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개혁신학] 1세기 유대교는 ‘구약 종교’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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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신학의 새 관점’ 학파의 주장, 전제부터 잘못돼

▲고경태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고경태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구약의 종교와 유대교를 동일시하여 신학의 혼란을 초래하는 세력들이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한 마디로 유대교는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과 관계없는 소위 '유대 율법주의'의 소산인데, 마치 기독교가 이 유대교의 근간 위에 생성된 새로운 종교인 것처럼 왜곡하는 주장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미혹되고 있어 안타깝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이 믿는 종교'를 '유대교'라고 한다. 유대교는 이스라엘만을 선민(chosen people)이라고 한다. 유대교는 토라와 탈무드를 중시한다(양참삼, <세계종교와 기독교>, 158-159쪽). 1세기에 출현한 예수님도 유대인이셨다. 그런데 1세기 팔레스타인 유대인들이 모두 유대교인이었는가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다. 단지 1세기 유대인들의 대부분이 유대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가설을 지지하기 위해선 1세기 전에 이미 유대교가 확립되어 있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역사적 정황상 예수님 당시 유대교가 확립된 것이 아니다. 실제 유대교의 시작은 얌니아 공회(주후 90년) 이후라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그 이전은 '구약 종교'와 '유대교'가 혼합된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

구약 종교는 '율법과 제사(성막/성전) 종교'이다. 반면 유대교는 '성전이 없는 율법주의'이다. A.D. 70년 이전까지는 헤롯 성전이 있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완성된 유대교'라 보기 어렵다.

솔로몬 이후 이스라엘은 남북으로 분리되면서 '성전 없는 이스라엘 국가'가 되었다. 북이스라엘은 정권 유지를 위한 자구책으로 '여로보암의 길'을 마련했는데, 이는 여호와를 반역하는 멸망의 길이었고 결국 앗수르에 멸망하고 말았다(B.C. 722년). 남유다도 열방의 탐욕의 길을 좇다 바벨론에 멸망하여 성전이 파괴됐고, 유력한 자들은 모두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다(B.C. 587년).

포로지에서 백성들은 선지자(에스겔, 다니엘)들의 지도로 성전 대신 회당 중심의 신앙을 생성했다. 이른바 잠재적이고 예비적인 유대교의 발흥이었다. 바벨론에서 돌아온 이스라엘은(B.C. 538년) 아직 독립국의 지위를 만들지 못했다. 파사 제국의 지원으로 겨우 초라한 '스룹바벨 성전'을 건축했다(B.C. 516년).

백성들은 훗날 에돔인이 건축한 화려한 헤롯 성전에 대한 자부심과는 달리, 초라한 스룹바벨 성전의 모습에 슬퍼했다. 이로 인해 알렉산더와 톨레미 왕조, 셀류커스 왕조에서는 성전이 무시되거나 더럽혀졌다. 이후 강포한 셀류커스 정권에게서 자치권을 확보한 하스모니안 왕조는 제사장 계열이 세운 제정일치 사회였는데, 사두개인, 바리새인, 에세네파로 구분되었다.

사두개인은 모세오경만을 정경으로 믿었고, 바리새인은 부활과 내세 신앙을 갖고 있었다. 에세네파는 사회와 구별된 자체 공동체 생활을 했다. 예수는 어느 종파에도 속하지 않은 나사렛 사람이셨고, 바울은 바리새파에 속한 유대인이었다.

1970년대에 샌더스(E.P. Sanders, 1977)가 1세기 유대인에 대해 새롭게 조망한 것을 시작으로, 유대교와 기독교의 관련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다. 제임스 던은 그런 부류를  '바울의 새 관점 학파(NPP, New Perspective on Paul)'라고 칭했다.

새 관점 학파는 1세기 유대 사회를 '율법주의(legalism)'라고 이해한 기존의 바울 신학의 관점에 대해 이를 '언약적 신율주의(covenantal nomism)'적인 이해로 바꿔야 한다는 새로운 주장을 하게 되었고, 이들의 영향으로 이후 1세기 유대인에 대한 이해는 전환되어 언약적 신율주의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1세기 유대인의 사회 정체성을 일목요연하게 언약적 신율주의로 묶을 수 없다. '언약적 신율주의'와 '구약성경의 가르침'의 연관성, 즉 구약성경의 가르침이 언약적 신율주의인가 나아가 현재 유대인은 어떤 모습인가를 살펴 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구약 종교는 모세에게 준 '율법과 제사'를 준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1세기 유대인은(A.D. 70년 이전) 구약 종교를 준수한 것이 아니라 각 분파별로 자신들의 신념을 지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성전을 중심으로 한 사두개인과 율법 준수를 주장하는 바리새인과 세속을 이탈한 에세네파, 그리고 로마 정부에 항거하는 열심당으로 나뉘었다.

그들은 정치·종교적 신념에 의해 다양한 분파를 형성해서 어떤 한 부류로 규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구약 종교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모두 에돔 사람 헤롯이 건축한 성전에서 제사를 드렸지만, 누구도 다윗의 후손으로 오는 메시아를 기다리지 않았다. 그런 1세기 유대인들이 구약 종교에 충실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유대교는 헤롯 성전이 파괴된 후에 확립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유대교는 성전 제사가 없는, 왜곡된 율법 해석을 근거로 세운 종교이다. <13 지파(Arthur Koestler, The Thirteenth Tribe), 1976)>라는 책에서는 현재 이스라엘의 유대인은 아브라함의 혈통이 거의 없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현재 유대인은 아슈케나지 유대인(90%)과 세파르디 유대인(10%)으로 구분된다.

또 현재 유대인은 탈무드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탈무드는 토라를 중심으로 형성됐고 계속 해석이 추가돼 확장되는 문서이다. 유대교는 토라를 중심으로 미드라쉬와 할라카와 하다가로 이해와 탐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다.

할라카의 집대성인 미쉬나와 게마라를 집대성하여 팔레스타인(주후 4세기)과 바벨론(주후 6세기)에서 탈무드를 집대성했다. 이 중 바벨론 탈무드가 더 권위 있는 해석으로 이해되고 있다. 지금도 해석은 꾸준히 확장되고 있고 다양한 해석의 영향으로 본질이라 할 수 있는 토라는 오히려 잠식된 상태다. 구약 종교와 유대교는 전혀 다른 종교임을 알아야 한다.

/고경태 목사(광주 주님의교회, 개혁신학포럼 학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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