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2일은 일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고 하는 동지였습니다. 실제로 요즘은 낮이 정말 짧아서 오후 5시만 되어도 어둑어둑 할 뿐만 아니라 아침에는 해도 늦게 떠 아침 7시라도 길가에는 차량들이 헤드라이트를 켜고 운행을 할 정도로 밤이 길어졌습니다. 밤이 길어지면서 우리의 습관도 변화되고 있습니다. 길어진 밤시간 덕분에 저녁 식사를 일찍하고 늦은 밤 야식을 하다가 불어난 체중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침에는 해가 너무 늦게 떠 어둑해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제시간에 일어나지 못하고 늦잠을 자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수 있죠.
이렇게 밤이 길어지면, 새벽잠이 없어 일찍 일어나는 시니어들은 밤이 더 길게만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수면시간이 짧아지게 되는데, 시니어들은 저녁 식사 후 초저녁에 일찍 자고 아침 해가 뜨기 전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패턴으로 점점 변화하게 됩니다. 이 같은 변화는 우리 몸의 생체시계가 짧아진 것으로 우리 몸에서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의 수치 변화와 큰 연관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일반 세포와 마찬가지로 우리몸에서 잠과 활동을 주관하는 수면 중추 세포들도 그 빛을 잃고 죽어갑니다. 이로 인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도 줄어들게 되는데 이 때문에 수면의 패턴이 변화하게 되죠. 멜라토닌의 분비는 우리 몸이 가장 활발하게 성장하는 다섯 살쯤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다가 점점 떨어지게 되는데 노인의 멜라토닌은 소아의 1/5도 안될 정도로 적은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떨어져버린 멜라토닌 수치 때문에 시니어는 깊게 잠들지 못하고 신체 내,외부에서 벌어지는 작은 변화에 쉽게 잠을 깨어버리곤 합니다. 나이가 어리거나 젊을때에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을 깊게 잘 잘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물체의 작은 부스럭거림이나 작은 빛 때문에 잠이 깨기 쉽고, 신체적 정신적 질환으로 인한 작은 통증에 의해서도 잠을 깨게 됩니다. 관절염을 앓고 있는 시니어의 경우 수면중에 자세를 바꾸다가 통증이 생겨 잠에서 깨기도 하며, 만성질환으로 인해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부작용으로 불면이 생기기도 합니다.
비지팅엔젤스 수원권선지점의 문지녕 지점장은 "모시고 계신 어르신들께서 새벽에 일찍 깨시기 때문에 낮 동안에 그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낮잠을 주무시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저녁때 잠을 다시 깊게 못 주무시기 때문에 선잠을 이루시다가 새벽에 다시 깨는 악순환이 반복되곤한다. 멜라토닌은 햇볕에 영향을 받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낮시간에 충분한 야외활동을 하게 되면 낮시간에 잠이 쏟아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어르신 건강을 위해서 낮시간 동안에 주무시는걸 피하도록 하고, 가벼운 산책을 통해 몸을 움직이도록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에게 말씀드리고 있다." 라고 밝혔다.
언제부터인가 잘 지내냐는 안부에, 잘먹고 다니긴 하지만, 잘 잔다라는 답을 쉽게 할 수 없는 시니어들이 많아졌습니다.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로 새벽녁에 일찍 깨서 활동하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극심한 피로감을 느낀다거나 수면 외에 다른 신체활동에서도 문제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비단 수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신체의 조금의 이상이 생기게 되면 전문의에게 찾아가 의학적 소견을 묻는 것이 필요하죠. 긴긴 겨울밤, 충분한 잠을 통해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는 여러분들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