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우 목사의 로마 이야기] 넝쿨째 들어온 복을 찬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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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저자 조앤 롤링이 즐겨 다녔던 포르토의 카페.

▲해리포터의 저자 조앤 롤링이 즐겨 다녔던 포르토의 카페.

얼마 전 일간 신문기사다. 

40대 이상의 주부들에게 앙케이트 질문을 했는데, '남편이 월 1천만 원을 벌어다 준다면'이란 내용이었다. 그 정도로 벌어다 준다면 남편이 혹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해도 참고 살겠다고 답한 주부가 100%였다고 한다. 이 시대 돈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태리에서 보면 축구선수들의 애인이나 부인들은 당대 최고의 미녀들이다. 설령 아프리카에서 온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것은 설명의 여지가 없는 돈의 힘 때문이다.

무한경쟁 시대에 물질의 파워는 국가 간, 또는 개인관계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부부 사이에서도 아내가 큰 돈을 번다면 남편은 여왕 모시듯 할 것이다. 그 만큼 돈의 위력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는 세상이다. 

아는 조카가 결혼을 했는데, 결혼하자마자 아내에게 일하라고 내몰아서 주유소에서 알바를 했다고 한다. 신혼 초에 말이다. 참 심하다 싶지만 그만큼 우리나라 청년들도 구라파 사람들처럼 타산적이다 싶다.

수 년 전 포르투갈의 구 도시 포르토(Porto)에서 모임을 마치고 시내를 구경하던 중, 어느 바(Bar)를 안내받았다. 그 바는 아래층은 커피를 팔고 이층에는 책이 진열되어 있어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설계된 독특한 곳이었다.

그런데 안내자의 말에 의하면, 이 바는 그 유명한 해리포터를 쓴 작가 조앤 롤링이 남편과 함께 자주 와서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던 곳이라고 한다. 그녀는 1991년 포르토에서 영어교사를 하던 중 텔레비전 저널리스트인 조지 아란테스와 만났다. 그리고 다음 해인 1992년 결혼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 가지 않았다. 결혼 다음 해에 딸 제시카가 태어났지만, 남편과의 불화로 4개월 된 딸을 데리고 그녀는 쓸쓸히 영국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무일푼으로 귀국하여 여동생이 사는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 정착해야 했다. 아마 남편은 아내에 대한 미래를 내다보지 못했기에, 한 마디로 별 볼일 없는 여자로 여겼겠다 싶다. 보통 사람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도 배우 시절 인기 있던 아내에게 버림을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만일 아내가 장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사람이라는 약간의 가능성을 보았다면, 얼마든지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지 않았을 까 싶다. 설령 헤어진다 해도 최소한의 성의를 보였을 것이고, 또한 자신의 딸을 위해 분유값이라도 지원하였을 텐데 싶다. 그런데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녀는 영국으로 돌아와 마땅한 일거리를 찾지 못해 극빈자에게 주는 돈을 받아야 했고, 생활고로 인해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딸을 바라보며 고난을 이겨나갔다고 한다. 그녀는 미혼모로 주당 15불 정도의 보조금으로 연명하면서 대학 때 했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여 결국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책을 출판하려고 12개의 출판사에 제출했지만 어느 출판사도 응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겨우 저작권 대행업체를 만나 어렵사리 책을 출판하게 되었고, 책이 출판되자마자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키게 되었다. 이런 것을 기적이라고 할 수 있지 싶다.

독자들의 놀라운 성원에 힘입어 해리포터는 7권까지 시리즈로 나왔고, 영화로도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 영화관 입장권 판매로만 한화 6조 7천 7백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수입이었고, 책은 무려 4억 5천만 부가 판매되었다.

이런 대중적 인기를 힘입어 그녀의 재산은 1조 169억 원(2010년 통계)이라고 추산한다. 또한 그녀는 2013년,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3위에 오르기도 했다(다음 백과사전 참고). 그녀는 지금 온 세계의 유명인사가 되었다. 지난번 영국의 브렉시트에 관해 그녀의 의견이 기사화될 정도로 중요한 여성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현실을 바라보면서 전 남편 아란테스는 어떤 심정이었을 까? 조금만 참고 견디었으면 그는 아내 때문에 세계적 명사가 되었을 텐데 말이다. 자신이 차버린 아내를 생각하며 그녀와 단골로 찾았던 그 바(Bar)에서 쓰디쓴 카페를 홀짝거리고 있을까? 

경기불황으로 낡은 건물들을 치장 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민낯으로 관광객들을 대하고 있는 도시 포르토, 그 눅진한 시내를 걸으며 말이다. 조금만 참아냈으면 자신이 몸담았던 텔레비전 방송국을 통째로 살 수도 있었을테고....

▲한평우 목사(로마한인교회).

▲한평우 목사(로마한인교회).

넝쿨째 들어온 복을 차버린 사람, 고로 조금 부족해 보여도 하나님과 증인 앞에서 선서한 결혼을 끝까지 지켜내고, 아내를 사랑하고 지켜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삶을 추구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삶을 복되게 하신다.

더구나 우리는 하나님의 엄위로운 심판대 앞에 서야 할 인생들이기 때문이다. 혹 당신은 넝쿨째 들어온 복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한평우 목사(로마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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