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의 ‘연애는 다큐다’ 65] 집만 나서면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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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와 자기 가족밖에 모르는 사회의식이 부족한 사람들로 해외 언론에 비쳐질 때가 많다고 한다. 그만큼 아직은 시민사회의 공익을 우선시하는 성숙함이 부족한, 즉 문화적 선진국이 못 되는 어정쩡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자기 가족만 챙기고 남들이 겪는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도 참 문제지만, 그보다 더 안 좋은 것은 남들에게는 잘 하면서 자기 가족에게는 늘 으르렁거리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 돈도 잘 쓰고 인심도 후하며 지인들을 세심하게 챙겨서 항상 호인으로 통하는데, 집에 와서는 인색하여 식구들을 돕지 않고, 말 한 마디 곱게 내뱉지 않으며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모두 집안 식구들에게 푸는 스타일이다.
그런 사람들은 술에 취해서 "내가 마음은 안 그런데..."라고 변명도 하는데, 다 쓸데없는 소리이다. 마음이 안 그러면 뭐하나, 행동에서 나타나는데. 누군가 남에게 사기를 치고서, "내가 마음은 안 그런데 내 사정이 급해서..."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다.
아무튼 이렇게 자기 가족을 소홀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부양하지 아니하면 믿음을 부인한 자요, 불신자보다 못한 자니라(딤전 5:8)".
이렇듯 가족이란 힘껏 부양하고 보살피고 도와야 하는 사람들이다. 밖에 나가서 아무리 인정받고 조명을 받으며 좋은 사람으로 통해도, 자기 가족을 돌아보지 않으면 하나님은 그 사람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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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는 자신을 가족의 구성원이나 일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가 않다. 우리 각자는 가족의 구성원이 아니라 '가족' 그 자체이다. 일부처럼 보이는 그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가족'이 온전해진다는 말이다.
삼위일체의 개념에 대해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니라"는 잘못된 번역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몇몇 이단들처럼 하나님은 그저 한 분이니 예수님도 하나님의 본체로 인정하지 않게 되는 일이 생긴다. 그리고 삼위일체의 개념에 대해, 한 사람이 남편도 되고 아빠도 되고 사위도 되는 개념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런 '양태론'은 잘못된 개념이다.
하나님은 세 분이시다. 세 분이 '한 하나님'이 되시는 것이다.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개념은 '영, 혼, 육', '과거, 현재, 미래', '길이, 너비, 높이'처럼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지면 시간이 성립되지 않고, '영, 혼, 육'이 모두 있어야 비로소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 된다. 또 어떤 작고 얇은 물체도 길이(x) 너비(y) 높이(z)의 요소가 없을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아무튼 셋이 하나인 개념은, 여럿이지만 그것이 진정한 하나임을 알게 하는 진리이다. 우리가 포도나무의 가지가 되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체가 없어지면 완전한 몸이 될 수 없다. 이런 진리를 잘 알 수 있는 곳이 바로 하나님이 허락하신 가정이다. 어머니 아버지 자녀로 이루어진 가정이 다산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합당한 가정이다. 고의적으로 자녀를 거부하면 그 가정은 불완전해진다.
이렇게 가정의 구성원들은 모두 모여 있을 때 김씨 가족, 박씨 가족이 되는 것이다. 바로 '한 가족'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만 떠나면 그만이라는 생각, 나 하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라는 생각도 모두 바람직한 생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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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들의 자살로 세상은 종종 시끄럽다.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으면 삶을 놓았을까 싶어 안타깝다. 그러나 영은 칼로 벨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그것으로 모두 끝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어찌됐든 그들은 모든 것을 일단 마감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상실감과 슬픔은 남은 자들, 특히 남아 있는 가족들의 몫이 되고 만다.
어떤 사람이 조난을 당했다면, 그는 자기 자신 한 사람보다 남아 있는 더 많은 가족들 때문에 더욱 슬픈 것이다. 정작 난파된 것은 타지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아니라 고향에 남아 있는 가족들인 것이다.
내 가족의 소중함을 알아야 남도 돌아보고 베풀 줄도 알게 된다. 자기 가족을 외면하면서 남을 돕겠다는 사람은 위선자이다. 뿌리에 물을 주지 않으면서 과실을 기대하고 가지에만 물을 주는 모습과 같다.
우리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 또 가족을 위해 살아있는 동안 건강해야 한다. 타인에게 공을 들이면서 출세하고 인정받으려는 것도 다 내 가족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정작 가족이 바라는 것은 더 많은 돈이나 화려한 포장이 아니라 함께 하는 소박한 행복이다.
우리는 가족의 일부가 아니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충분해지는 '가족' 그 자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재욱 작가
사랑은 다큐다(헤르몬)
연애는 다큐다(국제제자훈련원)
내가 왜 믿어야 하죠?, 나는 아빠입니다(생명의말씀사) 외 30여 종
www.woogy68.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