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양칼럼] 평화의 봄이 떠오르게 한 추억

|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던 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던 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

오래 전에 한 가지 일로 욕을 많이 얻어먹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어떤 한 사람이 인터넷상에서 저를 집요하게 공격하며 물고 늘어졌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러한 공격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안 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그 분이 목사님 아들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서 그렇게 교회와 목회자를 공격하는 사람이 되었는가, 무슨 상처와 아픔이 있기에 그럴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그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공격받은 내용인즉 미국 조지 부시와의 만남 후 아들과의 대화 때문이었습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남북에 대단한 평화의 분위기를 조성하였는데요. 저 역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반성, 화해로 통일의 길을 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면서 흩어진 국론을 통합하고 남북이 화해, 협력하며 평화통일의 꽃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특별히 평창 동계올림픽의 설국열차가 평화열차가 되고 그 평화열차가 다시 통일열차가 되어 은빛 레일 위를 질주하게 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국회 대강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과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기도회에서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평화의 헌시를 낭송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는 이미 주일설교 준비를 다 해 놓았지만 금요일 오후에 '다시 평화의 아침을 열자'는 주제의 설교로 바꿔 준비를 했습니다.

지난 화요일에는 국민일보에 가서 윤영관 전 통일부장관, 이영훈 목사님, 박종화 목사님과 함께 정상회담을 평가하고, 한국교회가 어떻게 평화의 길을 열어갈 것인가에 대해 대담도 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의 90% 이상이 남북정상회담을 잘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기회를 잡는 정치적 감각뿐만 아니라 김정은과 트럼프를 끌어안을 수 있는 깊은 마음과 아량이 있었습니다. 사실 트럼프가 얼마나 다혈질입니까? 그런데도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품잖아요. 강한 이빨보다 부드러운 혀가 오래 산다는 말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연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북미회담까지 끌어내었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아들보다도 어린 사람인데도, 조금이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깍듯하게 대우하며 회담을 이끌어갔습니다. 더구나 대통령의 얼굴과 눈빛에서는 평화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품고 포용할 수 있다는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반도 땅에 평화의 봄이 오게 한 것이죠.

저도 2006년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 되고 있을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는 노무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었는데, 미국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달갑지 않게 생각했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못하는 영어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존경하는 부시 대통령님, 우리 대한민국 대통령님을 사랑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대통령님은 일본을 주적으로 삼다보니 북한과 가깝게 보일 뿐이지 절대로 그런 분이 아닙니다. 우리 대통령님께서 미국에 오실 때 잘 환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말하며 최대한 굽실거리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왜냐면 그 때 부시가 김정일을 '악의 축'이라고 했고 전쟁광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혹시나 북에 선제공격을 해 또 전쟁이 날까봐 그랬던 것이죠. 그랬더니 그것을 지켜본 제 아들이 나오면서 "아빠는 한국의 큰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님이면서 체통을 지키셔야죠." 그때 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야 이놈아! 너는 아빠를 몰라서 그래. 아빠는 자존심이 없어서 그런 줄 아느냐? 아빠처럼 자존심 센 사람이 어디 있느냐? 그러나 아빠는 남과 북이 평화롭게 살고 전쟁만 피할 수 있다면 부시 대통령의 구두를 열 번이라도 핥겠다."

그리고 제가 이 상황을 주보 칼럼에 썼거든요. 그러자 어떻게 제 글을 읽었는지 저를 공격했던 분이 친미 프레임을 걸어서 저를 미제국주의의 앞잡이라고 빈정댔던 것입니다. 물론 제 표현이 좀 지나쳤는지 모르지만 그만큼 나라를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했던 거지요. 그래서 이번에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의 새 봄이 오기를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정상회담 이후에 남북이 평화의 분위기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때로는 눈물이 나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바로 이런 때 저를 오해하고 공격했던 분이 생각납니다. 사실 오해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도 그 때 그 분을 위해 기도하고 축복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도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고 옛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땅에 오고 있는 평화의 새 봄과 종전의 종소리가 그 모든 걸 덮어버리고 있기 때문이죠.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감리교 감독회장 이취임식

[기감 최종] 김정석 신임 감독회장 “복음으로 미래 열 것”

김정석 목사(광림교회)가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 신임 감독회장에 취임했다. 김 신임 감독회장은 취임사에서 “오직 복음의 능력으로 도전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감리교 제36회 총회 감독회장 및 감독 이‧취임식이 31일 오후 2시…

이성경

배우 이성경 “코로나 때 텅 빈 예배당서 찬양했는데…”

첫날 문화공연을 위해 배우 이성경 자매가 나와 ‘내 길 더 잘 아시니’를 불렀다. 이후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성경 자매”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처음 이 자리에서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렸을 때가 떠오른다”며 “코로나 때였다. 이 큰 예배당이 비어…

프랜차이즈 가마치통닭의 (주)티지와이 회장 김재곤 장로

가마치통닭 김재곤 대표 “‘원망’ 대신 ‘감사’ 택했더니… 선물받은 ‘기적의 삶’”

중학생 때 부모 잃고 소년가장 전락 힘겹게 꿈 키우다 누명 써 구치소행 우연히 읽은 성경 속 ‘용서’ 구절에 용서 실천 후 평안 얻고 신앙 시작 그 어떤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한 대한민국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가마치통닭은 바로 이곳에 2016년 불쑥 뛰어들어…

보편적 인권과 차별금지법 포럼

정치인들 “교회가 차별금지법 문제점 적극 알려야”

11월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보편적 인권과 차별금지법’ 전문가포럼에서는 국회의원들과 목회자들의 인사와 축사, 격려사, 그리고 성명서 발표도 이어졌다. 이날 ‘국민 대다수 보편적 인권을 무시하고, 소수인권을 앞세우며 기독…

‘보편적 인권과 차별금지법 : 일부 야당의원들이 앞장서고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에 대한 문제점’ 포럼

“고민정·김성회·천하람 의원, 기독교 혐오한 것”

일부 야당 의원들이 앞장서고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소수 인권을 앞세워 기독교를 능멸하는 일부 야당 의원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보편적 인권과 차별금지법’ 전문가포럼이 11월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

“중국 정부, 양심 있다면 탈북민들 증언 외면 못할 것”

‘중국 정부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10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개최됐다. ‘탈북민 강제북송반대 범국민연합’ 주최로 열린 이날 기자회견은 선영재 사무국장 사회로 김정애 공동대표(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 전마…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