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힐링(hea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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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립교회들의 여름나기가 힘겹다.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소수의 성도들을 대상으로 여름 행사를 계획하면서도 주저할 수밖에 없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은, 폭염과 더불어 어려운 재정 형편 앞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성도들을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기 전, 먼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힐링'의 환경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어려운 목회 환경을 잠시 잊고 목회자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를 갈망하면서, 경기 포천 산정호수 근처에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2박 3일 힐링 캠프를 마련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열어놓으신 천국 문을 안내하는 목회자들이, 어려운 목회 환경을 딛고 새 힘을 충전하길 바라면서 마련한 작은 나눔의 자리이다.

힐링(healing)의 뜻은, '치유되다, 치료하다, 낫다' 등으로 표현되는, 몸과 마음의 치유를 일컫는 말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말씀하셨다. 힐링의 대안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공하시는 평안뿐이다.

알고 있다. 귀에 옹이가 박히도록 들은 말씀이다. 온 몸을 전율하면서 받은 사명이다. 때로는 박장대소하고, 때로는 대성통곡하며 조석(朝夕)으로 묵상하는 음성이다. 그러면서도 육신의 고난으로 다가오는 삶의 무게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목회 환경이다.

그리스도 예수와의 온전한 동행을 꿈꾸는 심령 위에, 바윗돌 같은 삶의 무게가 목 근육을 우그러뜨릴 때가 다반사이다. 신실한 일꾼은 고사하고, 교회당 훤한 자리 한 석이라도 채우고 있던 성도들마저 산으로 바다로 휴가 중인 여름 한복판이다.

십일조를 실천하는 신실한 성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신앙의 어두움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열악한 직업 전선에 뛰어들게 하고 있다. 더구나 결혼을 선택한 목회자들은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한 가장 노릇을 해야 하는 등짐을 내려놓지 못한 채, 눈을 뜨면 닭똥 같은 눈물만 거푸 삼켜야 하는 새벽 미명의 세월이다.

꿈도 꿀 수 없는 사례비 대신, 4주간의 주일성수가 끝나면 지불해야 하는 교회당 임대료와 각종 공과금은 목회자들의 심령을 암울하게 한다. 이단을 배척하고 영생의 참된 믿음을 생성시켜 줄 수 있는 성령 충만의 심령은 점점 요원해지고 있는 악순환의 환경이다.

그래도 웃자. 기쁨을 유지하자. 영생 얻은 기쁨만 생각하고 웃자. 기가 막혀도 웃고, 참담해도 웃자. 그래서 항상 기뻐하라고 말씀하셨나 보다. 삶이 별 것이랴. 목숨 붙어 있으면 삶이고, 영생 얻었으면 한 번 주어진 소중한 일생 중 진한 쾌거인 터, 살면 좋고 죽으면 더 좋은 목회자들 아닌가.

힐링캠프 모임 시간이 되었다. 2박 3일 쉼을 통하여 물놀이도 하고, 윷놀이도 하고, 족구도 하고, 동시대를 걷는 목회자들끼리 애환을 토로하고, 동질감을 느끼면서 힐링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힐링캠프에 참가한 목회자들이 짐을 내려놓고 성전으로 모인다. 모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드린다. 부르짖는 통성기도, 열정적인 찬양이 울려 퍼진다.

앉으나 서나, 집에 있으나 교회에 있으나, 안으로 들어서나 밖으로 나가나, 어디를 가나, 목회자들의 힐링을 위한 '자기 회복 콘덴서(self healing capacitor)'는 그리스도 예수뿐이다. 할렐루야!

/하민국 목사(검암 새로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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