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흔들리는 땅 위에서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최근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났고 지금도 여진이 계속 되고 있다. 그곳의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울까. 사람은 견고한 땅 위에서 살아야 불안이 없다. 흔들리는 땅은 엄청난 공포를 불러온다. 서울에서도 지진이 감지되었는데 내 집이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불안했었다. 땅이 물처럼 출렁거렸고 공포가 일순간 심장에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 평생 지진의 공포 속에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 마음속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지진들... 어린 시절의 상처와 큰 트라우마, 무디어지지 않는 불안과 공포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어릴 때 일수록 부모의 잦은 부부싸움은 지진과도 같은 공포를 느끼게 한다. 자녀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는 것은 자신의 어여쁜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강도 7 이상의 지진을 느끼게 하는 행위다.

또한 자녀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고 심한 체벌을 하거나 욕설을 하는 것도 똑 같은 지진의 공포를 주는 행위다. 어린아이는 자신의 절대적 보호자인 부모의 분노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공포감을 느끼며 강진의 공포와 다름없는 공포를 가슴에서 키우며 살게 된다.

지진이 없던 나라에서 지진이 시작되었고 여진이 계속되는 공포감이 경주를 비롯한 전국에 퍼지고 있다. 물리적인 지진은 트라우마를 만들고 심하면 공황장애 같은 심리적 증상을 만들게 될 것이다. 진앙지의 주민들은 잠을 못 자고 불안해한다고 들었다. 계속되는 불안증은 지속적으로 치유되어야 할 것이다.

어린아이가 가정 안에서 생긴 지진과도 같은 트라우마를 치유하지 않고 자라면, 커갈수록 해를 묵힌 공포가 심각한 통증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 통증과 무서움이 더욱 커지면 사람은 스스로 가장 큰 무서움 속으로 몸을 던지기도 한다. 무서워서 더 큰 무서움으로 몸을 던지는 역설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한다.

불안은 병이 된다. 치유되지 않으면 불안은 점점 더 커져갈 뿐이다. 억지로 참거나 누르거나 잊어버리려고 할수록 아픔은 더욱 커지고 병증은 짙어진다.

지진으로 인한 불안과 트라우마가 생겼다면 계속 두렵다고 말해야 한다. 말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계속해서 그 고통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뚜렷한 이유를 모른 채 막연한 불안과 싸우고 있다면 불안한 내면을 탐색하여 불안의 원인을 찾아보고, 치유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지진과도 같은 환경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자녀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어린 아이가 보는 앞에서 부모가 싸우거나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천지가 무너지는 듯한 공포를 아이에게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회개하고 자녀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다정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면 치유는 신속하게 일어난다.

부모가 연약해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자녀를 치유할 수도 있는 능력 또한 부모에게 있다. 부모의 치유적 사랑은, 지진이 난 땅 위에서 흔들리는 공포 속에 오랫동안 살아온 자녀일지라도 신속하게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잊지 말아야 한다. 자녀를 병들게 할 수도 있고 치유할 수도 있는 강력한 대상이 부모라는 사실을. 하나님은 부모들에게 거듭 깨닫기를 원하신다. 깨닫고 지금이라도 지진을 멈추고 치유적인 사랑을 부어주라고 하신다. 꼭 기억하고 노력해야 한다.

땅 속에서 일어나는 지진을 우리는 막을 수가 없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무서운 지진은 우리 스스로 멈출 수 있다. 내가 일으키는 지진이 없는지 항상 살피고 성찰하고 회개하며 치유자의 자세로 내 자녀와 가족과 이웃을 돌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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