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권성동을 포함한 14명의 바른정당 의원이 2일 오전 탈당의사를 밝혔다. 이 가운데 유승민 후보가 지난 1일 올렸던 글을 낭독한 영상을 2일 오전 11시 30분 경 올리며 자신의 주장을 백절불굴(百折不屈)했다. 제목은 ‘끝까지 간다’이다.
“시작은 언제나 작고 미미하다. 그러나 그 길이 옳은 한, 끝은 창대하리라”
이는 유승민 후보가 쓴 글 ‘끝까지 간다’의 일부로, 욥기 8장 7절(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성경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가 좋아한다고 밝혔던 문구다. 유승민 후보가 지난 1일 올린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후보 단일화를 하라 한다. 대통령 후보에서 내려오라고 한다”
여러 방면에서 유승민 후보에게 ‘후보단일화’나 ‘자진사퇴’가 지속적으로 언급돼 왔고, 지난 1일 14명의 바른정당 의원이 홍준표 후보와 함께 긴급 회동을 가진 것. 아래는 유승민 후보가 쓴 글의 전문.
『끝까지 간다』
후보 단일화를 하라 한다.
대통령 후보에서 내려오라고 한다.
나는 다시 묻는다.
나는, 우리는 왜 정치를 하는가?
보수란 무엇인가?
몹시도 춥던 지난 1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함 속에서
서른 세 명 동료 의원들이
새로운 발걸음을 뗐다.
보수가 새로 태어나겠다고 천명했다.
그렇게 개혁 보수, 바른정당이 태어났다.
그런데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아
버리고 떠나온 그 길을 기웃거린다.
그 길로 다시 돌아가자고도 한다.
보수는 지키는 사람들이다.
원칙을 지키고
헌법을 지키고
국가를 지키고
명예를 지킨다.
한 번 품은 뜻은 소신을 갖고 지킨다.
우리가 가겠다고 나선 개혁 보수의 길은
애초부터 외롭고 힘든 길이었다.
시대는 끊임없이 너는 어느 편이냐 묻고
지역주의와 수구 세력도 만만치 않게 남아 있다.
이런 마당에 우리가 천명한 개혁 보수는,
어쩌면 우리 편이라고는 없는,
지도에도 없는 길이다.
그럼에도 그 길을 선택한 것은
쉬워서가 아니라, 유리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보수가 사는 길이고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지키는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보수라고 변하지 않는 게 아니다.
무조건 지키기만 하는 것도 아니며
기득권을 지키는 건 더더욱 아니다.
어떤 때는 진보 세력보다
더 과감히 변화하고 개혁해야
지킬 수 있을 때가 있다.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보수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어렵고 힘들다.
그리고 외롭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는다.
몇 달 해보고 실망할거라면
애초에 길을 나서지 않았다.
우리는 뜻을 품었고
그 뜻이 옳다고 믿는다.
꿈이 죽어버린 시대에
나, 유승민은, 우리 개혁 보수는
여전히 꿈을 꾼다.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
공동체를 지키고 살리는 보수를!
시작은 언제나 작고 미미하다.
그러나 그 길이 옳은 한, 끝은 창대하리라.
이것이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한
나의 답이다.
나 유승민은 끝까지 간다!!
2017년 5월 1일 유승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