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국교회와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교제 있길
신동식 목사님께서 'Desiring God(디자이어링갓)' 컨퍼런스 참석차 첫 방한한 개혁주의 신학자 존 파이퍼 목사에 대한 바람과 제언을 전해 주셨습니다. 컨퍼런스는 29-31일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와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진행됩니다. -편집자 주
서구의 유명하다는 신학자와 목사들이 자주 한국교회의 초청을 받고 찾아온다. 이제 한국교회는 전 세계의 교회로부터 최우선적 관심의 대상이고 그들에게 매우 훌륭한 강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매력적인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국교회에 소개된 사람들 가운데 와서는 안 될 사람들도 있었다. 신비주의자와 이교주의자들이다. 이들은 피터 와그너나 조엘 오스틴 같은 사람이며, 여전히 이적과 예언을 강조하는 아프리카 계열의 목사들이다. 쓸데없이 찾아와서 시한부 종말론을 퍼트리고 간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부르고 소개해서 실제로 자신의 교회 성장을 이룬 사람들도 꽤 있다. 지금도 이러한 사람들을 추종하고 있는 세력들이 있음을 본다.
이러한 모습은 아직도 한국교회가 어린아이 신앙에 머물러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140년을 향하는 한국교회는 서구 교회에 비하면 그 역사가 일천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더 듣고 배우는 것은 의미가 있다. 더구나 세계 교회의 일원으로서 존재함을 드러내는 일이기에 더욱 세계교회와 교제하는 일은 필요하다.
하지만 달라져야 할 모습이 있다. 그것은 장성한 분량에 이르게 하는 교제여야 한다. 어린아이와 같은 교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한 교제와 나눔이 한국 교회에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방문하는 존 파이퍼는 한국교회에 좋은 손님이다. 존 파이퍼는 기쁨의 신학자, 칼빈주의 침례교 목사로 알려져 있다. 존 파이퍼는 휘튼대학과 풀러에서 공부하고 독일 뮌헨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베델신학교에서 6년간 교수 생활을 하다 1980년부터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베들레헴침례교회에서 33년간 목회생활을 하고 2013년 은퇴를 하였다. 현재는 'Desiring God(디자이어링갓)' 사역에 집중하고 있는데, 여전히 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존 파이퍼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시점은 1986년 책 <여호와를 기뻐하라(생명의말씀사)>와 1991년 <하나님의 기쁨(은성)>이 소개된 시점이다. 이때부터 존 파이퍼는 '기독교 희락주의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 영향으로 한동안 그의 책은 소개되지 않았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좋은씨앗 출판사에서 묵상과 종교개혁자와 청교도들의 짧은 소개와 함께 주제별 책이 많이 소개되었는데, 그 와중에 존 파이퍼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된 것은 톰 라이트와의 칭의 논쟁을 통해서이다. 경건한 목사에 불과했던 존 파이퍼는 톰 라이트와의 칭의론 논쟁을 계기로 개혁파 신학자로서 분명한 정체성으로 가지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존 파이퍼는 칼빈의 입장을 다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이 칼빈주의자로 불리는 것에 주저 없이 동의한다. 개혁주의 신학에 대한 분명한 고백과 확신은 그의 목회사역과 일치한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책을 저술했다. 신학적인 주제에서 목회와 상담 그리고 선교에 이르기까지 50여 권의 저서를 가지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그런 존 파이퍼 목사가 한국교회를 찾는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컨퍼런스 주강사의 자격을 가지고 온다. 모범적 칼빈주의 신학자에 대한 적절한 초청이라고 본다.
140년이 되어가는 한국교회가 이런 신학자를 초청하여 그냥 듣기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신학적 회복과 교회의 개혁에 필요한 동인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아가 파이퍼와 절친한 동료인 존 맥아더 목사가 한국교회를 향하여 준엄한 비판을 가했듯, 존 파이퍼에게 바라는 것은 이런 기회에 한국교회에 잘못 들어온 '미국제 복음주의 신학'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다시금 한국교회가 종교개혁 정신으로 되돌아가는 일에 앞장서 주는 일이다.
이번에 존 파이퍼를 초청하는 단체가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모르지만, 정직하게 듣고 교회를 개혁하는 일에 함께 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하여 다시 한국교회에 거룩한 바람이 불어 재부흥의 시간이 도래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신동식 목사
빛과소금교회 담임목사. 문화와설교연구원 대표. 개혁신학포럼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