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무더위가 극렬하다. 지구 온난화로 열대야의 밤이 지속되고 있다. 삼복(三伏)이다. 여름 날 중 가장 더운 시기를 삼복 또는 삼경일(三庚日)이라 한다. 삼복은 초복, 중복, 말복을 일컫는다. 초복은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이고, 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立秋)로부터 첫 번째 경일이다.
흔히 태음력으로 알고 사용하는 음력은'태음태양력'을 칭하는 말이다. 태음력은 달의 삭망 주기로 29일과 30일이 교대로 나타내고, 24절기는 태양을 중심으로 한 계절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음력은 태양을 중심으로 한 태양력과 태음력을 혼합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의 발달을 통해, 태양력은 1년이 365.2422일, 달의 한 달 삭망 주기는 29.553059일임이 입증됐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시간과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태양력은 4년에 한 번씩 2월을 29일로 하는 윤년을 두게 되었고, 태음력은 태양력과 1년에 11일 정도, 3년에 32일 정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19년에 7번의 윤달을 두어 태양력과의 차이를 줄였다.
참으로 경이로운 선조들의 과학적 지혜다. 음력은 달의 모양에 따라 날짜를 가늠할 수 있고 밀물과 썰물의 정보를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농·어업 같은 1차 산업 사회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으므로, 동양은 물론 고대에서는 서양에서도 널리 사용되었다.
삼복의 복(伏)은, 사람(人)과 개(犬)의 합자로, 너무 더워서 사람도 개처럼 엎드린 채 헐떡인다는 뜻이다. 삼복의 유래는 고대 중국에서 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에 허약해진 몸을 보양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보양식으로 더위를 이길 힘을 배양한다.
올해에는 월복(越伏)이 들었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린다. 입추 뒤 첫 경일이기 때문에 말복은 흔히 달을 건너뛰게 된다. 이처럼 말복이 달을 건너뛰면 월복이라 한다. 월복이 되면, 말복은 중복 뒤 10일 만에 오지 않고 20일 만에 오게 된다. 그만큼 더운 날이 많아진다는 의미이다.
삼복 때가 되면 더위가 절정에 이른다. 학생들은 방학 기간이고, 직장인들은 휴가를 통해 가족 간의 피서를 계획하는 시기이다.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시원한 계곡과 광활한 바다는 물론, 낯선 곳으로의 여행, 즐거운 놀이, 재능 기부, 나눔과 봉사, 독서 삼매경, 이열치열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더위를 넘길 수 있다.
그러나 피할 수도 없고, 넘어설 수도 없는 일이 있다. 인생들 모두가 지니고 있는 죽음이다. 하나님께서 흙으로 인간을 지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 넣으셔서 생령(生靈)이 된 인간이다. 인간만 영혼이 존재하는 피조물이다. 그리고 한 번 죽는 일은 정하신 일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라 공표하셨다.
죽음은 끝이 아니다. 영생이냐 영멸이냐를 결정하는 시작이다. 심판의 기준은 두말 할 나위 없이 예수 그리스도이다. 인생들은 반드시 하나님의 심판과 지옥행을 넘어서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세상은 타락일로를 치닫고 있다. 동성애자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물질만능주의와 인본주의가 만연한 세상 가치관은 목회자들마저 우상숭배 수준의 탐심 속에 빠뜨리고 있다.
월복이 들어 더위가 더욱 극심한 올 여름이다. 월복의 월(越)은 '넘어갈 월'이다. 유월절(逾越節)의 의미가 가슴을 울린다. 여호와께서 애굽의 모든 장남들을 죽이면서, 이스라엘 백성의 집에는 어린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게 하여 그 표지가 있는 집은 그냥 지나치신 날의 사실을 우직한 믿음으로 되새겨야 할, 월복이 든 여름날이다.
/하민국 목사(검암 새로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