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마음에 생긴 암덩어리, 불안증의 치유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수많은 상처와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사건들이 판을 치는 불안한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우리는 모두 쉴 새 없이 흔들리며 불안해 한다. 흔들리다가 고요한 평화를 맞이하며 때로는 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너무 큰 불안이 계속해서 생애를 관통해서 들어와 쌓이게 되면 불안증이라는 질병이 된다. 이 불안증에서 파생되어 나타나는 양상 중에 강박증, 편집증, 공황장애 등이 있다.

쉴 새 없이 불안에 시달리며 흔들리고 있는 인생들에게 성경은 계속해서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함께 하고 있다!"고 위로의 구절을 선물한다. 그만큼 인간은 불안, 두려움에 잠식 당하기 쉬운 약한 존재라는 뜻이기도 하다. 신을 믿는 사람이던, 믿지 않는 사람이던 간에 이 불안과 두려움의 시간들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어릴 때부터 생긴 불안이다. 부모가 극렬히 싸우는 환경에서 자란 어린아이는 늘 전쟁터에서 살아간다. 최근에 나온 영화 [덩케르크]를 보면서,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군인에게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며 감동의 눈물을 한참 흘렸다. 살아남은 나와 나의 내담자들이 계속 떠올려졌기 때문이다.

포탄이 빗발치는 피투성이 현장에서 어린아이가 겪게되는 불안과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 속에서 나도, 당신도,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살아야 그 다음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서 치유를 이루면 되기 때문이다.

부모의 잦은 다툼, 폭력, 학대, 모멸감을 주는 말들, 자신에게 쏟아지는 혐오스러운 비난 등은 불안을 내재화하여 마음 깊은 곳에 쌓이고 또 쌓인다. 그렇게 쌓이고 눌려진 불안은 마침내 불안증이 된다. 불안증의 아래에는 우울증이 견고하게 붙어있다. 불안증은 우울증과 더불어 마음에 생긴 암덩어리다. 처음에는 가볍게 처리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단단하게 얽힌 수백 수천개의 암덩어리로 자리를 잡게 되어 치유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불안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한 불안을 느끼게 하는 병이다. 사람들, 특히 모르는 사람들을 만날 때는 더욱 숨막히는 불안과 긴장을 유발하며, 수면장애가 발생하여 잠을 편히 이루지 못하게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더이상 불안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되었는데도 계속 불안을 느끼게 된다. 이미 오래 전, 어린 시절부터 쌓여있던 불안증상이 쌓이고 쌓이면 어느날 갑자기 폭발하게 된다. 쌓이기 전에 조금씩 해결할 수 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분주하게 살아가며 아무 생각없이 사는 동안에 갑자기 터지기도 한다.

한번 불안이 폭발하면 치유가 너무나 어렵다. 어렵지만 반드시 치유되는 질병이다. 하지만 불안 증상이 의심과 회의감을 쉽게 불러오기 때문에 전문가를 신뢰하기 어려워지고 스스로도 계속 낫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하게 되어 치유의 속도가 늦추어진다. 그래서 불안증은 치유가 매우 어렵다.

꼭 기억하길 바란다. 당신은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어린아이였다!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존중받고 박수를 받아야하는 위대한 사람이다. 공포가 소리없이 영혼에 스며드는 동안에 마음의 암이 자라난 것 뿐이다. 이 암은 뿌리까지 뽑아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그러면 반드시 치유된다.

나는 우울과 함께 불안과 공황장애를 사춘기 시절 겪으면서 사람의 눈을 잘 쳐다보지 못했다. 학교에서도 어디서도 사람들을 피해 다니고만 싶었다. 그때 나는 내가 몹시 내성적인 아이여서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러나 내 안에 쌓인 불안과 두려움이 사람으로부터 온 것들이어서 사람을 무서워하는 것뿐이었다. 나는 그동안 내성적인 아이가 소심한 것이 아니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소심한 것은 불안이 쌓여 생긴 증상이다. 내성적인 사람이나 외향적인 사람 모두가 소심해질 수 있다. 편견은 치유를 더욱 방해하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

공황(panic),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의 불안증상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고통이다.

고통과 통증은 또다시 두려움이 되고, 일생에 걸쳐 악순환에 시달리게 되는 질병이 불안증이다. 이미 오래전의 감정인 불안이라는 가짜감정은 실제로 현재 느끼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치유되어야 하는 것이다.

큰 고통을 겪은 사람을 하나님은 더욱 사랑하신다고 나는 깨달았다. 예수님은 행복한 사람들이 아니라 고통을 겪는 사람들과 매일 매순간 함께 하셨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치유하셨다고 모든 복음서들에서 기록되어 있다. 마음이 상한 자, 몸이 상한 자, 장애인들, 귀신들린 사람들, 가난한 자들, 고아와 과부들, 창녀들....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고 피하는 고통 가득한 사람들과 매일 함께 하셨다.

이천 여년 전에 예수님을 세상에서 직접 만난 그 사람들이 때로는 너무나 부럽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나역시 극심한 고통 속에서 예수님을 만났다. 그래서 그분을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다.

고통이 주님과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하였고 고통 속에서 향기로운 꽃이 피고 열매가 맺혔다. 그래서 또다시 고통과 고난이 와도 이제는 더이상 원망이 나오지 않는다. 고통 중에도 감사할 수 있게 된 것이 기적 같다. 이것은 치유 이후에 찾아온 선물이었다.

아직 원망이 된다고해서 자책하지 말기를 바란다. 나처럼, 더욱 더 치유를 이루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불안이 점점 치유될수록 욱신거리는 통증이 사라지고 신뢰가 회복되며 감사하게 된다. 치유된 이후에도 또다시 고난은 찾아오지만 다시는 원망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자유로워진다. 늘 감사하게 된다.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의 전쟁터를 살아남은 승자가 되길 바란다. 치유되기 전에는 깨닫지 못하는 그것을 이제는 깨닫게 되길 바란다. 평생을 패배자라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마음에 매달린 암덩어리를 제거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 하길 바란다.

그리하여 완전히 자유로워지길 간절히 기원한다.

치유와 따뜻한 동행 www.kclatc.com

~치유가 있는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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