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우리의 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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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다.

순수한 동심의 옛적이 생각난다. 잔치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달구지를 타고 넘던 시골길. 장터의 국밥 한 그릇으로 소식을 주고받던 장터의 안녕. 추억으로만 덮어두기에 너무도 그리운 순수의 시절이다.

추운 겨울이다.

설날을 앞두고 대한민국은 너무도 춥다. 북한의 핵 위협, 열강들의 압력, 여전한 일본의 망언, 대통령의 국정 농단, 수출의 둔화, 생계를 위협하는 불합리한 입시제도, 청년들의 실업, 열악한 노후, 지도자들의 이기적인 권력욕으로 대한민국은 엄동설한이다.

기후의 차가움이야 두툼한 의복으로 견뎌낼 수 있다. 훈훈한 온정으로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자주 국방에 대한 정책이나 빈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마저 한 마음으로 일성을 내지 못하고 있는 정당들의 눈먼 정권욕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설날은 더욱 춥기만 하다.

특정인이 대통령이 돼야 저들도 실세가 되고, 장관도 되고, 혈세를 낭비하면서라도 자신의 고향에 인심도 쓰고, 가당치도 않은 이름을 내걸고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위원회의 위원장도 되고, 반관반민의 수장으로 낙하산도 탈 수 있으니, 국민들을 위한 정책은 뒷전이고 감언이설일 수밖에. 오직 정권 창출만 쟁취하고 보자는 열망으로 혈안이 되어 있다.

세계무대를 돌아다니다 정책도, 일꾼도 없이 세력을 모으고 있는 사람, 광주광역시에서 정계 은퇴를 하겠다던 말을 지금껏 지키지 않고 있는 거짓말쟁이, 새로운 정치를 한다더니 옛 사람들만 모아 놓은 사람, 사상이나 가치관 구별 없이 자신에게 이득될 것 같은 정당을 찾아다니는 사람, 국민 모두에게 땅을 배분해 주겠다는 사람, 모병제를 하겠다는 사람, 동성애를 옹호하는 부도덕한 사람까지 모두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단다.

대통령이 되고자 목소리를 높이는 후보자들은 난립하고 있으나, 내 판단으로는 대통령 될 인물이 없다. 내가 듣고 느끼는 바로는 대통령이 될 만한 인물이 없다. 등 따습고 배부른 사람들이 연이어 대통령이 되니, 서민들의 겨울을 체감할 리 없다. 내 의식으로는 현재 목소리 높이는 사람들 모두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선량은 아닌 듯 싶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 내가 대통령이 되고 싶다. 하지만 대통령 출마를 위한 예치금이 없다. 그래서 못 한다.

그러나 만약 내가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다섯 가지 원칙을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내걸고 반드시 임기 중에 실천하겠다.

첫째, 효율적 국정 운영을 위한 인사에는 전문 분야의 실무자를 등용시키겠다.

혈연, 지연, 학연, 사회 인연 등을 완전히 배제시키고 전문 분야의 실무 경력자를 등용하겠다. 특별히 부정을 하지 않은 공직자라면 마땅히 해당 부서에서 장기 근속한 국장이 차관이 되고, 차관이 장관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대학에서 이론 강의만 거듭하던 교수나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등용되는 인사의 관행은 당장 사라져야 할 악습이다.

둘째, 핵을 확보하겠다.

자국민의 유익을 위해 보호무역 정책을 선언하고 있는 주변 열강들에 끌려 다니지 않고, 다른 분야의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자주 국방을 위하여 반드시 핵을 보유하겠다. 핵 우산국의 우산을 믿고 큰 비를 피할 수 없다. 뉴욕, 동경이 핵 공격을 받게 되는데 그들이 핵전쟁에 동참할 리 없다. 핵을 만들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핵을 보유한 국가로부터 핵을 사 오기라도 해야겠다.

셋째, 사교육비 없는 입시 제도를 반드시 정착시키겠다.

자습서 한 권이면 명문대학교를 진학할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 학문은 그리 깊은 학문이 아니다. 큰 학문은 대학에서 해야 한다. 대학에서 전문 분야의 학문을 깊이 있게 학습해야 한다. 현재 입시제도는 아름다운 우정이나 풍성한 경험, 인간애적 감동이나 세계관을 갖출 수 있는 시간을 빼앗은 모순투성이다. 도덕과 윤리, 국가관과 가족관을 심어줄 수 있는 인문학은 청소년기인 고등학교에 반드시 도입되어야 할 학제이다.

넷째. 개헌을 하겠다.

대통령 임기 4년 연임제, 국회의원 100명으로 감축, 지방자치제도 폐지를 골격으로 하는 개헌을 하겠다.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은, 실정을 거듭하는 정부는 조기 퇴진시키고, 국정을 평탄하게 운영하는 대통령은 연임하므로 보다 신중하면서도 효율적인 장기 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국회의원 수를 반드시 줄여야 함은, 미국 일개 자치주만도 못한 작은 나라에서 국회의원 수 300명은 가당치도 않은 인원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정당보조금과 국회의원 의전 비용 등은 반드시 줄여야 한다.

또한 실효성 없는 지방자치제도는 당장 폐지되어야 한다. 지자체의 이기적이고 무리한 사업 계획 수립과 방만한 자치 단체의 운영은 결국 중앙부처의 과도한 자금지원 요구와 부채로 결산되는 이중고를 겪게 할뿐이다.

다섯째, 순수 무한 경쟁 체제를 보장하는 경제정책을 고착시키겠다.

견실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 분야의 연구 개발에 몰두해야 한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투자되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나 방만한 경영은 언제든지 도산할 수 있다. 재벌의 편법적인 순환 출자를 방지하고, 누구라도 재벌이 될 수 있으나 아무리 거대한 기업일지라도 도산할 수 있는 시장경제 원리를 철저하게 지켜나가겠다.

특허권이나 미래지향적인 기업 창업에 국가는 무담보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견실한 중소기업의 육성은 국가의 미래이고 동력이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나는 대통령 되는 것보다, 죽은 영혼들에게 영원히 살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일이 더 중한 일이다. 누구라도 대통령이 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문제를 반드시 실천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벽닭이 운다.

새벽닭의 울음소리를 들으니 범죄자가 되어도 울지 않는 기득권층들의 눈물이 보고 싶다. 사람들 많이 모인 시장바닥만 웃음 뿌리고 다니지 말고, 음지의 삶의 서러운 진혼곡을 감싸안고 함께 흘리는 기득권층들의 눈물이 간절히 보고 싶다.

국민들의 울분을 못들은 채 여전히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하고 있는 절대 권력자의 대범하지 못한 진퇴, 성범죄자가 된 전직 국회의장과 국회의원들의 낯부끄러운 등장, 자주 국방 비용을 착복한 전직 참모총장, 권력의 으름장으로 공정하지 못한 형법 관청, 기득권층에 붙어 있던 아첨꾼들, 아직도 정당을 떠나지 않고 있는 늙은 집사의 뻔뻔함, 대통령이 되려 몰려다니는 패거리들이 내뱉고 보는 무조건적 비판의 언행까지.... 이제 식상하다 못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참회와 눈물.

진정한 참회와, 참회를 신뢰할 수 있는 변화된 언행만이 국민들의 용서와 관용을 이끌어낼 수 있다. 설령 지붕에 오르지 못할지언정 욕망의 날개를 스스로 부러뜨리고 흘리는 기득권층들의 참회의 눈물이 사무치게 보고 싶다.

어제는 이미 지나간 까치의 설날이다. 지나간 까치의 설날처럼, 순수를 잃어버린 어제가 참회와 관용으로 덮여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왠지 찹찹하다.

오늘은 우리의 설날이다. 우리의 설날을 국민 모두가 즐겁게 맞이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왠지 모를 눈물이 자꾸만 흐른다.

/하민국 목사(검암 새로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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