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복음의 고향 갈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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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성경에서 '갈릴리 지역'의 경계는 뚜렷하게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크게 분류하여 세 지역으로 나뉜 팔레스타인의 북쪽 지방이라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갈릴리 호수 주변과 그 남쪽 지역을 가리킵니다. 북쪽으로는 페니키아, 동쪽으로는 시리아를 경계로 하며, 이 지역은 주민들은 남쪽에 위치한 사마리아와 유대 지방과 비교해, 당시 로마 제국의 수탈 때문에 빈곤하게 살았습니다.

로마 제국의 수탈과 세리, 대리청정인 헤로디아 정권, 사제 계급의 세금 징수를 통해 주민들의 삶은 참으로 고단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에 항의하거나 저항하면 공개 처형인 십자가형으로 학살하는 등, 주민들을 심하게 탄압하였습니다. B.C. 734년 앗수르 왕 티을라드 필세르 3세가 이스라엘 왕국을 점령한 후 갈릴리에 살고 있는 유대인 다수를 강제 추방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 갈릴리는 예수님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로마제국의 탄압과 헤로디아 정권의 탄압, 교회 사제 계급의 세금징수 등으로 희망 없는 고단한 삶을 영위하는 동안, 세례자 요한까지 잡혀가면서 절망의 세월을 보내고 있을 때, 산 소망의 구주이신 메시아가 등장하여 소망의 복음을 전파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곳 갈릴리에서 33가지 기적 중 25개의 기적을 행하셨고, 성경에 기록된 32가지 중 19개의 비유를 이곳 갈릴리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산상수훈'인 팔복을 비롯한 행복한 삶을 사는 법도 이곳 갈릴리에서 선포하셨으며(마 5:3-12), 부활하시어 제자들을 만나신 곳도 이곳 갈릴리였습니다(마 26:32).

그리고 제자들도 대부분 갈릴리 출신들이었으며,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하신 마지막 선포의 사명을 주신 곳도 갈릴리의 산이었습니다(마 28:16-20). 아마 예수님께서는 '복음의 일자리'를 이곳 갈릴리 출신들에게 주시면서 사명을 맡긴 것 같습니다.

갈릴리는 성경을 통해 우리 신앙인들에게 친숙한 지역으로 기억되며, 우리 삶의 현장과 무척 닮은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 현장의 일터이고, 우리가 상처를 받고 병들어 아파하는 장소이면서, 또한 치유를 받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매 주일마다 교회에서 말씀으로 가르침을 받는 곳이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곳이며, 마귀를 쫓아내시는 곳 역시 우리 삶의 현장인 교회입니다.

오늘날 우리 삶의 현주소는 갈릴리입니다. 그곳 갈릴리에 주님은 오셨고, 오신 주님은 우리에게 참 평안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삶'의 현장에 들어오셔서 주님의 일을 시작하시는 그 자체를 두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 신앙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 회개하며, 복음을 받아들이고 믿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과 함께할 복음의 일꾼들을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 삶의 현장에, 예수님께서 연약한 우리들을 불러 사용하려 하십니다. 바로 이곳이 갈릴리이고 우리 삶의 현장입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우리가 응답할 때, 비로소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말씀이 우리에게 정말 복음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삶의 현장은 거룩하신 예수님과 만나는 곳입니다. 그곳이 바로 삶의 현장이요 교회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전하신 복음, 기쁜 소식을 믿고 받아들이는 장소, 갈릴리이기도 합니다.

갈릴리의 기쁜 소식은 바로 내가 복음을 믿고 회개하는 것입니다. 회개에는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되며, 회개의 힘은 기쁨으로 충만하게 솟아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삶의 현장은 벗어나야 하는 곳이 아니라,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복된 곳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삶의 현장인 갈릴리를 소중하고 정의롭게, 욕심으로 파괴되지 않도록 지켜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노력을 아낌없이 할 때, 이곳 갈릴리와 우리 삶의 현장과 교회를 주님께서 복되다 칭찬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각자의 뜻과 마음대로 모든 것들이 펼쳐지고 이루어진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삶도 없을 것입니다. 고난과 역경 속에 주어지는 삶의 현장과 주님의 뜻을 헤아리는 것이 지혜로운 신앙생활이라 여겨집니다.

우리의 삶에 지금 어두운 비가 내리고 있다면, 분명 밝은 햇빛이 내리쬐는 희망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비가 오든, 사나운 폭풍이 불든, 그리고 많은 눈이 오든,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는 신앙생활만이 소망을 이룬다는 것을, 자신의 삶에서 체험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복음을 처음 전하신 곳,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우리 삶의 현장에 직접 찾아오셔서 행복을 안겨주시고, 절망에서 소망으로 바꿔주신 주님의 한량 없는 그 크신 사랑이 시작된 곳, 갈릴리를 우리 신앙인들은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 복음의 갈릴리는 사랑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교만과 고집, 내 뜻과 나를 내려놓지 않는 갈릴리의 복음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는 주님의 음성을 들으시는 신앙인이라면, 곧 닥쳐올 주님의 재림을 하루 속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탐심과 명예와 권력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소모하지 말고, 참되게 살아가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며 실천하는 삶의 현장 갈릴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갈릴리는 우리 삶의 현장이요, 곧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는 화평해야 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고단한 삶 가운데 아파하고 신음하는 우리에게 친히 찾아오신 주님의 자비와 사랑을 체험했다면, 우리 역시 이웃을 향해 따뜻한 복음을 펼쳐야 할 의무가 있으며, 교회는 그러한 갈릴리의 향기를 전해야 하겠습니다.

복음이 시작된 곳 갈릴리의 사명을 깨닫는, 이 땅에 세워진 교회와 모든 신앙인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효준 은퇴장로(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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