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상대의 단점,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좋게 봐주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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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의 ‘연애는 다큐다’ 19] 사랑은 악조건과 함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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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배우자나 연인을 찾을 때,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짝을 찾는 일이 마치 내가 원하는 요소들을 골고루, 혹은 최대한 많이 갖춘 대상을 찾는 과정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나와 맞는 부분, 내가 원하는 부분이 많은 사람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그런 자세로는 조건부 사랑을 하기 쉽고,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며, 상대방이 나에게 맞춰줘야 한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런 자세로는 한 사람이 동시에 갖추기 어려운 부분까지 요구하고 기대하는 잘못을 범하기 쉽다는 문제가 있다.

아이스크림도 골라먹을 수 있고, 뷔페식당에 가서도 원하는 것을 골라 담을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골라서 담은 것을 후회할 때가 있고, 왠지 고를 때 기대했던 맛이 아닐 때도 있다.

사랑하는 이를 선택할 때, 사람들은 그런다. '그 사람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이다. "내 스타일이야!"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자기 선호도는 연애와 결혼 상대를 선택할 때 필수적인 것이다. 그것이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선호하는 장점에는 그에 따른 다른 좋은 점들이 넝쿨째 굴러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점이 수반하는 단점도 함께 온다는 것이다.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다는 것은 좋은 것을 통째로 차지한다는 뜻이지만, 사실은 필요 없는 부분도 함께 올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호박 넝쿨에서는 결국 분리수거해야 할 쓰레기도 나온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나를 너무 좋아해줘서 좋다면, 그 사람의 질투가 너무 강해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나를 편하게 해줘서 좋다면 잔잔하고 변함없는 점은 좋지만, 뜨겁고 열정적인 사랑을 기대하기는 무리이다.
 
▲ⓒ사진 박민호

▲ⓒ사진 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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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연애할 때 여자친구가 TV에 목숨 걸지 않고 연예인의 쓸데없는 일상사에 관심이 없는 것이 마음에 들어 결혼했는데, 살아 보니 큰 취미도 없고 남편인 자신에게도 그리 큰 애정이나 관심이 없더라는 것이다. 또 어떤 여성의 경우 남자가 자신을 너무 좋아하고 예뻐해서 결혼을 했더니, 원래 사람을 좋아해 친밀감이 높고 아무한테나 빈말로 하는 칭찬도 밥 먹듯 하는 남자더라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런 때 아이스크림을 고르거나 피자의 토핑을 선택할 때처럼, 내 상대는 좋은 점만 갖기를 바라거나 그렇게 행동해 줄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좋아하고 사소한 일에 감탄을 잘하는 사람에게 남들을 향해서는 그런 습성을 버리되, 나만 좋아하고 나를 대할 때만 그런 요소를 남겨줄 것을 바라는 식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무뚝뚝한 사람에게는 나한테만은 그런 점을 바꿔 살갑게 대해줄 것을 요구하는 식일 수도 있다. 사랑이 뜨거울 때는 이런 일도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지만 계속 그러기는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할 부분이 생긴다.

남자들은 모이면 연인이나 아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불만을 토로할 때가 있다. "내 여자친구(아내)는 너무 쌀쌀맞고, 다정다감함이나 애교 이런 건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니까."

이러면서 애교 많고 살가운 여성과 커플인 남자를 동경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게 애교 있고 싹싹한 여자는 그런 면이 분명 장점이지만, 자기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매력적으로 느낄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쌀쌀하고 연애 감정이 별로 없는 여자는 좀 심심할지 몰라도, 쓸데없이 다른 이성과 불필요한 유대감을 형성하려 애쓰지 않기 때문에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하다. 남자 입장에서는 남한테 쌀쌀맞고 나한테만 애교 많은 여자를 원하겠지만, 그건 순리를 거스르는 욕심이다. 그런 여자도 없진 않겠지만 의식적인 행동일 뿐이며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다.

그러므로 연애와 결혼은 놀이동산의 놀이기구와 비슷하다. 남자든 여자든 바람둥이와의 연애는 재미있는 만큼 위험 부담도 크고 비싼 대가를 예상해야 한다. 무디고 평범한 사람과의 연애는 크게 재미는 없지만 안전한 편이고 평화롭기도 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잘 따져보고 저울질하라는 뜻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장단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좋게 봐주라는 것이다. 장점이 항상 장점이 아니고 단점이 항상 단점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심으로 사랑할 때만 이런 마음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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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뷔페도, 골라 먹는 아이스크림도 아니다. 사랑은 어느 날 갑자기 넝쿨째 굴러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넝쿨에도 가시와 불필요해 보이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지체 가운데 필요 없는 부분이 없고, 연약하고 나빠 보여도 그것이 다 있어야 하나의 몸이다. 그런 약한 부분을 골라내면 사랑은 넝쿨째 얻는 축복이 아니라 조건부의 만남이며, 그런 만남은 조건이 유효할 때까지만 하는 시한부 사랑이 되기 쉽다.

호리호리하고 마른 사람에게서 근육을 기대하기 어렵고, 아담하고 통통한 여성이 늘씬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격이나 취향도 세트로 오는 것이지 골라 담을 수는 없다.

배우자나 연인을 찾는 일은 마음에 드는 조건들이 많은 사람을 찾는 과정이 아니다. 중요한 요건들이 맞는다면, 나머지는 내가 그 사람을 그 자체로 이해함으로써 사랑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애정이 안 생기거나 심각한 성격의 결함이 아니라면, 상대방의 표현 방법이나 취향과 성향은 사랑으로 받아들이면서 고쳐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랑은 항상 악조건과 함께 온다. 그래야만 그 사람을 한 인간으로 이해하고 조건 없이 사랑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욱 작가

사랑은 다큐다(헤르몬)
연애는 다큐다(국제제자훈련원)
내가 왜 믿어야 하죠?, 나는 아빠입니다(생명의말씀사) 외 다수
www.woogy68.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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