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결 뭉친 하늘이
봄날도 아닌 아지랑이로
흔들흔들 내 걸음 때문인 걸
큰 숨 쉬고 멈추었을 때 알았습니다
지팡이 하나 얻어 걸면
하늘은 잔잔한 봄날 호수인 걸
등창 좋은 의자에 앉아
어지럼증이 사라질 때야 알았습니다
시이소처럼 차오를 때마다
바뀌는 육안의 사진들은 아마도
모두가 멋있어하는 풍경들입니다
언제나 적막으로 남는 일몰의 흔적 뒤에
가슴으로 걸었던 상실의 허풍
하루는 날마다 달리지 않아도 될
대가를 알려 줍니다
괜스레 달렸구나 회한의 세상
무엇인가 바라볼수록 엉키는 가슴
불끈 쥔 주먹 펴고 기도하는 건
흔들림 너울림 없는 세상이
그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민국 목사(인천 검암 새로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