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양파가 ‘목소리’ 기부한 영상 동화 ‘아이가 아이였을 때’

김신의 기자  ewhashan@gmail.com   |  

▲가수 양파(본명 이은진)이 팬들에게 선물한 샌드아트 동화 ‘아이가 아이였을 때’ ⓒ양파 인스타그램

▲가수 양파(본명 이은진)이 팬들에게 선물한 샌드아트 동화 ‘아이가 아이였을 때’ ⓒ양파 인스타그램

크리스천 가수 양파(본명 이은진)가 팬들에게 선물한 동화 ‘아이가 아이였을 때’ 샌드아트(Sand Art) 영상을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Thank you Lord’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이 영상에는 ‘넬라판타지아’가 흐르는 배경음악에 양파의 목소리도 담겨 있다. 이에 팬들은 “재능을 우리만 본다는 건 범죄다”, “성우해도 되겠네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넘넘 궁금해진다. 우리 님은 진짜 천재인가 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래는 양파가 올린 ‘아이가 아이였을 때’ 영상의 전문.

아이가 아이였을 때
학교 가는 길에 팔을 휘저으며 노랠 흥얼거리고
수업시간에도 책 뒤에 숨어서 노랠 흥얼거리고
엄마 아빠와 밥을 먹을 때도 노랠 흥얼거리고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할 때도 노랠 흥얼거리고
시냇물이 강이 되고 이윽고 바다가 될 때까지
쉬지 않고 노랠 흥얼거렸어.
아이가 아이였을 때 말이야.
아이의 시간은 노래와 함께 어느새 훌쩍 흘렀고
노래는 어느 날 세상에 부는 바람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땀을 식혀줬고 눈물을 닦아주었어.

그러던 노래는 시간이 갈수록 아이의 두 발을
땅 속 깊이 묻어버렸어.
아이가 아이였을 때
아이는 자신이 나무란 걸 모르고
인생은 아름다우며 어디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
아이는 환상적인 햇빛과 따뜻한 공기 속에
무성하게 피어 수많은 초록 잎들을 가지게 됐어.
그 잎들은 바람이 불면 아이와 함께 이리로 저리로
흔들려주었고 눈이 오면 아이가 추울까 두 손 모아 감싸주었지.
절대 떨어지지 않고 사계절을, 또 밤과 낮을 함께 지냈어.
아이와 초록 잎들은 하나였어.
밤을 새며 도란도란 얘기 나누기도 했고,
봄이 오던 아침엔 함께 꽃을 피우기도 했어.
그렇게 초록 잎들과 아이는 행복했지.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땅에 뿌리내린 것이 점점
지겨워지기 시작했어. 더 넓은 세상에 나가고 싶었고,
초록 잎들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졌던 거야.
몸통을 잘라 큰 배를 만들고 그 몸으로 자유롭게
세상을 날아다니고 싶었어.

그 밤,
아이는 초록 잎들에게 말했어.
우리 함께 떠나자고
길고 긴 어둠 속에서도 초롱초롱 빛나던
그 수많은 눈빛들은 좋다고 했어.
초록 잎들은 하나 둘씩 배의 돛대 위에 매달리기 시작했어.
초록빛이 하얗게 샐 때까지 모두 힘껏 매달려 항해를 준비했고
이윽고 그들이 커다란 돛이 되었을 때
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출발했어.

아이가 아이였을 때부터
이렇게 끝없이 평생을 함께란 것이
너무나 감사해서 엿을 거야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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