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몰텐슨의 「수십억 년의 연대를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7 가지 이유」의 6항에 대한 비판적 검토
6항. 수십억 년 이라는 생각은 과학적인 사실들로부터 생겨나지 않았다.
[번역문] *이 번역문은 KACR의 홈페이지에서 인용했다.
이 생각은 18세기 말과 19세기 초에 이신론적이고 무신론적인 지질학자들에 의해서 개발되었다. 이들은 창조와 홍수 및 지구의 나이에 대한 성경적 설명을 명백하게 반대하는 방법으로 지질학적 관측들을 해석하기 위해서 반성경적인 철학적, 종교적 가정들을 사용했다. 대부분의 교회 지도자들과 신학자들은 성경과 오래된 연대를 조화시키기 위해서 간격이론, 날-시대 이론, 지역적 홍수론 등을 사용하여 빠르게 타협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지질학적 주장들에 대한 이해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주의 깊게 성경을 연구하여 그들의 타협책을 방어하려 하지도 않았다. '오래된 연대(deep time)' 개념은 과학적 관측으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자연주의적 가정(naturalistic assumptions)들로부터 생겨난 것이다.
[비판적 검토]
몰텐슨은 이신론적이고 무신론적인 지질학자들이 오래된 연대(deep time)를 개발하기 위하여 반성경적 가정들을 사용해서 지질학적 관측들을 해석했다고 주장한다. 몰텐슨에 의하면 오래된 연대 개념은 과학적 관측으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자연주의적 가정들로부터 생겨난 것이다. 몰텐슨이 말하는 반성경적 지질학자들은 동일과정설(또는 균일설)을 제기했던 초기 과학자들이다. 18세기 말에 『지구의 이론』(1785)을 발표한 제임스 허튼(James Hutton, 1726-1797)과 19세기 초에 허튼의 이론을 계승하여 『지질학 원리』 3권(1830-1833)을 출판한 찰스 라이엘(Charles Lyell, 1797-1875)이 그들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교회 지도자들과 신학자들이 오래된 연대 개념과 타협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질학자들이 개발한 지질학은 반성경적 가정들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점점 새롭게 발전한 장비들을 이용하여 수집한 자료들을 정밀하게 분석한 것이라는 사실을 살펴보자. 그리고 오래된 연대를 지지하는 대부분의 교회 지도자들과 신학자들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을 인정하는 것뿐이며, 그것이 반성경적이 아니라는 사실도 검토해보자.
1807년 설립된 '런던지질학회'가 주류 이론으로 채택한 동일과정설은 당시 기독교의 노아홍수 격변설과 대립한 것이 사실이다. 노아홍수 격변설은 한 번의 대홍수로 전 지구의 지층이 일거에 형성되었다고 주장하지만, 동일과정설은 다수의 지역적 격변이 누적되어 지층을 형성했다고 주장한다. 당시 대영제국은 성공회(聖公會)를 국교로 하는 기독교 국가였다. 그러나 대영제국은 식민지 개척과 제1차 산업혁명의 성공으로 지구상에서 '해가 지지 않는'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었고, 사상적으로도 가장 개방적이었다. 이러한 관용적 사회 분위기는 빅토리아 여왕(Queen Victoria, 1819-1901, 재위 1837-1901) 시대에 이르러서는 학문적 자유가 더욱 발전되었다. 덕분에 독일에서 추방된 칼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1820-1895)가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던 중에 유물론을 주장하는 『공산당 선언』을 1848년에 발표할 수 있었고, 신학 공부를 했던 찰스 다윈(Charles R. Darwin, 1809-1882)은 1859년에 『종의 기원』을 발표하여 진화론을 주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기독교의 전통적 세계관에 도전하는 학설이 여러 갈래로 등장하게 되었다.
광산학(鑛山學) 등이 본격적으로 발전되기 전이었던 당시에 지질학은 가장 인기 있고 유망한 학문이었다. 지질학은 각지에 분포한 암석과 지층을 연구함으로써 산업혁명 시기에 필요했던 광물과 에너지 자원의 탐사에도 유용했기 때문이었다. 지질학에서 암석과 지층에 대한 연구는 대개 오래된 것일수록 밑에 놓인다는 지층누중(地層累重)의 원리에 따른다. 그러나 1920년대에 방사성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지층과 화석의 절대연령을 알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초기 지질학에서는 지층과 화석의 관계를 상대적으로 비교하여 각 시대의 순서를 정해 놓은 '상대 지질 연대표'를 만들어 썼다. 이런 결함을 보완하기 위하여 '절대 지질연대표'를 처음 만들었던 지질학자는 『지구의 나이』를 발표한 영국의 지질학자 아서 홈스(Arthur Holmes, 1890-1965)였다. 그는 1927년에 방사성 우라늄-납 측정법을 지질연대 측정에 이용하여 지구의 나이를 36억년으로 계산했다. 이후에도 연대측정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홈스의 '절대지질연대표'는 계속 수정되었다. 지질학은 이런 과정을 거쳐 발전하였다. 그러므로 지질학은 몰텐슨이 주장하듯이 반성경적 가정들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지구 각지의 지층에 대해 실제 탐사와 관찰의 방법을 통해서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발전한 것이다.
지구의 나이를 45.5억년이라고 처음 주장한 과학자는 1953년에 운석을 우라늄-납 측정법으로 분석했던 클레어 패터슨(Clair C. Patterson, 1922-1995)이었다. 운석은 대개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 안을 떠돌아다니다가 지구로 떨어진다. 운석의 나이를 측정하면 태양계의 나이를 알 수 있고, 따라서 지구의 나이를 알 수 있게 된다. 세계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운석의 나이를 측정한 결과는 대개 45억년 이상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2014년 3월 경남 진주시에 떨어진 운석을 고분해능이차이온질량분석기(SHRIMP)를 이용해서 분석한 결과 45.6억년 된 것으로 판정했다. KBSI는 이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 된 암석은 호주 잭 힐(Jack Hill) 지역의 역암(conglomerate)으로 그것에 섞여 있던 지르콘(zircon) 결정(結晶)을 분석하여 약 44억4백만 년 전의 것으로 측정되었다는 사실까지 소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멜러니 바르보니 교수팀은 시카고대, 프린스턴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지질연대학센터와 공동으로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달에서 가져온 월석들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지에 발표했다. 공동 분석에 사용했던 각 월석들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에 의하면, 달의 나이는 약 45.1억년으로 모두 일치하게 나타났다. 과학계는 달이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가 생성되고 약 6000만 년 후에, 지구에 충돌한 화성 크기 소행성의 잔해라는 것으로 인정한다. 그렇다면 지구의 나이는 45.7억년으로 계산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지구의 나이는 약 46억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몰텐슨이 여기서 "대부분의 교회 지도자들과 신학자들이 지질학자들의 오래된 연대 개념과 타협했다"고 비판하는 이론들 중에서 아직 다루지 않았던 것은 지역적 홍수론이다. 몰텐슨은 그의 문자적 성경 해석에 의하여 노아의 홍수가 전 지구적 지층을 형성한 유일한 대격변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몰텐슨은 그의 주장에 반대되는 지역적 홍수론을 반성경적 가정을 사용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질학에서는 홍수를 지층의 형성 또는 변형의 원인들 중 하나라는 점은 인정한다. 지질학은 현재까지 이루어진 지층의 형성 또는 변형의 주원인을 점진적인 동일과정설에 의하여 설명하면서, 그런 과정에 노아홍수와 같은 지역적 홍수들이 다수 있었다고 본다. 말하자면 지질학에서는 노아의 홍수를 하나의 지역적 홍수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 크리스천들은 성경에 기록된 노아의 홍수 기사와 지질학적 주장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쇄는 성경에 기록된 고대 히브리인들의 세계관이다. 하나님의 계시에 의해 형성된 고대 히브리인들의 세계관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고대 히브리인들에게 현대적 세계관과 지질학적 지식을 가르쳐주지 않으신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고대 히브리인들은 노아의 홍수가 어떻게 전 지구를 뒤덮은 사건인 것처럼 이해했을까? 아래의 그림은 창세기 1장, 욥기 38장, 그리고 잠언 8:24-30 등에 언급된 계시에 의하여 고대 히브리인들의 세계관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었는지를 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그림에서와 같이 고대 히브리인들이 인식했던 전 지구는 사방에서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높은 산(天柱)들로 둘러싸인 땅(地山)이었다. 현대적 개념으로는 커다란 분지(盆地) 같은 것이다. 해와 달과 별들이 있는 궁창(穹蒼) 위에도 물(天上的 水)이 있었다. 노아의 홍수 때에 땅을 덮은 물은 하늘의 창문(水門)이 열리면서 쏟아진 것이다. 노아의 홍수 때, 깊음의 샘들이 터지자 심연(深淵)의 물은 지각을 뚫고 땅 위로 솟아나왔다. 이 물들이 분지와 같은 땅에 쌓이고 넘치면서 수면이 15규빗이나 상승하고 천하의 높은 산이 다 잠겼다(창 7:20), 150일이 지나서 하나님이 바람을 땅 위에 불게 하시매(물들이 바다로 빠져나가면서) 수면이 낮아지게 되었다. 노아의 홍수 기사는 히브리인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해석되어야 하지 않을까?. 고대 히브리인들의 세계관에서는 노아의 홍수가 전 지구적이었다고 보았을지라도, 바다를 포함하는 현대적 지구 개념에서는 땅(하나의 분지)에서만 일어난 홍수라고 이해해야 한다. 성경에서도 홍수는 땅에서만 일어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현대적 지구 개념에서는 노아의 홍수가 지역적 홍수라고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몰텐슨이 주장하는 젊은 우주론은 제대로 주의 깊게 성경을 연구한 것도 아니고, 현대과학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이론이라는 사실은 이제까지 검토했던 바와 같이 명백하다. 젊은 우주론자들이 제대로 주의 깊게 성경을 연구한다면, 간격이론, 날-시대 이론, 지역적 홍수론 등을 오랜 연대와 타협한 이론이라고 공격하는 일을 스스로 그만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제는 과학계에서 암석이라는 물리적인 증거들을 측정하여 산출한 46억년의 지구 및 태양계 연대는 젊은 우주론자들의 문자적 성경해석에 따라 바꿔질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타협이론이라는 말은 오히려 시대착오적인 젊은 우주론에 적용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젊은 우주론은 안식교 창시자 엘렌 화이트 여사가 환상에서 본 노아홍수를 계시라고 해석한 것과 타협한 것이다. 안식교 신자 조지 맥그리디 프라이스가 『신지질학』에서 그녀의 환상을 이론화했고, 이를 바탕으로 헨리 모리스는 『창세기 홍수』에서 우주와 지구가 겉보기에는 수십억 년이나 오래된 것 같지만, 실제로는 6천 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나님이 우주와 지구를 겉 다르고 속 다르게 창조하셨다면, 말 못할 무슨 사정이라도 있었단 말인가? 이토록 모순이 가득 찬 젊은 우주론을 전파하기 위하여 모리스는 미국에서 ICR을 설립하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조직했다. 그러나 젊은 우주론의 실상은 화석화된 엘렌 화이트의 노아홍수 환상을 믿으라는 억지 주장에 다름 아니다. 이제 젊은 우주론은 과학적 상식을 가진 현대 일반인들에게는 물론 크리스천들에게서도 배척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현대 크리스천들 중에서도 몰텐슨처럼 과학을 부정하는 말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그런 종류의 주장들을 한 마디로 묶으면, 성경은 '불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고, 과학은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말로 요약된다. 사실 이런 말은 과학의 역사와 발전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과학의 발전을 가리켜 '변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과학은 수많은 과학자가 자연을 관찰하고 실험한 결과를 이론으로 설명한 것들이다. 과학자들은 관찰과 실험에 의해 과거의 이론들에서 오류를 발견하면 즉시 개정했다. 그러므로 과학은 사물을 점점 더 정밀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관찰한 결과를 반영하고 수정하면서 발전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과학이 현대 문명사회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발전적으로 '변하는' 힘에 의한 것이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구약성경은 고대 히브리인들의 세계관과 역사를 기록한 것이고, 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언행과 제자들의 선교활동을 기록한 것이다. 그 기록들은 독자들을 위해서 개정판이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 히브리인들의 세계관과 사회적 실상을 서술한 구약성경을 읽을 때, 당시에 만들어진 녹음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는 것처럼 해석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의미하는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 성경을 올바로 해석하는 태도이다. 결국 과학과 성경은 설명의 대상이 다르듯이 해석과 믿음의 방법도 달라야 한다. 그렇다고 사실을 넘어서는 상상을 하거나 사실을 왜곡해서는 아니 된다. 사실이 진리이기 때문이다. 성경의 불변성과 과학의 가변성(可變性) 사이에 깔려 있는 이런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외눈박이 크리스천이 될 수밖에 없다.
개혁신학에서 젊은 우주론은 하나의 성경해석 방법으로 인정된다. 개혁신학은 로마가톨릭 교황의 독점적 성경해석권을 거부하면서 만인제사장론을 바탕으로 출발했다. 젊은 우주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젊은 우주론자들은 교황처럼 독점적 성경해석권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젊은 우주론자들은 최소한 미국과 한국의 보수적 개혁신학 교단들이 이미 복음적 견해로 수용한 4가지 창조 이론-일상적인 하루의 날, 날-세대 문예적 틀, 유비적 날-은 존중해야 한다. 여기에 비추어보면 젊은 우주론은 그 가운데 하나인 일상적인 하루의 날을 근거로 하는 견해에 불과한 것이다. 서구 신학계에서는 젊은 우주론자들이 배척하는 타협이론들의 거의 대부분을 가능한 견해들로 이미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크리스천들은 성경의 몇 구절을 인용하여 젊은 우주론만을 진리라고 우기고 있다. 젊은 우주론자들이 하나님의 창조에 대해 크리스천 형제들이 가지고 있는 다른 견해들을 무작정 타협이론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예수님 앞에서 성경해석에 대한 특허권 또는 독점권을 가진 것처럼 주장했던 유대인 서기관이나 바리새인과 전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더욱 큰 문제는 젊은 우주론자들이 과거의 이론으로 현대인들의 과학지식을 비난하면서 사회적 분쟁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진정한 크리스천이라면, 과연 무엇을 위해 지구의 나이 6,000년 설을 그토록 배타적으로 주장해야 하는가?
*필자가 중요하게 인용한 부분은 진하게 표시했다.
허정윤(Ph. D. 역사신학, 케리그마신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