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대 20’ 법칙과 나비효과, 그리고 교회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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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개혁신학] 지금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최더함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최더함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1920년대 무렵이었다. 경영상담가였던 파레토(Pareto)라는 사람이 어느 날 자신이 가진 옷들 중 겨우 20%만 활용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여러 현상들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연구를 한 결과, 유명한 ‘파레토의 법칙’을 찾아냈다.

우선 그는 운전자의 20%가 전체 80%의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범죄자의 20%가 전체 범죄의 80%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어 그는 전체 인구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소유한다는 사실도 밝혀내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할 확고한 어떤 과학적 법칙은 제시하지 못했지만 그의 주장은 이른바 ‘80:20 법칙’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파레토의 법칙에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무렵 두 사람의 엉뚱한 사람이 이 연구를 이어갔는데, 한 사람은 지프(Zipf)요, 다른 한 사람은 주란(Juran)이었다.

지프는 파레토의 80/20을 1949년 ‘최소 노력의 법칙(Principle of Least Effort)’으로 정리했고, 주란은 1950년부터 1990년 사이 관련기업과 단체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핵심 소수의 법칙(Rule of vital Few)’으로 발표, 서서히 기업과 경제 관련 단체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IBM은 80/20법칙을 기업 경영에 도입한 최초의 기업이 되었다. IBM은 컴퓨터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사원들이 전체 사용 시간 80%를 운영코드 20%만 사용하는데 그친다는 것에 착안했고, 드디어 1963년에 새로운 운영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성공해 일약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 새로운 운영 소프트웨어로 인해 많은 컴퓨터 사용자들이 더 빠르고 효율적인 운영체제를 익히게 되어 컴퓨터의 사용이 삽시간에 확산됐다. 그 뒤를 이어 애플과 로터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덩달아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80/20 법칙의 유익은 대단히 다양하고 크다. 우선 개인적으로 시간 사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만든다. 한 시간의 20%에 집중하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기업에서는 자원 활용과 시간관리, 품질관리 등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정부 또한 대국민봉사에 있어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 측면도 가지고 있다. 특히 소득 부문 결과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통계에 따르면 극소수의 사람만이 천문학적인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영화감독은 1994년 한 해에 무려 1억 6천 5백만 달러를 벌었고, 유명한 변호사인 조셉 저메일은 9천만 달러라는 소득을 올려 전체 변호사 소득의 절반 가까운 기록을 올렸다. 지금도 유명 스포츠 스타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을 받고 활약을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연구의 결론은 내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80/20 법칙처럼 극단적인 불균형과 불균등 현상은 많은 대중들의 불만과 분노를 폭발시킬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극소수 사람이 가지는 소득의 편중은 비단 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국민들의 문제로 비화되기 십상이다. 늘 대형사건은 매우 사소한 문제로부터 발생한다.

이를 입증하는 이론이 바로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이다. ‘베트남 밀림에서 시작한 작은 나비의 날갯짓 하나가 미국에 태풍을 몰고 온다’는 것으로, 초기의 아주 작은 혼란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이제 20세기 들어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한다. 유명한 경제학자들도 나비효과에 의한 대혼돈을 으스스하고 무시무시한 것이라 말하며 극심한 경계심을 놓지 않고 있다.

기독교회 안에도 나비효과와 함께 카오스 현상으로 발전할 동인들이 제법 내재하고 있다. 특히 동성애 문제를 비롯한 성경적인 성적 가치관 대한 강력한 도전이 될 차별금지법은 분명히 광폭적인 대형 이슈로 발전할 것이다. 비록 지금은 소수에 의한 작은 날갯짓에 불과해 보이지만 결국 이것은 교회를 허무는 태풍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역사상 우리는 늘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 우리 속담에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뜨거움을 안다’고 하였듯이, 우리는 지금까지 늘 느려터진 대처로 일관해 왔다. 아무도 사건이 가시화되기 전에는 분별하고 지혜롭게 극복할 준비를 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가운데서 20%의 소수이다. 늘 세상 앞에서 그리스도인은 약자이다. 그럼에도 세상에 속한 20%의 소수는 기독교회와 그리스도인을 몰아내고자 혈안이 돼 있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냥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싫다는 것이다. 주님은 우리가 세상에서 자기로 인해 미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우리는 견뎌야 한다. 끝까지 견디는 자가 구원을 받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교회 공동체는 남은 80%의 구원과 영적 성장을 위해 더욱 부단한 노력과 헌신과 희생의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를 싫어하고 미워하고 대적하는 무리에 대해 원수처럼 대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그들을 껴안고 사랑하고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돌려대는 배려와 포용력을 갖추어야 한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우리가 악인이 되지 말 것을 요구하셨지, 우리가 힘을 합쳐 악인들을 무찌르라고 가르치지 않으셨다. 칼을 빼든 베드로에게 주님은 천군천사를 당장 동원할 권세를 가진 자가 죽음을 자처하는 이유를 가르치셨다.

이것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다. 당신은 지금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나님은 오늘을 사는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바로 이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믿는다. 아멘.

최더함 박사(Th.D., 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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