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를 사랑하라’셨지만, 저 극악무도한 IS도 그래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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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개혁신학] 아, 니느웨여!

▲최더함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최더함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2014년 6월, 이슬람 역사상 가장 극단주의자(Islamic Extremism)들로 알려진 IS는 이라크 북부와 서부, 그리고 시리아 내 점령지역에서 이슬람 신정국가인 칼리프(Caliphate) 건설을 선언했습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시행한 일들은 이슬람 외의 모든 종교를 '청소'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들의 이슬람국가 건설을 위한 원대한 계획은 가히 공포스럽습니다. '알라'를 거부하는 모든 인간은 살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살인을 하는 것은 이슬람 구원 교리의 허점 때문입니다. 무슬림들은 지금 이 땅에서 알라를 믿지만, 자신의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습니다. 자기가 구원을 받았는지 받지 못하였는지는 죽은 다음 알라 앞에 가서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꾸란의 가르침입니다. 이때 알라가 각자의 행위를 저울에 달아 보아 정한 분량에 미치지 못하면, 그 사람은 천국에 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천국에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전 세계를 알라의 세계로 만들기 위해 투쟁하는 일입니다. 이에 반대하는 자들은 모조리 처형해도 된다는 교리에 따라, 알라의 대적자들을 처형하고 자신이 순교하면 천국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것입니다.

IS는 바로 이 가르침을 극대화시키는 선봉부대입니다. 이들은 지금 이라크를 중심으로 점차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이들은 극악무도한 일을 서슴없이 자행합니다. 마치 악마들의 전투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자신들과 반대되는 모든 존재와 사상과 행위들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습니다. 마치 지구상에 자신들만 살아야 된다는 환각에 빠진 정신병자들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악마의 짓을 벌이고 있습니다. 공갈, 협박, 유인, 납치, 살해는 물론이고 심지어 얼마 전에는 성관계를 거부하는 소녀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천인공노할 행위를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를 더욱 환장하게 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미친 짓으로밖에 볼 수 없는 이런 악행을 두고 그들끼리는 환호성을 올리고 대대적인 축하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정말이지 피가 거꾸로 솟고, 세상에 저런 악마들이 어디에 또 있을까 싶어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억제하기가 힘든 심정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제일 먼저 점령한 도시가 어디인 줄 아십니까? 바로 이라크의 제2대 도시인 모술(Mosul)이라는 곳입니다. 현재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북서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도시의 역사는 매우 깊습니다. 알다시피 이 도시는 구약의 요나서에 등장하는 '니느웨(Nineveh)'입니다. 성경은 함의 손자이자 구스의 아들인 니므롯이 건설했던 도시들 중 하나로 나타나 있습니다(창 10:11).

이후 니느웨는 고대 제국 앗수르의 수도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매우 유서 깊은 곳으로 성서고고학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의 하나입니다. 발굴 결과, 이곳에서 설형문자의 하나인 '니누아(Ninua)'로 기록된 '마리문서(주전 18세기경)', 아카드 왕국의 '나람신 왕'의 비문, 이쉬타르 신전의 흔적들, 산헤립 왕이 건립했다는 궁전, 주전 7세기경의 것으로 보이는 거대한 왕립도서관 등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충분한 귀한 유물과 유적들이 나왔습니다.

요나가 살았던 시대에 니느웨는 우상숭배의 땅이었습니다. 그래서 요나 선지자는 니느웨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고 도망쳤지만, 결국 하나님에게 붙들리어 니느웨로 가서 회개를 요청했습니다(욘 1:2, 3:2). 그러자 앗수르 왕과 니느웨 백성들은 요나의 경고를 듣고 금식하며 회개를 했다고 했습니다(욘 3:4-10). 이래저래 니느웨는 성경의 역사와 그리스도인에게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애증이 깃든 도시입니다.

그러나 이 거대한 니느웨 성도 앗수르 제국의 멸망과 함께 역사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니느웨는 주전 612년 8월 바벨론 느부갓네살 2세와 메데 키악사레스의 연합군에 의해 점령당했습니다. 이후 이곳은 시리아 셀류코스 정권과 로마제국에 의해 다스림을 받다가 역사의 현장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이 역사의 현장을 지금 IS가 본거지로 삼고 자신들의 왕국을 건설하겠다며 온갖 악행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심정 같아선 당장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이들을 처단하는 꼴을 두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시며 저런 자들의 죄까지 용서해 달라고 우리더러 기도하라고 가르치십니다. 저런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하라고 요구하십니다. 마치 요나에게 명하신 것처럼, 지금 우리에게도 그런 명령을 내리시고 계십니다.

그러나 지금 저에게도 요나처럼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기 싫어하는 마음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들을 용서해 달라는 기도가 제 목구멍 끝에 달려 있음을 고백합니다. 아 모술이여, 아 니느웨여, 어찌 네 이름이 그리 핏빛을 띠었는가! 아버지, 이라크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당신의 자녀들을 보호하시고 무지한 무슬림들에게 당신의 음성이 들리게 하소서. 아멘.

/최더함 박사(Th.D. 역사신학. 개혁신학포럼 총괄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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