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가수 양파(본명 이은진)가 팬들에게 선물한 동화 ‘아이가 아이였을 때’ 샌드아트(Sand Art) 영상을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Thank you Lord’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이 영상에는 ‘넬라판타지아’가 흐르는 배경음악에 양파의 목소리도 담겨 있다. 이에 팬들은 “재능을 우리만 본다는 건 범죄다”, “성우해도 되겠네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넘넘 궁금해진다. 우리 님은 진짜 천재인가 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래는 양파가 올린 ‘아이가 아이였을 때’ 영상의 전문.
아이가 아이였을 때
학교 가는 길에 팔을 휘저으며 노랠 흥얼거리고
수업시간에도 책 뒤에 숨어서 노랠 흥얼거리고
엄마 아빠와 밥을 먹을 때도 노랠 흥얼거리고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할 때도 노랠 흥얼거리고
시냇물이 강이 되고 이윽고 바다가 될 때까지
쉬지 않고 노랠 흥얼거렸어.
아이가 아이였을 때 말이야.
아이의 시간은 노래와 함께 어느새 훌쩍 흘렀고
노래는 어느 날 세상에 부는 바람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땀을 식혀줬고 눈물을 닦아주었어.
그러던 노래는 시간이 갈수록 아이의 두 발을
땅 속 깊이 묻어버렸어.
아이가 아이였을 때
아이는 자신이 나무란 걸 모르고
인생은 아름다우며 어디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
아이는 환상적인 햇빛과 따뜻한 공기 속에
무성하게 피어 수많은 초록 잎들을 가지게 됐어.
그 잎들은 바람이 불면 아이와 함께 이리로 저리로
흔들려주었고 눈이 오면 아이가 추울까 두 손 모아 감싸주었지.
절대 떨어지지 않고 사계절을, 또 밤과 낮을 함께 지냈어.
아이와 초록 잎들은 하나였어.
밤을 새며 도란도란 얘기 나누기도 했고,
봄이 오던 아침엔 함께 꽃을 피우기도 했어.
그렇게 초록 잎들과 아이는 행복했지.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땅에 뿌리내린 것이 점점
지겨워지기 시작했어. 더 넓은 세상에 나가고 싶었고,
초록 잎들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졌던 거야.
몸통을 잘라 큰 배를 만들고 그 몸으로 자유롭게
세상을 날아다니고 싶었어.
그 밤,
아이는 초록 잎들에게 말했어.
우리 함께 떠나자고
길고 긴 어둠 속에서도 초롱초롱 빛나던
그 수많은 눈빛들은 좋다고 했어.
초록 잎들은 하나 둘씩 배의 돛대 위에 매달리기 시작했어.
초록빛이 하얗게 샐 때까지 모두 힘껏 매달려 항해를 준비했고
이윽고 그들이 커다란 돛이 되었을 때
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출발했어.
아이가 아이였을 때부터
이렇게 끝없이 평생을 함께란 것이
너무나 감사해서 엿을 거야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