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송구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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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열린다. 다사다난한 인생들이 한 해를 마침표 찍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시간이다.

정치판의 파열음은 연일 국정 운영의 발목을 부여잡고, 경기 침체로 연말 상여금조차 받지 못한 대다수 근로자들,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노년들과 불우한 환경의 소년소녀 가장들의 애환을 안고 무심한 시간은 어느새 연말연시이다.

지역마다 해넘이와 해맞이 행사를 펼치고 있다. 아라뱃길을 따라 한강과 서해가 만나는 곳 정서진(正西津)은 마지막 해넘이를 관조하기 위한 행사로 인산인해다. 어려운 환경, 좋지 않은 기억들을 지우고 새로운 비전을 꿈꾸기 위한 바람들이 모여 있다.

정서진은 해가 지는 방향이 정중앙 서쪽임을 일컫는 지명이다. 동해 바다의 정동진이 일출의 명소라면, 정서진은 낙조가 장관을 이루는 명소다.

인생들은 누구나 소망을 가져야 산다. 오늘보다 밝은 미래를 꿈꿀 때 존재 가치를 스스로에게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의 풍속을 보면, 신자들와 비신자들 사이에 극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은 태양의 움직임 아래 모여든다.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고, 일몰 앞에서 미련을 버린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들을 경배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피조물인 인간이, 피조물인 태양이나 훌륭한 업적을 남긴 인간에 대한 우상숭배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덕목은 존경스럽다. 그러나 숭배의 대상은 결코 아니다. 경배의 대상은 오직 창조주 하나님 한 분 뿐이시다.

그래서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성도는 하나님께 기도한다. 태양 아래 모여들지 않고, 태양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경배를 드린다. 

송구영신 예배다. 한 해의 마지막 밤 시간과 한 해의 새로운 첫 시간에,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경배드리고 새해를 맞이한다. 새로운 날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을 찬미하며, 평화롭고 조화로운 새해를 소망한다. 기꺼이 긍정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새해이기를 염원해 본다. 

정치판의 혼돈은 청백리 정치 신인들의 개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경기 침체는 경제인들의 노력으로 호황의 국면으로 전환될 것을 기대하며,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죄를 짓고 넉살 좋게 버티고 있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진정한 회개 성명문이 언론을 통해 발표되기를 기대한다. 

대형교회라는 무리의 세력과 부정한 물질로 가려지는 죄가 아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였다면 벌써 윤리위원회가 열려 처벌받았을 죄를 그대로 안고, 회심의 시간 없이 기독교 채널에 등장하고 있는 목회자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심히 착잡하다. 혀를 절로 끌끌 차게 된다. 

새해가 밝아 온다.

죄짐을 안고 있는 목회자들은 하나님 앞에 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얼마 동안이라도 언론 채널에 비치지 않는 자숙의 시간을 갖기를 권면한다.

긍휼의 하나님은 언제나 회개의 문을 크게 열어 놓으셨다. 인간은 모두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다. 그래서 하나님은 회개라는 도피성을 열어 놓으셨다. 죄를 지은 지조차 분별하지 못하는 행동을 이어간다면, 들짐승과 다를 바 없다.

성도는 하나님 앞에 회개해야 한다. 새해에는 목회자들의 진정한 회개를 초석으로 성도의 회개 운동이 확산되고,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영생의 복음이 확산되는 전기가 마련되기를 소망하며 간절히 기도한다.

/하민국 목사(검암 새로운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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