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우 목사의 로마 이야기] 브렉시트를 통한 영적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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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세계의 관심은 온통 브렉시트에 대한 것이다.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함으로 말미암아 전 세계의 주식 시장이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핵을 225기나 가지고 있는 영국이 어떤 길을 갈 것이냐도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로 인해 영국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동구권 노동자들도 심히 두려워하고 있고, 또 영국으로 망명을 꿈꾸고 있는 수많은 중동의 난민들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분리를 꿈꾸는 수많은 종족들도 때는 지금이라는 식으로 기회를 이용하려고 하고 있고.

영국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영어를 사용한다는 것이고, 인권이 잘 보장돼 있고 이민자에 대한 대우가 다른 나라보다 낫다는 것이다. 그래서 파리에 도착한 난민들이 다시 영국으로 가기 위해 힘쓰는 모습을 우리는 뉴스를 통해 알고 있다.

영국에 수십 년 동안 살고 있는 후배는 영국에서 극빈자들에게 혜택이 좋다고 한다. 가난한 자에게 그만큼 좋은 대우를 하는 나라가 구라파에 별로 없지 싶다. 그러기에 영국은 난민들의 로망인 것 같다.

또한 중동이나 아시아의 부자들이 많은 돈을 영국에 투자한다고 한다. 고로 영국은 생산품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간 계속 경기가 나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현재는 한 채에 보통 100만 파운드 내지 200만 파운드가 되어, 샐러리맨들은 내 집 마련을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비싼데도 불구하고 집이 나오면 중국인들이 보지도 않고 인터넷으로 사들인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 상황에서 이민자들까지 물밀듯 밀려오니 노인들은 불안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자신의 '파이'를 나누어 주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자원은 한정돼 있는데 이를 나눌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은 분명 고민이다.

컬럼비아대학 교수인 제프리 삭스는 이민자, 소득 격차, 무기력한 EU가 브렉시트를 야기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지구촌 각처에서 더 많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솅겐 조약으로 EU에 국경이 없어진 바람에 사람들이 좀 더 나은 국가로 물밀듯 이주하고 있다. 그들은 값싼 인건비를 받고 본국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도맡아 한다. 그러나 마땅한 일거리를 찾을 수 없게 된 사람들은 비정상적인 방법(좀도둑, 강도 등)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치안이 불안해지고 삶이 점점 척박해지고 있는 것이 유럽의 실상이다. 로마에서는 이미 감독이 만원이기에 웬만한 좀도둑은 감옥에 보내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삶이 힘들어진 사람들이 양산되고, 그들은 극단적 이기주의자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을 성경은 이미 오래 전에 예언하고 있다(딤후 3:1-2). 말세의 현상 중 하나가 사람들 간의 극단적 이기주의라고 경고한 것이다. 21세기는 무한 경쟁 시대다. 경쟁에서 패한 사람은 무능력자요 가치 없는 인생으로 치부된다. 고로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오직 성공한 사람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성공하여 엄청난 재물을 모았다면, 그로 인해 상상할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가난해졌음을 의미한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갑자기 큰 교회가 생길 때 그로 인해 수많은 개척교회들이 문 닫게 되는 실정이다.

상식이지만 현재 세계 인구의 1% 미만이 전 세계 부의 50-60%를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이다. 부자들은 자신의 성공 때문에 수많은 가난한 자들이 양산되었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책임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교만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세상에는 언젠가는 폭동이 일어나거나 혁명이 초래된다. 프랑스의 혁명이나 히틀러의 등장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고, 십수 년 전에 일어났던 LA폭동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히틀러가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도 제1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인한 독일의 배상금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당시 독일은 인플레이션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여서 마르크 한 자루를 주어야 빵 몇 개를 살 수 있었다. 고로 가난한 시민들의 불만을 등에 업고 히틀러가 등장했다. 저들은 이방인인 유대인들에게 공격의 화살을 돌렸다. 이방인들이 우리의 고혈을 빨아먹는 존재라고 여기도록 유도했다. 앞으로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래서인지 이스라엘로 돌아가는 구라파 거주 유대인들이 부쩍 늘었다고 보도되고 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무한 경쟁 사회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그것은 성경으로 돌아가는 길밖에는 없다. 하나님께서는 부패한 인간의 탐욕을 절제하는 방법으로 벌써 3450년 전에 희년 제도를 주셨다. 가난한 이웃의 집이나 땅을 샀을 때, 49년 동안 운영하여 이윤을 창출하고 50년이 되면 본래 주인에게 다시 돌려 주는 아름다운 제도다. 이렇게 함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이 패자 부활전을 도모하도록 섭리하셨다.

나는 개인적으로 희년 제도에 대해 친척을 예로 들어 생각한다. 할아버지는 지주였고, 자녀들은 잘 살다가 6.25전쟁으로 똑똑한 아들들이 모두 죽었다. 그리고는 할아버지는 처절한 가난의 길을 걸어가야 했다. 그리고 무려 100여 년 동안을 가난에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만일 구약의 제도가 적용된다면 그분도 소망을 지니게 되지 않을까 싶다. "50년만 기다리자"라고 말이다.

▲한평우 목사(로마한인교회).

▲한평우 목사(로마한인교회).

가톨릭교회가 금년을 희년으로 지키고 있다. 모든 성당들이 보통 때는 굳게 닫아 두었던 오른편 문을 활짝 열어 두고 있다. 그 문으로 들어가는 자들마다 죄에서 자유케 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진정 모든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영적 희년이요 물질적인 희년이 아닌가 한다. 그 제도야말로 인간의 부패하고 끝간 데를 모르는 탐욕을 절제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 어떤 정치가가 나와서 성경을 통해 은혜를 받고 성경의 희년 제도를 정치적으로 국민들에게 반영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그때 세상은 정치적로 조금은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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