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사랑은 존중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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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기나긴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는 길목에서도, 이름도 어여쁜 꽃샘추위가 기승이다. 살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추위에 역설적이게도 '꽃샘'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그래도 겨울은 지나갈 것이라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

계속해서 봄날일 수는 없는 우리의 긴 생애에서, 어느 한순간 살을 에는 찬바람이 훅 몰아쳐 오게 된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고난 중에도 거뜬히 일어서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왜 그럴까?

우리가 자라난 토양이 비옥하다면 그 이후의 고난을 어렵지 않게 극복할 내적 힘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약간의 고난에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부실한 내면을 갖게 된다. 우리의 토양은 부모다!

어린 시절 우리가 자라난 토양인 부모가 그 이후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된다면, 아무나 준비 없이 부모가 되어 자녀들을 아프게 하는 일들이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아이에게 부모는 거인과도 같이 커다란 존재다. 부모는 자신의 부모가 한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자녀에게 답습하고 있다.

성경에 "네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고 하는 내용이 무색하게, 부모는 늘 자녀를 노엽게 한다. 나는 10대와 20대의 깊은 심리적 아픔을 가진 자녀들을 대하면서, 그들의 분노가 얼마나 가슴에 쌓이고 쌓여 고치기 힘든 병이 되었는지를 안타까운 심정으로 날마다 본다. 그들의 부모는 자녀들의 분노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는 것이 더욱 나를 슬프게 한다.

부모가 무심결에 하는 행동이 자녀들에게 지속적인 상처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만 해도 지금보다는 많이 좋아질 것이다. 부모도 완벽한 인간이 아닌데 잘못할 수는 있다. 잘못한 다음에 하는 행동이 어떠하냐에 따라서 자녀는 많이 달라진다. 때로는 부모의 치유적 언행이 자녀의 상처를 빠르게 치유하게 하고 성장하게 한다.

자녀에게 크나큰 영향을 주고 있는 '부모의 잘못된 습관'에 대해, 여러 자료를 토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는 자녀의 방문을 벌컥벌컥 열고 수시로 책상을 뒤지는 행동이다. 이러한 행동은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행위다. 부모가 이런 행동을 한다면 자녀는 더욱 깊은 비밀을 만들어 마음까지 닫아걸 것이다.

둘째는 "셋 셀 때까지 빨리 해! 하나, 둘, 셋!" 하면서 다그치는 언행이다. 자녀를 다그치면 잘하던 아이들도 불안해져서 더 못하게 된다. 그리고 눈치 보고 긴장해서 항상 실수를 연발하게 될 것이다. 성격이 급한 부모라 하더라도 자녀가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셋째는 아이를 따라다니며 계속 잔소리하는 행동이다. "옷 입어" "늦었어! 서둘러!" "이는 닦았니?"라고 아이를 쫓아다니면서 잔소리를 하고 재촉한다면, 자녀는 자발성이 줄어들고 매우 수동적인 아이로 자라게 될 것이다.

넷째는 "엄마(아빠)가 해줄 테니 너는 가만히 있어"라며, 기다리지 못하고 자녀가 해야 할 일까지 부모가 다 해 주는 행동이다. 이렇게 자라게 된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과 창의성으로 뭔가를 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참으로 끈기가 없다. 조급하다. 기다려 주고 또 기다려 주어야 한다.

다섯째는 "끝까지 못할 거면 하지 마!"라며 자녀의 의욕을 단칼에 잘라 버리는 행동이다. 이러면 자녀는 얼마나 주눅이 들겠는가.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재능과 적성을 찾아서 홀로서기를 할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려 주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여섯째는 아이 앞에서 부부 싸움을 하는 경우다.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겨 분노에 사로잡혀 있을 때, 아직 어린 자녀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이들이 많다. 자녀를 조금도 의식하지 않고 격렬하게 싸우는 부부의 문제는 너무 큰 파장으로 이어진다. 부모의 싸움은 자녀들에게는 전쟁이나 지진의 공포와도 같은 감정에 휩싸이게 한다. 자녀에게 가장 큰 상처로 남는 것이 부모의 싸움이다. 절대로 자녀 앞에서 싸우지 말아야 한다!

일곱째는 무슨 일이든 부모의 취향과 가치관을 강요하는 행위다. "이게 더 좋은 거야!" "이렇게 해야 해"라며 부모가 알아서 결론짓고 단정해 버린다면, 자녀는 부모의 취향대로 매우 수동적이고 나약한 사람으로 자라게 될 것이다.

여덟 번째는 자녀에게 압박감과 죄책감을 심어 주는 행동이다. "엄마(아빠)에게는 너밖에 없어." "너 하나만 잘되면 된다" 등의 말로 은연중에 부모가 자녀를 위해 희생하고 있다고 주입하고 조종하려는 행동은, 자녀의 기를 죽이며 자신감을 없애 버린다. 그리고 죄인처럼 위축된 감정을 늘 갖게 해, 걱정과 자책감이 많은 사람으로 자라게 한다.

아홉 번째는 말을 반복하는 행동이다. 지나친 잔소리 역시 상처를 주는 행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반복적인 잔소리는 부모의 불안이 반영된 것이고, 자녀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잔소리를 계속 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난 자녀들은, 어느 순간 부모의 말을 전혀 듣지 않게 된다.

열 번째는 "죽겠다." "내가 못 살아" 등의 부정적 언행들이다. 무의식 중에 부모가 반복하고 있는 부정적인 언어들을, 자녀들도 그대로 따라하게 되는 것이다.

열한 번째는 자녀 앞에서 아내나 남편에 대해 흉을 보거나 비난하는 행동이다. 가장 어리석은 부모는 자녀에게 배우자를 흉보는 행동을 하는 이들이다. 자녀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은, 자녀에게 혼란을 주며 신뢰를 배우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늘 누군가를 비난하고 흉보는 사람으로 자라게 만든다. 무엇보다 그런 부모를 존중하지 않게 하고 부모를 무시하게 한다.

열두 번째는 부모가 약속을 미루는 행동이다. "나중에 해 줄게" "다음에 해 줄게"라면서 부모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자녀는 부모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분노를 쌓게 된다.

열세 번째는 부모가 누구 앞에서 자녀에게 창피를 주는 행동이다. 자녀는 실수했을 때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게 된다. 그럴 때 오히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괜찮아"라고 받아 주는 부모를 가진 자녀들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후 자라서 무슨 일이든 자신있게 해낼 수 있다. 그러나 잘못할 때마다 "창피한 줄 알아라! 그것밖에 못하니?"라고 말한다면, 자녀는 스스로를 수치스러운 존재로 인식하게 되고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된다.

이 밖에도 부모가 무심결에 하는 수많은 잘못된 행동이나 말이 자녀를 병들게 하고 있다.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것은, 자녀를 계속해서 분노하게 만드는 부모가 있기 때문이다. 자녀를 노엽게 하고 상처를 주고 있으면서도 조금도 깨닫지 못하는 부모는, 이제라도 각성하고 회개하고 자녀의 상처난 마음을 치유하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자신에게는 훌륭한 부모가 없었다 해도 내가 낳은 자녀들에게는 훌륭한 부모가 되어 줄 수 있다. 그것은 각성하고 통찰하고 노력할 때 가능해진다.

아동 학대 사건이 매일 드러나는 현실에서, 성경의 말씀을 믿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네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는 말씀에 주목해야 하고, 이 말씀에 근거하여 깨닫고 회개해야 한다.

노엽게 된 자녀가 그 노여움을 감추고 살다가 어느 순간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노여움이 쌓이고 쌓이면 우울증이 되고 불안증이 된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이제부터라도, 이 모든 부모의 무심하고 나쁜 습관들을 버리고 자녀를 존중해 주자. 자녀를 존중하는 것에서 자녀는 부모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사랑은 존중에서 비롯된다! 존중 없이 사랑도 없다. 자녀는 존중받으면 부모의 사랑을 깊이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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