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당 짓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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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개혁신학] 싸울 때와 싸우지 않을 때 구분해야

▲고경태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고경태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공동체의 분열은 주로 서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당 짓는 자들'에 의해 일어난다. '당(黨)을 지음(self-seeking, NIV)'은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들', 혹은 당쟁을 일삼는 사람들'(contentious, KJV)을 뜻한다. 성경은 '당을 짓는 목적'을 1차로 '자기 이익'과 '싸움을 위한' 것이라 제시한다.

기독교 초기 교회 밖의 사람들은 예수 믿는 사람들을 '그리스도인'이라 부르며 '하나의 구별된 당(黨)'으로 규정했다. 세상에서 교회는 '당(黨)'이다. 그러나 교회는 세상이 말하는 당이 아니다. 교회는 그 머리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여 그분을 통해 구원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교회가 주창하는 구원보다 더 큰 유익은 없다.

그러므로 교회는 당이 아니라 구원받은 거룩한 무리로서, 하나님께 예배하는 공동체이자 세상에게 가장 큰 유익 즉 복음을 전하고자 힘쓰는 모임이다. 교회를 이루는 것은 당을 짓는 행동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이익을 목표로 하지도, 싸움과 분쟁을 목표로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 거룩하고 구별된 무리 안에 세상적인 당이 생긴 것이다. 바울은 유대인들이 당을 지어 진리가 아닌 불의를 따른다고 규정했다(롬 2:8). 교회 안에 세상적인 싸움이 일어난 것이다. 그것이 교회 분쟁의 원인이다(마 10:34).

그렇다고 교회가 모든 싸움을 회피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싸움을 피하거나 싸우지 않는 상태에서의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일제강점기에 국가 의식으로 제정된 신사참배에 항거한 것은, 순수 진리를 지키기 위한 종교적 결단이자 싸움이었다. 반면 일제가 바라는 대로 신사참배와 신도 의식에 참여해 놓고 그것이 교회를 지키는 일이었다고 주장하는 것, 복음을 가장한 위장된 싸움을 해 놓고 그것을 거룩한 싸움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황당한 주장일 뿐이다.

교회는 우상숭배를 하는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연약했던 대한제국의 교회는 중국에 선교사를 파송했고, 압제하는 나라인 일본에도 선교사를 파송했다. 싸움을 피하는 것도 아니었고 싸움을 행하는 것도 아니었다.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을 정진하고 만백성의 영혼을 구원하고자 하는 거룩한 열망의 행동이었다.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한 공격은 다양한 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교회를 공격하는 이들은 모두 동일한 적이다. 이 원수의 진에 대항한 싸움이 성경이 증언하는 '영적 전투'다. 원수와 싸우는 것은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니다. 미움, 질시, 탐욕의 싸움이 아니다. 원수를 향한 사랑과 온유와 관용과 절제의 싸움이다.

그러나 전선(戰線)이 없는 것이 아니다. 원수를 나와 같다고 인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의 가르침대로, 원수가 교회를 공격해도 끊임없이 복음을 전하고 사랑하고 도움을 주고 관용하며 믿음 전진을 하는 것이다. 한편 바깥에서의 전투를 이기려면, 먼저 교회 안을 견실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교회 안에 자기 이익만을 위해 당을 짓는 일을 금해야 한다. 자기 이익을 위해 분쟁을 조장하고 싸움을 진행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한국교회 안에 싸움을 극도로 혐오하거나 모든 싸움을 금기시하는 세력이 흥왕하고 있다. 외면적으로 싸우지 않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복음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진리(복음)를 훼방하는 자와 화목을 도모하는 것은 교회의 주이신 그리스도를 모욕하고 반역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군인이다(엡 6장). 교회의 신학자는 군대에서 작전상황실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전쟁 시 모든 지휘와 명령은 작전상황실에서 결정한다. 그런데 본부에서 적들과 화평하고 자기 영역을 내주는 작전을 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자기를 공격하는 적들과 화목하며 평화롭다고 외치고 그들을 의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자는 죄인 본성에 부합하는 탐욕의 행동인데, 후자는 죄인 본성에서도 벗어난 이상한 행동이다.

포스트모던시대는 절대 기준이 사라진 혼돈의 시대이다. 어떤 말을 해도 조합이 되며 조화로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은 더욱 힘을 내 그리스도 안에서 동역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서 복음을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전해야 한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첫째, 교회는 예수님의 이름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회의 신학도 동일한 목적이어야 한다. 교회의 신학은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둘째, 싸울 때와 싸우지 않을 때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싸울 때와 싸우지 않을 때를 분별하는 것이 지혜이다(잠 25:11, 전 3:1-8). 지혜의 근본은 여호와 하나님과 예수님을 아는 것이다. 싸움을 하지 않기 때문에 평화(平和)이고 진리(眞理)이고 중용(中庸)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진리를 훼방하는 가르침을 인정하고 격려하며 진리를 주장하는 가르침에 사족(蛇足)을 다는 행동은 중용이 아니다. 부족한 것도 문제이지만, 넘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부족하면 채우면 되지만 넘치면 줄이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교회 안에서 자기 이익을 위한 모든 당 짓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가장 무서운 적은 내부의 적이다. 교회가 안에서 당을 짓기 시작하면, 결정적인 영적 전투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다시 겸손의 자리로 돌아올 때가 되었다. 아멘.

/고경태 박사(한국개혁신학연구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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