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고통 속에서도 향기로운 꽃은 피고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시월의 강가에 서니 가을빛이 물 위에 어려 더욱 물밑이 깊어 보인다.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물은 우리들 인생과 닮았다. 우리 각자의 인생 시간들은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흘러갔으며 또 흐르고 있다.

그 흐르는 물결 곳곳에 박혀 있던 수많은 크고 작은 뾰족한 돌맹이들에 부딪히기도 했다. 피가 나고 심각한 통증에 주저앉아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하던 시간들도 있었다. 그런 시간들도 계속해서 뒤로 뒤로 밀리며 새로운 곳으로 시간은 우리의 생을 가져다 놓는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의 고통 속에서 나름대로 의미를 찾으며, 때로는 힘든 치유의 시간을 보내며 살아가고 있다. 고통,이라는 진창 속에서도 향기로운 꽃은 핀다. 인생의 고통은 사람마다 다르고 각자가 느끼는 고통의 크기도 다르다.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고통이 가장 크다고 느끼겠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느낀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란다. 그리고 고통 속에서 핀 꽃은 더욱 향기가 짙다는 사실도 알기를 바란다.

자기 몫의 고통을 뚫고 이기고 극복하면 자신의 인생밭에 자신이 원하는 꽃을 피우게 된다. 그 향기는 생애를 관통하여 흐르며 당신의 인생을 의미있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꽃밭을 가지고 있다. 눈을 들어 보면, 온갖 모양의 형형색색의 꽃밭이 각 사람의 생의 정원에 만들어진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나만 꽃이 피지 않는다고, 잡초만 무성하다고, 괴로워하지 말길 바란다. 언젠가 당신의 꽃이 향기롭고 무성하게 피어날 것이다.

여기 그런 한 사람을 소개한다.

중년의 K 씨는 어린 시절 성폭행의 상처로 오랜 시간 우울증을 겪었다. 당시에는 그것이 우울증인 줄도 모르고 그저 막연하게 힘든 시간을 보냈다. 누구보다 그녀의 편이 돼 주었어야 할 어머니는 딸이 수치스러운 짓을 당했다는 생각에 숨기기 급급했다. 같은 여성인 어머니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한 그 끔찍한 기억은 그녀의 가슴에 깊이 박혔다. 

대학을 졸업하고 열심히 일을 하며 그 기억은 어느정도 잊혀지는 듯 했다. 나쁜 기억은 다 잊고 살아야 한다는 엄마의 조언이 도움이 되는 것도 같았다. 어차피 잊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녀는 교회에서 착실한 청년을 만나 결혼했고 그걸로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안정적인 삶이 분명했지만 그녀는 늘 불안과 괴로움에 시달렸다. 무엇이 문제인 줄 알면서도 그녀는 이를 악물고 옛 기억과 감정을 덮으려 애썼다. 

정신과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먹었지만 정신만 멍하고 삶의 의욕이 사라졌다. 아무리 독한 약도 어린 나이에 당했던 그 끔찍한 악몽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숨기려 지우려 애썼던 상처가 눈물과 함께 드러났다. 

그녀는 지금 그 상처의 무게에 짓눌려 잃어버린 시간과 감정을 찾아가고 있다.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그 고통이 삶의 숨통을 틔어주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음 어딘가를 절단한 채 죽은 삶을 살았을 거라고 그녀는 고백했다. 그녀는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야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인생밭에 향기로운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여성과 똑같은 상처가 있더라도, 혹은 다른 종류의 고통이 죽을 것 같은 통증을 동반하여 지금 당신을 괴롭히더라도, 마침내 다 사라질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아니 다 사라지지 않더라도 그 고통 속에서 핀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보면서 새로운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고통이 완전히 없어진다면 행복해 질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고통 속에서도 우리는 기뻐하며 행복해질 수 있다. 질병의 근원을 치유하고나서도 아직 남아있는 습관적 고통의 감각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 습관은 무의식의 영역에 깊이 파묻혀 있기 때문에, 모든 습관은 치유 이후에 서서히 바로 잡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통의 진창에서 결코 무너지지 않기를 기원한다. 고통이 끝없이 이어진다해도 완벽한 절망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이미 경험했다. 주님이 당신과 내 옆에서 영원히 함께 하고 계시므로, 아직 신의 은총이 느껴지지 않는다해도, 우리는 각자의 꽃을 피우며 세상에 향기를 피워 올리게 될 것이다.

쉬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계속해서 흘러가며 마침내 치유의 완성을 이루고 삶의 꽃을 향기롭게 피워낼 것이다.   

치유와 따뜻한 동행 www.kclatc.com

~치유가 있는 방송~

강선영의 힐링카페 http://wowccm.net/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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