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박해순위 14년째 1위’ 北 인권결의안 채택…김정은 처벌 명시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종교박해 피해자의 생존율 22.6%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인권 유린의 책임을 물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처벌하도록 권고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이 통과됐다.

제71차 유엔 총회 3위원회는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1회의장에서 회의를 열고 북한 인권 결의안을 컨세서스로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은 다음 달 유엔총회 본회의를 거쳐 최종확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담당 위원회를 통과하면 본회의에서 뒤집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이날 통과가 확정됐다.

유엔 총회가 북한의 인권 개선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2005년 이후 12년 연속이다.

특히 올해 결의안에는 작년까지 없었던 ‘리더십(leadership)이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기관에 의해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표현이 명시됐다.

북한은 오픈도어선교회가 매년 발표하는 기독교 박해국가 순위에서 14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 기독교 박해국가순위 14년째 1위인 북한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서에서 발간한 <2016 북한종교자유백서> 에 따르면, ‘북한에서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는가?’라는 설문에 응답한 11,109명 중 40명을 제외한 11,069명(99.6%)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백서에는 2007년 이후 입국한 탈북민 11,730명의 종교자유 인식 조사와 ‘NKDB 통합인권 DB’가 보유중인 사건 65,282건과 인물 38,238명 중 종교자유 침해 관련 사건 1,247건과 인물 1,040명에 대한 분석 내용이 담겼다.

‘평양이 아닌 지방에 당국이 인정하는 합법적 가정예배 처소가 있는가?’라는 문항에도 응답자 11,249명 중 11,109명(98.9%)이 ‘없다’고 답했다. ‘있다’고 답한 140명(1.2%)도 인식만 있을 뿐, 실제로 목격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비밀 종교활동 참가 경험이 있는가?’를 묻자, 137명(1.2%)이 ‘몰래 참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경책을 본 경험이 있는가?’하는 질문에는 472명(4.2%)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 중 2000년 이후 탈북민이 463명으로, 북한 성경 유입 사례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종교박해 피해자의 생존율 22.6%

‘종교활동시 어떤 처벌을 받는가?’에 대해, 가장 낮은 처벌인 ‘노동단련형’이라는 응답자는 전체 10,689명 중 298명(2.8%)이었다. 한국의 교도소 격인 ‘교화소’가 1,217명(11.4%), 가장 높은 처벌인 ‘정치범수용소’가 5,539명(51.8%)이었다.

백서가 집계한 북한 종교박해 사건은 총 1,247건이며, 이 중 종교활동에 의한 경우가 645건(51.7%)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외에 종교물품 소지 295건(23.7%), 종교전파 133건(10.7%), 종교인 접촉 62건(5.0%) 순이었다.

종교박해 피해자의 경우 생존한 비율이 22.6% 밖에 되지 않았다. 사망 17.9%, 미상 59.5%로 생존 비율이 낮거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80%를 넘었다.

종교박해 사건 발생 또는 목격 당시 처벌 수준의 경우 ‘구금’이 739건(59.3%), ‘이동 제한’ 133건(10.7%), ‘사망’ 113건(9.1%), ‘실종’82건(6.6%), ‘상해’ 44건(3.5%), ‘추방 및 강제이송’ 43건(3.4%) 등이었다.

박해감시단체인 세계기독연대(CSW)는 지난 9월 ‘종교적 자유와 신념에 대한 핍박을 거부한다’(Total Denial: Violations of Freedom of Religion or Belief in North Korea)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배포했다.

보고서는 북한에서 국가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적용해 기독교인들을 가둔 뒤 증기롤러로 고문하고 다리에서 떨어뜨릴 뿐 아니라 발로 짓밟기까지 하는 사실을 고발했다.

CSW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국민의 신앙심이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위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이 자신을 ‘최상위 지도자’로 여기도록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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