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눈으로 본 먹거리 문제
성경이 말하는 먹거리-하나님이 베푸신 원초적 먹거리(食物)
식물(植物)은 하나님께서 지구에 창조하신 최초 생명체였다. 하나님은 지구에 땅(토양)과 물을 주신 다음 식물을 창조하였다. 창조의 셋째 날이었다. 성경 창세기(1:11-12)에는 이때 창조하신 세 가지 주요 식물이 소개되어 있다. (1) 씨 맺는 채소와 (2)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와 (3) 푸른 풀이었다. 풀은 히브리어 '에세브'(신 29:23, 시 72:16. 암 7:2)로 우리가 흔히 먹는 녹색 야채와 관련되어 있다. '에세브'는 사람(창 3:18)과 동물(신 11:15, 시 106:20)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채소라고 번역된 '제라'는 주로 번식과 관련된 씨 가진 식물을 말한다. 출애굽 한 이후에도 여전히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고 싶어 했던 애굽 땅의 오이와 메론과 부추, 양파, 마늘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제라'는 사람의 씨(후손, 창 3:15,민 5:28)에도 그대로 사용되어 진 단어다. 식물의 씨든 동물의 씨든 비유적으로나 은유적으로 보면 번식(繁殖)이라는 의미에서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이미 옛 히브리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나타내는 단어는 '페리'인데 다년생으로 수확하는 과일나무를 지칭한다.
이렇게 하나님은 최초로 창조한 생명체인 식물(植物)에 대해 주로 사람의 먹거리(食物)와 관련하여 말씀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된다. 본래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한 섭생법(攝生法)은 채식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일차적 채식은 당연히 생식(生食)이었을 듯하다. 이것은 인간뿐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사과와 배와 수박, 오이 등을 굳이 가열하여(火食)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하나님은 노아 홍수 이후 육식을 공식적으로 허락하셨다(창 9:3-4절). 따라서 육식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다. 다만 육식의 섭생에는 하나님이 명하신 법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창 9:4). 하지만 하나님은 식물에 대해서는 별 다른 섭생법을 제시하지 않으셨다. 생식과 화식(火食)이 적절히 가능한다 볼 수 있다.
세상의 먹거리
육식이 허락되면서 인류는 다양한 먹거리를 섭취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과학이 발달하면서 먹거리에 담긴 성분에 대해 단순하게 (1) 채소 (2) 열매 맺는 나무 (3) 푸른 풀로 구분하지 않고 탄수화물(일명 당질糖質, glucide), 지질(脂質, 일명 지방), 단백질을 3대 영양소라 부르기 시작했다. 탄수화물과 지방과 단백질의 일부는 주로 에너지원(열량소)으로 쓰이고 단백질은 탄수화물과 지방을 분해하고 영양 유지에 다양한 역할을 감당하는 아주 중요한 물질이다. 먹거리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면서 비타민과 무기물(미네랄)들도 먹거리의 중요 성분임을 알게 되었다. 이밖에도 먹거리에는 특수한 기능을 하는 특수 성분(알칼로이드, 배당체, 일부 자연 독 등)도 있음을 밝혀냈다. 이들 성분들이 어우러져서 먹거리는 저마다 다양한 맛과 빛깔과 냄새를 지니게 되었다. 이렇게 하나님이 주신 모든 먹거리는 창조의 선한 질서 속에 귀한 생명 유지 물질들을 지구촌 생명체들에게 공급한다.
오메가-3는 무엇일까?
언제부터인가 건강에 좋다고 '오메가-3'를 챙겨 먹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식품을 전공하지도 않은 방송 의사들이 늘어나면서 오메가-3를 선전해 준 덕분(?)이다. 식품 성분 가운데 오메가-3는 지질(脂質, lipids)에 속한다. 오메가-3라고 부를 때는 보통 오메가-3 지방산을 가리키는데 여러 종류가 있다. 섭취하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광고하는 DHA(Docosahexaenoic acid)나 EPA(Eicosapentaenoic acid)도 모두 일종의 오메가-3 지방산이다. 하지만 바다 오염으로 인한 납이나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으로 오염된 어패류는 오히려 유아에게 최기형성(催奇形成, teratogenic) 효과를 가져와 학습지진아나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FDA가 임산부들에게 일부 어패류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오메가-3가 많이 포함된 어류들도 중금속 오염에 취약함을 기억해야 한다.
지질은 구성 성분에 따라 단순(유지, 왁스 등), 복합(지질에 다른 성분 결합), 유도(각 지질의 분해물 및 유도체) 지질로 나누는데 지방산은 유지(油脂, oil & fat)의 90% 가량을 점유하는 중요 구성 성분으로 가수분해(加水分解)로 생성된다. 지방산은 분자 중에 이중 결합이 없는 포화 지방산과 이중 결합이 있는 불포화지방산으로 크게 나눈다.
오메가-3는 지방산 분자를 구성하는 탄소 사슬의 가장 끝 탄소(carboxyl기<-COOH>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탄소이며, 그리스어로 맨 끝 글자인 오메가(ω)의 뜻을 살려서 명칭을 정함)로부터 세 번째에 위치한 탄소에서부터 이중결합이 형성된 불포화 지방산을 말한다. 오메가-3는 반드시 섭취가 필요한 필수 지방산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포화지방산은 해롭고 불포화지방산은 이롭다고 생각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모든 먹거리에는 창조 질서와 섭리가 있으므로 이들을 이롭고 해롭다고 단순 구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단지 균형 잡힌 섭생이 중요할 뿐이다. 일반 동식물유나 버터, 채종유에도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 적절히 섞여 있다. 반면에 몸에 좋다는 야쟈유나 땅콩유, 밀납에도 불포화지방산보다 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다. 비만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포화지방 섭취를 줄여야 하고 결핵이나 영양 결핍 환자라면 지방 섭취를 늘려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골고루 섭취하고 적절히 운동하면 된다. 먹거리를 선악으로 구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메가-3 효과 과장되었다!
일부 비타민과 식품 성분의 치유 기능과 효능에 대한 과장된 주장을 늘 경계해 온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팀이 이번 오메가-3 관련 연구에서도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 등이 많은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는 데 오메가-3 지방산의 치료 효과에 대해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과를 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암의생명과학과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와 UCLA 보건대학원생팀은 1988~2016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가지고 오메가-3 지방산의 이상지질혈증 예방과 치료 효과에 대해 58편의 임상시험(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을 종합한 메타 분석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분석 결과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가짜약보다 38.59㎎/dL 낮췄고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을 3㎎/dL 높였다. 하지만 분석한 임상시험 간 효과 차이가 심했고 임상시험의 70%는 연구 대상자가 100명 미만으로 적었다.
미국심장협회는 그동안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근거로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을 1주일에 2회(1회 100g 내외, 손바닥 크기 정도)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음식을 통해 섭취하지 못하면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를 복용하라고 권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팀이 그동안 나온 논문을 분석한 결과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를 복용해도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지 못했다.
명 교수는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나 의약품이 중성지방을 떨어뜨린다는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왔다"며 "현재 이상지질혈증의 치료 가이드라인에 오메가-3 지방산이 치료제로 돼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학회나 전문가 단체에서 가이드라인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서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가 건강기능식품으로 고중성지방혈증 및 심혈관 질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적지 않은 사람이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 구입에 돈을 쓰며 복용하고 있다"며 "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생선과 같은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필자는 명 박사의 견해에 동의한다. 건강을 위해 일부러 값비싼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보다 금연, 절주, 규칙적 운동을 통한 표준체중 유지,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절제하고 과일과 채소의 충분한 섭취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주님과 동행하며 샬롬과 기쁨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성경적 섭생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국제학술지 유럽지질과학기술저널(European Journal of Lipid Science and Technology) 12월호에 실렸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