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한 가지 일로 욕을 많이 얻어먹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어떤 한 사람이 인터넷상에서 저를 집요하게 공격하며 물고 늘어졌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러한 공격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안 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그 분이 목사님 아들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서 그렇게 교회와 목회자를 공격하는 사람이 되었는가, 무슨 상처와 아픔이 있기에 그럴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그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공격받은 내용인즉 미국 조지 부시와의 만남 후 아들과의 대화 때문이었습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남북에 대단한 평화의 분위기를 조성하였는데요. 저 역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반성, 화해로 통일의 길을 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면서 흩어진 국론을 통합하고 남북이 화해, 협력하며 평화통일의 꽃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특별히 평창 동계올림픽의 설국열차가 평화열차가 되고 그 평화열차가 다시 통일열차가 되어 은빛 레일 위를 질주하게 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국회 대강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과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기도회에서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평화의 헌시를 낭송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는 이미 주일설교 준비를 다 해 놓았지만 금요일 오후에 '다시 평화의 아침을 열자'는 주제의 설교로 바꿔 준비를 했습니다.
지난 화요일에는 국민일보에 가서 윤영관 전 통일부장관, 이영훈 목사님, 박종화 목사님과 함께 정상회담을 평가하고, 한국교회가 어떻게 평화의 길을 열어갈 것인가에 대해 대담도 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의 90% 이상이 남북정상회담을 잘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기회를 잡는 정치적 감각뿐만 아니라 김정은과 트럼프를 끌어안을 수 있는 깊은 마음과 아량이 있었습니다. 사실 트럼프가 얼마나 다혈질입니까? 그런데도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품잖아요. 강한 이빨보다 부드러운 혀가 오래 산다는 말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연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북미회담까지 끌어내었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아들보다도 어린 사람인데도, 조금이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깍듯하게 대우하며 회담을 이끌어갔습니다. 더구나 대통령의 얼굴과 눈빛에서는 평화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품고 포용할 수 있다는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반도 땅에 평화의 봄이 오게 한 것이죠.
저도 2006년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 되고 있을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는 노무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었는데, 미국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달갑지 않게 생각했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못하는 영어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존경하는 부시 대통령님, 우리 대한민국 대통령님을 사랑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대통령님은 일본을 주적으로 삼다보니 북한과 가깝게 보일 뿐이지 절대로 그런 분이 아닙니다. 우리 대통령님께서 미국에 오실 때 잘 환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말하며 최대한 굽실거리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왜냐면 그 때 부시가 김정일을 '악의 축'이라고 했고 전쟁광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혹시나 북에 선제공격을 해 또 전쟁이 날까봐 그랬던 것이죠. 그랬더니 그것을 지켜본 제 아들이 나오면서 "아빠는 한국의 큰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님이면서 체통을 지키셔야죠." 그때 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야 이놈아! 너는 아빠를 몰라서 그래. 아빠는 자존심이 없어서 그런 줄 아느냐? 아빠처럼 자존심 센 사람이 어디 있느냐? 그러나 아빠는 남과 북이 평화롭게 살고 전쟁만 피할 수 있다면 부시 대통령의 구두를 열 번이라도 핥겠다."
그리고 제가 이 상황을 주보 칼럼에 썼거든요. 그러자 어떻게 제 글을 읽었는지 저를 공격했던 분이 친미 프레임을 걸어서 저를 미제국주의의 앞잡이라고 빈정댔던 것입니다. 물론 제 표현이 좀 지나쳤는지 모르지만 그만큼 나라를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했던 거지요. 그래서 이번에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의 새 봄이 오기를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정상회담 이후에 남북이 평화의 분위기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때로는 눈물이 나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바로 이런 때 저를 오해하고 공격했던 분이 생각납니다. 사실 오해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도 그 때 그 분을 위해 기도하고 축복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도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고 옛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땅에 오고 있는 평화의 새 봄과 종전의 종소리가 그 모든 걸 덮어버리고 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