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리새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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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국 칼럼] 명의는 그리스도, 치료약은 회개뿐

자신을 바리새인이라고 말하는 그리스도인은 없다. 바리새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 좋을 그리스도인은 없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리새인들에게 일곱 번이나'화 있을진저'말씀하실 정도로 영생의 복음과 상관없는 무리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리새인들도 한때 참혹한 순교를 당하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믿음의 순전한 세월이 있었다. 거슬러 돌아보면 예루살렘이 불타고 성전이 파괴되어 바벨론에 포로가 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백성들은 저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절개를 지키고자 했다. 비록 성전은 무너졌으나 하나님의 음성마저 저버릴 수 없었던 그들은 무리를 이루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자 모여들었다.

그러나 똑같은 경전(토라=모세오경)을 들고, 해석하는 차이와 포로 된 환경 속에서 믿음을 지키는 실천 의식에 따라 분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포로가 된 환경과 타락한 세상에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더 이상 더럽힐 수 없다고 결단한 무리들은 광야로 칩거(에세네파)를 했으며, 정치 세력과 결탁하며 귀족들과 부요한 상인들을 중심으로 풍요를 쓸어안은 제사장들은 사두개파가 되었다. 가난하고 헐벗은 민중들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바리새파는 민중들과 소통했다. 그들은 포로가 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고, 이방인들과 구분된 삶의 모럴을 제시하며 기꺼이 민중들의 삶의 애환을 끌어안았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야 하는 이유를 가르쳤고, 하나님의 백성들이 토라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 처할 때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상담사의 역할을 기꺼이 수행했다. 포로가 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바리새인들은 커다란 위안이었으며 삶의 이정표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구분된 삶의 지표를 일깨우고자 제정하기 시작한 규범들이 쌓여, 안식일을 지켜야 하는 규범들만 책 한 권이 될 정도로 방대해지자, 이제 바리새인들의 가르침은 그 누구도 지킬 수 없는 규범이 되고 말았다.

지금 한국 교계는 수많은 교단들이 있다. 마치 포로가 된 하나님의 백성들이 믿음을 지키고자 행한 의식과 실천의 차이로 발생된 분파 형성 과정처럼 사분오열되어 있다.

그래서 순전한 복음 수호를 위해 연합회가 결성되었다. 그리고 연합회는 분열되었다. 한때 한국 교계를 대표했던 연합회는 이단 논쟁의 빌미를 제공하고, 대형교회의 지원이 끊어질까 두려운 물질에 사로잡혀, 실형을 선고받은 목사의 불법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야합의 집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분열된 연합회는 저들이 정의로운 세력이라며 공작새처럼 날개를 크게 펼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총회들이 연합회를 탈퇴하고 있다. 연합회 무용론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존립 가치를 상실한 연합회는 더 이상 무리지어 있을 이유가 없다. 흩어져야 한다. 마치 죽음을 목전에 둔 거대한 괴물이 내지르는 괴성처럼, 교권의 집착만을 소리치고 있는 무리들은 흩어져야 흙탕물이 가라앉는다.

총회들의 연합회 탈퇴는 오히려 목사들에게 남은 한 가닥 정의 수호를 위한 성결의 선택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리새인들에게 '화 있을진저' 일곱 번 거듭 말씀하신 것은 이천년 전 그들에게 말씀하시고 끝난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들에게 하시는 두렵고 참혹한 선고이다.

교회를 대물림하고, 사유재산화하고, 수련원·기도원을 빙자하여 부동산 투기를 하고, 하나님의 헌금을 제멋대로 쓰고, 하나님 헌금을 횡령하여 실형을 선고받은 목사를 징계하는 노회도, 총회도, 연합회도 없다.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WCC와 어깨동무를 하고 다녀도 여전히 목사직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삯군 목자임이 드러나도 여전히 그를 추앙하고 있으니, 이와 같은 교회들이 어찌 예수 그리스도께서 머리 되시는 교회들이랴, 성도들이랴. 그저 신념이 같은 무리들의 집단일 뿐이다.

명의는 치료를 잘 하는 의사를 일컫는다. 명의가 되려면 치료하기에 앞서 진단을 잘해야 한다. 곧 진단을 잘 하는 의사가 명의이다.

지금 우리는 외식하는 자가 분명하다. 성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영생을 말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세상물질관, 세상 가치관과 별반 구분 없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모습은 바리새인들과 똑같다. 그래서 큰일났다. 그리스도께서 내리는 형벌이 극명하기 때문이다. 등 따습고 배부른, 짧은 인생 안위를 끌어안은 죄의 대가가 참혹하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명의를 만났다. 명의가 정확한 진단을 한다. 가슴 속을 들여다본다. 드디어 진단 결과가 나왔다. 바리새인이다. 암 선고를 받은 환자보다 더 참혹한 최악의 진단 결과이다. 참혹하고 비통한 마음이다. 후회스럽다. 칼을 품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랐던 '셀롯이라는 시몬(눅 6:15)'처럼 열심당이 못된 것이 사무치게 후회스럽다.

나는 바리새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생의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라고 말하면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희희낙락하는 바리새인이다. 하나님의 나라 확장보다는 내 이름을 높이려고 부흥을 꿈꾸는 바리새인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물질을 하나님께 헌신하지 않고 자식 걱정 다반사에 믿음 잃은 자식에게 물려주려 전전긍긍하고 있는 바리새인이다. 영생의 나라 보장 받고도 노후의 안락만을 쓸어안고 있는 전형적인 바리새인이다.

이제 어쩔 것인가. 오랜 치료가 불가피하다. 치료가 아주 불가능하지 않다는 명의의 말이 작은 희망의 불씨요 위안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진단을 받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건강하다고 생각되더라도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라고, 혹시나 질병이 있다면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받으라고 꼭 진단을 권하고 싶다.

병증이 깊으면 치료가 어렵다. 어쩌면 치료가 불가능하여 일곱 번을 '화 있을진저' 말씀하신 그리스도의 형벌을 끝내 면할 수 없는 영멸의 참혹함이 우리들의 내일이 될 수 있다. 명의는 그리스도이시고 치료약은 회개뿐이다.

하민국 목사(인천 서구 백석동 새로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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