의 딸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계시였다. 무함마드는 아랍 여신인 라트(Lat), 웃자(Uzza), 마나트(Manat)를 알라의 중보자로서 경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후에 이 계시가 돌연 취소됐다. 그 이유는 무함마드 자신이 사탄의 계시를 받았기에 알라에게 혼이 났고, 그 계시가 취소되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을 가지고 인도계 영국인 작가였던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가 『악마의 시』(The Satanic Verses)라는 책을 썼는데, 이로 인하여 무슬림들에게 20년 이상 살해의 위협 속에 지내게 됐다. 또 그 책을 번역한 사람들이 일본과 이탈리아에서 살해당했다. 이슬람의 법학자들도 어떤 것이 무효가 되었고 어떤 구절이 어떤 구절을 대체했는지 모른다. 다만 225개가 폐지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유해석 선교사는

총신대학교(B.A.)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equiv.)에서 공부했고, 영국 웨일스대학교 신학/이슬람학부에서 철학석사(M.Phil) 학위를 받았다. 또한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Ph.D) 과정을 수학했다. GMS 파송선교사로 오엠선교회와 협력해 이집트에서 사역했으며, 현재 FIM국제선교회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우리 곁에 다가온 이슬람’(생명의말씀사)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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