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꽃들의 참혹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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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연일 보도되는 아동 학대 사건들을 뉴스로 접하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부모라면 누구나 동일한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어린아이가 일곱 시간 동안 매를 맞다 죽었다는 보도는 심장이 베인 것 같은 통증을 느끼게 한다. 아직 피어나지도 못한 꽃들이 찢기고 밟혀 버렸다. 국가적으로는 이제야 장기결석아동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벌써부터 조사했어야 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참혹한 학대의 희생자들이 얼마나 더 나올지 두렵다.

우리는 아동 학대가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실제로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지나친 체벌을 하면서도,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대는 크나큰 트라우마로 남아 그 아이를 평생 괴롭히는 괴물이 된다.

지난 2011년 보건복지부의 아동 학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앙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총 2만 9,381건 신고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또한 가해자의 79.7%가 부모였고, 유형으로는 복합적 학대가 41.40%로 가장 많았고, 방임 33.30%, 심리적 학대 13.88%, 신체적 학대 6.93%, 성적 학대 4.50%로 나타났다.

아동 학대의 유형을 더 자세히 살펴 보면, 먼저 신체적 학대는 성인이 아동에게 직접적·물리적인 공격을 포함해 정도가 심한 처벌을 가하는 것, 아동을 심각한 부상이나 죽음에 이르게 할 위험이 있는 곳에 두는 것, 타박상, 상처, 골절, 열상, 좋지 않은 사건들이 반복되게 하는 것, 거친 대우를 하는 것 등을 말한다.

성적 학대는 아동에게 성적인 활동을 요청하거나 권유하거나 강요하는 행위를 말한다. 아동을 외설적인 자극에 노출시키는 것도 성적인 학대다. 심리적 학대는 정서적 학대라고도 하는데, 욕설이나 비교하는 말을 심하게 하여 상처를 입게 한다. 방임(방치)의 학대는 부모 및 양육자가 아동에게 필요한 음식, 옷, 거주지, 의료 서비스, 건강관리, 안전, 행복 등을 적절히 제공하지 않고 방치해 두는 것을 말한다. 어린아이에게 충분한 돌봄과 사랑을 주지 못하여 결핍을 느끼게 하고 자존감을 손상시킨다.

아동 학대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나타나게 된다. 부부의 갈등이나 가정폭력 상황이 아동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태어나게 된 아이를 학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 결과 밝혀졌다. 그래서 결혼 후 임신을 위한 마음가짐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또한 부모가 어린 시절에 아동 학대를 경험했을 경우에 자식에게 학대를 가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것은 학습된 폭력의 대물림이다. 늘 맞고 자랐다면 자기 자식에게도 때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아동 학대의 결과는 참혹하다. 우울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 장애 등이며, 후유증이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가족 구성원에게서 받은 성적 학대는 주로 근친상간의 형태를 띠며, 보통의 성적 학대보다 더 심각하고 장기적인 정신적 외상을 남긴다.

심리적 학대를 받은 아동은 크게 소리를 지른다거나 거칠고 무례한 태도를 보인다거나 냉소주의적 성격을 가지는 등, 아동 발달 측면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또한 스스로를 비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애착 발달이 부적절하거나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 학습된 무기력, 매우 수동적인 행동 등을 보이며, 산만하고 집중력 저하로 학습 능력이 떨어져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도 많다.

학대당하는 아동들은 골절 등의 신체적 부상을 빈번하게 입으며, 장기적으로는 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의 아동 학대 통계(National Child Abuse Statistics)에 의하면, 아동 학대를 경험한 사람은 청소년기에 범죄를 저질러 체포된 비율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59%, 성인기에 범죄를 저질러 체포된 비율은 28%, 폭력 범죄를 저지른 비율은 30% 이상 높았다.

이처럼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발달 상태에 있는 미완의 아동이 학대에 의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침해되면, 향후 성장과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어떻게 몇 시간 동안 때리면서도 아이의 고통을 외면할 수 있을까. 죽을 만큼 극심한 고통 속에서 신음했을 그 아이들의 영혼의 절규가 그 부모들에게는 들리지 않았을까. 폭력의 대물림 속에서, 가해자는 그 순간 완전한 악마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자식이 겪는 고통에 귀를 닫을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죽은 자식을 방치하고 유기한 행위는 악마가 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짓이다. 계속되는 폭력 행위는 인간성을 말살시키고 '악마화'시킨다.

혹시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욕을 하거나 매를 든다면, 자신이 학대자가 아닌지 한번 돌아보길 바란다. 성경에서 아이를 훈육할 때 매를 들라는 말은, 부모의 분노가 섞이지 않은 순도 100%의 사랑일 때 진정한 훈육이 된다는 뜻이다. 부모의 분노가 뒤섞여 아이에게 공포만 주는 체벌은 분명히 아동 학대가 된다! 성경의 구절이 더 이상 자신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말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꽃과 같은 아이들이 죽어간다. 부모의 학대에 못 이겨 스스로 죽거나 매를 맞다 죽거나 학대의 후유증으로 죽어가고 있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누군가 학대를 당하는 정황이 의심되면 속히 신고를 하고, 단순히 가정사로 치부하면 안 된다. 그러는 동안에 우리는 범죄에 자기도 모르게 동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크나큰 학대에서 미세한 학대까지, 그 어떤 학대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 꽃들이 죽지 않고 향기롭게 피어나도록 돌봐 주고 사랑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그것이 부모된 우리의 책임이고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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