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시행에 있어, 세무조사에 두려움 가진 목회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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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원기 교수의 회계세무 칼럼(31·끝)] 연재를 마치며

▲배원기 교수

▲배원기 교수

지난 1월부터 시작한 이 연재를 오늘로 마치고자 한다. 마치면서, 먼저 "지식(Knowledge)+기술(Technology)+자세(Attitude: 태도)"에 관하여 소개한다. (어떤 분은 이 세 가지를 외울 때, 앞 글자를 따면 "지∙기∙자"가 되는데, 발음을 약간 바꾸어 '죽∙이∙자'라고 해서 "지식, 기술, 자세"의 3가지를 외우는 분도 있다.)

이 세 가지는 사람들의 직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키는 요소라고도 하고, 사람들이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요소라고 한다.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하여도, 회계담당자는 이 세 가지 수행능력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요소 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할까? 대부분 세 번째의 자세(Attitude)를 든다. 어떤 사람이 아무리 지식이 출중하더라도 그 사람을 믿을 수 없다면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는데,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자세(Attitude)라는 것이다.

회계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식이나 기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자세(Attitude)이다. 교회를 비롯한 모든 단체에서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재정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최고 책임자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화제를 바꾸어, 종교인 소득세 과세와 관련된 최근 논란에 대해 필자의 사견을 적는다. 먼저 필자가 1980년대 중반에 일본에서 잠시 생활할 때 보았던 기사 하나를 먼저 소개한다. 오래 되어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는데, 사안은 당시 쿄토시에서 시내에 있는 사찰에게 입장하는 관람객들로부터 받는 입장료의 일부를 입장세(정확하지 않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로서 새로 부과하는 안을 발표한 것에 대한 사찰들의 반응에 관한 것이었다.

이 계획에 대해 쿄토 내 사찰 연합대책회의에서는 입장세 신설 방침에 대해, 사찰들이 자진해서 쿄토시에 일정액을 낼테니 제발 입장세를 신설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이었다. 그 이유는 돈은 얼마든지 내겠지만, (사찰) 입장세가 신설되면 언젠가는 세무당국이 입장세를 과연 제대로 내고 있는지 세무조사를 나오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종교인(성직자)의 소득세 과세에 대하여, 일부 개신교 목회자들은 소득세 과세가 교회에 대한 세무조사의 전 단계라고 하면서 반대한다는 기사를 보고, 30여년 전 일본에서 보았던 일을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견제 세력이 없는 권력은 꼭 부패한다는 말과 같이, 종교단체에 대한 세무조사도 필요하면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사례를 소개하자면, 미국도 교회에 대하여는 가급적 세무조사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해당 교회의 탈세 혐의가 클 때에 한해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국세청도 동일한 입장일 것이다.

어떤 국세청장이 세무조사를 해 보았자 추징세금도 별로 없고, 말이 많거나 시끄럽게 하는 종교단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할 것인지 생각해 보면, 국세청이 종교단체에 대한 세무조사권을 함부로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국에서도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목회자들에 대한 소득세가 낮다는 점을 악용해 교회를 만들어 탈세하는 사례들이 있고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데, 종교인에 대한 소득세 과세가 이루어지면 오히려 종교를 빙자한 사이비 종교단체들이 없어지는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편 종교인(성직자) 소득세 과세로 인해 국가에 내는 세금보다는 종교인에 대한 사회보험 혜택이 더 많다는 점도 더 많이 홍보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개신교의 부끄러운 단면 중 하나인데, 금융브로커로부터 금전이나 향응을 받고 그 금융브로커에게 편익을 제공한 목회자들이 형사처벌도 받지 않고 떳떳하게 지내는 사례를 최근 알게 됐다. 이들도 언젠가는 형사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교회가 세무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형사상 처벌대상이 되는 죄를 범하고도 검찰의 수사를 받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화제를 돌려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에 관해 잠시 생각해 본다. 요즘 비영리 단체들은 매스컴에 보도된 사건, 즉 불우한 어린이를 돕는다며 걷은 기부금 128억원을 빼돌려 집과 자동차를 구입하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진 '새희망 씨앗' 사건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한다. 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비영리단체들의 신뢰감과 투명성에 관한 불신감이 커졌고, 기존 기부자들이 기부를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신규 기부자 유입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개신교 신자들이 줄고 있는 원인도 하나 둘이 아니겠지만, 목회자들이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나 기대에 어긋나는 언행을 가급적 삼가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는 말로 연재를 맺는다.

배원기
공인회계사/홍대 경영대학원 세무학과 교수/신한회계법인 비영리 회계세무 그룹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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