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우 목사의 로마 이야기] 끝을 모르는 인간의 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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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인간의 탐욕이 끝을 모르고 질주하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뉴스는 온통 탐욕에 관계된 것들입니다. 강남 어디에 아파트를 재건축한다고 하면 몇십대 일의 분양 경쟁률을 보인다는 뉴스를 우리는 봅니다. 이유는 그것이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에 앞장을 서는 사람은 돈이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현재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지만 더 가지려는 욕망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런 것은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즈음 중국이 본국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바다에 무지한 우리 같은 사람이 보아도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영역을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모습입니다. 2000년 전부터 자신들의 영역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논리라면 지중해 앞은 모두 이탈리아가 소유권을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이 논리가 먹혀들면 베트남, 브루나이, 필리핀은 자신들의 바로 코앞에 있는 생활 터전을 내주게 됩니다. 반대로 베트남이나 필리핀이 중국의 코앞을 자신들의 바다라고 한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요?

가나안 땅에 들어간 여호수아도 아닌데 마음대로 광활한 바다에 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강대국의 논리 아니겠습니까? 개인이나 국가나 힘이 있는 자가 우기게 되면 세상은 그 때부터 불편해지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항상 경계해야 하는 것은 이북의 공산정권이 서울을 순식간에 점령해 버리고 휴전을 제의하는 일입니다. 공산국가는 역사적으로 이런 수법을 즐겨 사용해 왔습니다. 러시아 보세요. 하루아침에 크림반도를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냉큼 삼켜버리고 휴전을 선언하니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기껏 한다는 일이 EU의 경제 제재(?) 정도고,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 될 것입니다.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만 열불 날 일입니다. 이것이 약자의 현실입니다.

더구나 러시아의 가스프롬이 전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생명줄을 걸고 있는지 모릅니다. 만일 러시아가 가스관을 막아 버린다면, 구라파에서는 일시에 엄청난 실업자가 양산될 것이고 모든 사람들은 추위에 얼어 버리게 될 것입니다. 뭐니뭐니 해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에서 독립한 주변국들은 밤잠을 자지 못하게 생겼습니다. 그 나라들에도 러시아 주민들이 많으니,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순식간에 삼켜 버린 방법으로 합병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말입니다.

이런 일이 어디 한두 가지입니까? 이탈리아의 북부는 알프스 자락으로 구성된, 정말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티롤(Tirol) 지역입니다. 겨울철에는 스키로, 여름철에는 하이킹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쪽 사람들의 언어가 독일어라는 점입니다. 성격도 무뚝뚝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들은 이산가족들입니다.

▲이탈리아 북쪽의 티롤 지역. 본래 오스트리아의 땅이었다.

▲이탈리아 북쪽의 티롤 지역. 본래 오스트리아의 땅이었다.

본래 그 지역은 오스트리아 땅입니다. 그런데 오스트리아가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자 연합군은 그 땅을 빼앗아 이탈리아에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 언제입니까? 1차대전이 끝난 지 100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돌려 주지 않고 있습니다. 신사들 같은데도 땅 욕심에 절대로 양보를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베네치아의 북쪽 트리에스테(Trieste)도 본래 유고의 땅이었는데 돌려 주지 않고 있습니다. 유고가 분리되기 전에는 가끔씩 돌려 달라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이탈리아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습니다. 사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 로마 제국의 땅이었겠지만 말입니다.

이탈리아뿐일까요? 영국은 더하지 싶습니다. 저 멀리 아르헨티나 앞바다에 있는 포클랜드(Falkland)섬을 수백 년 동안 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서로 자기 땅이라는 주장에 남미 국가들은 아르헨티나 편을 들고, 영연방 및 미국은 영국 편을 들고 있습니다. 거주민이 2천 명 정도인데, 그들은 영국을 원한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는 영국과 전쟁에서 항복한 이후 계속 협상을 하고 있으나 진전이 없습니다. 아마도 멀리 떨어진 작은 섬을 지키기 위해, 영국은 천문학적 국방비를 들여야 할 것입니다. 모르기는 해도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아 버린 것처럼, 아르헨티나가 천문학적 돈을 지불한다면 영국은 못 이긴 척하고 내줄 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주 전에 스페인의 말라가를 다녀왔습니다. 말라가는 화가 피카소가 탄생한 곳으로, 해변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말라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지브롤터(Gibratal)가 있습니다. 그 지브롤터는 놀랍게도 영국령입니다. 1700여 년에 스페인이 혼란스러울 때, 스페인 땅의 일부를 영국이 꿀꺽 삼켜 버렸습니다. 지금 300년이 더 지났습니다. 저들은 같은 유럽에서 우애 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왕실끼리 결혼도 많이 했던 처지입니다. 사실 구라파는 모두 혼혈로 이루어진 종족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땅만큼은 절대로 돌려 주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무엇이든지 한번 취하면 돌려 줄 줄을 모르는 것이 인간의 탐욕입니다.

규장각을 불란서 군대가 강탈하여 갔습니다만, 소위 문화인들이라는 저들이 자발적으로 돌려 줄 수 있었을까요? 고속열차 수주를 위한 떡밥으로 그 중 얼마를 돌려 주었을 뿐입니다. 양심 운운은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들의 절규에 불과할 뿐입니다. 사람의 탐욕은 한번 삼키면 절대로 순순히 돌려 주지 않는 것임을 우리는 보게 됩니다.

감옥을 경험한 교우가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요즈음에는 세상이 좋아져서 감옥에서도 TV를 시청하는데, TV에 죄를 지은 사람이 등장하면 동정하는 사람은 없고 죄수들이 하나같이 "저 쳐 죽일 놈"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자신도 죄를 짓고 감옥에 들어 온 상황에서 말입니다. 이것이 인간의 실상이 아닐까요?

이런 면에서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조국을 북한에게서 방어하기 위해 사드를 설치하겠다는데 주변국들이 난리입니다. 난리를 치기 전에 북한이 핵을 없애도록 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또한 주변국들은 자신들은 이미 상상할 수없는 엄청난 무기를 비축해 놓고 더 이상 핵은 안 된다고 하니, 이 무슨 강도 같은 논리일까요? 거기에 놀아나는 정치가들도 한심합니다.

아무튼 약자에게는 서러움이 많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독립할 때 러시아가 나토를 겨냥하여 배치한 수많은 핵을 우리 것이라고 강변하며 붙들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우습게 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크림반도를 순식간에 삼킬 때 "우리는 이판사판이다. 보유한 수많은 핵으로 맞서겠다"고 했으면 아마도 푸틴이 만만히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후일을 대비하지 못하고 "우리에게 핵은 필요 없으니 다 가져가라"고 한 정치가들의 순진함 때문에 처절하게 당하고 말았습니다.

폐일언하고 힘이 없을 때 개인이나 국가는 멸시와 천대를 당하게 됩니다. 때로는 아주 잔인하게 말입니다.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청 태종에게 치욕적인 항복을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세상은 항상 힘의 논리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인간은 겉으로는 신사 같으나, 부패한 탐욕의 지배를 받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힘이 있는지요? 부패한 세상의 힘이 아닌 위대한 영적 힘 말입니다.

/한평우 목사(로마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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