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영 칼럼] 창조 신앙으로 본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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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경제는 무엇인가

경제(經濟, economy)는 인간이 하는 작업이다. 즉 의식주 등 물재(物材)의 생산·유통·소비에 관련되는 모든 인간관계를 말한다. 경제가 대단히 종합적이고 통합적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는 종합 과학이고 종합 예술이다. 누구나 경제를 말할 수는 있으나 국가 경제가 아무나 운전자 노릇을 할 수 없는 전문 영역임을 알 수 있다.

사람은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욕망 속에서 그 욕망을 만족하기 위한 활동을 한다. 때로는 그 욕망이 지나쳐 탐욕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누구나 욕망이 있으나 그 모든 인간의 다양한 욕망을 만족 시킨다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지속 가능한 가운데 모든 인간의 불평등과 불만을 최소화하는 접촉점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마치 만병통치약 같은 경제 해결의 비결이 있다고 주장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분명 그는 악마의 속삭임에 놀아난 사람이다.

신앙의 관점에서 경제는 무엇인가

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창조주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고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인간을 창조하였기에 하나님의 경륜과 섭리 속에 당연히 인간이 이끄는 경제가 있다 할 수 있다. 경륜(經綸)은 본래 국가적 통치 개념이나 조직, 경영하는 일(엡 1:9; 골 1:25)을 말한다. "경제"(economy)라는 말이 하나님의 "경륜"을 의미하는 헬라어 "오이코노미아"에서 온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기에 하버드대 출신으로 한동대 부총장을 지낸 국내 최고 경제학자 중 한분이었던 고 박을용 박사는 경제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유사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경제를 운용하는 인간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즉 인간은 이 창조 섭리의 경제적 청지기다. 생태학을 나타내는 "이콜로지"나 가정을 나타내는 헬라어 "오이코스"도 모두 하나님의 경륜(오이코노미아) 속에 있다. 즉 경제나 생태나 가정이 모두 창조주 하나님의 경륜과 섭리 속에서 생명처럼 살아 움직이는 역동성을 가진다.

하나님의 "경륜"은 단순하지 않다

하나님의 경륜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은 이 단어에서 파생된 이 세상 '생태계'나 '가정사'의 복잡함과 다채로움을 통해 알 수 있다. 경제는 바로 그런 것이다. 경제학자가 반드시 주식 투자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요 최고 경제 전문가들이 최선을 다해 국가를 운영해도 과거 우리 경제가 체험한 것처럼 흑자 파산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경제다. 이렇게 하나님의 경륜 속에 있는 인류나 생물이나 집이나 생태계나 경제는 모두 복잡성을 가진 단순화할 수 없는 다채로움의 형태를 가진다.

신학은 이 다채로운 하나님의 경륜을 하나님의 섭리라 한다. 하나님은 통치와 보존과 협력과 특별 이적을 통해 세상을 섭리하신다. 피조물인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의 이 통치와 보존의 섭리에 협력하는 청지기적 존재다. 그런데 인간은 타락으로 인해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 이후 거짓과 시기와 질투와 탐욕 등을 통해 선한 청지기가 되기 어려워 졌다. 즉 인간이 하나님의 경륜의 청지기로 맡겨진 사명을 잘 감당하기는커녕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한 것은 인간이 지닌 죄성과 미숙함 때문이다. 부정과 부패와 빈부격차, 환경오염과 같은 역작용들이 생겨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만 의로운 척하는 정치인이나 지도자가 있다면 위선자라고 보아 틀림없다. 그만큼 인간은 심히 부패한 존재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이 사람 마음(렘 17:9)인 것이다.

헨리 조지의 (토지)경제학

얼마 전 여당 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헨리 조지(Henry George, 1839~1897)라는 한 인물을 소개하며 그가 살아 있었다면 땅의 사용권은 인민에게 주되 소유권은 국가가 갖는 중국 방식을 지지했을 것이라 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과연 선한가? 우리만 빈부격차가 심각한 수준일까? 중국 주요 공산 귀족들과 그 자녀들의 자산은 이미 우리나라 재벌 수준의 수천억에 달하는 자들이 부지기수다. 중국 상하이 뒷골목을 한번 들러보라! 필자는 마치 1960년대 후반 필자의 고향인 충북의 지방 중소도시 뒷골목을 보는 듯 한 착각과 푸근함(?)을 느꼈다. 여당 대표가 그렇게 토지정책을 부러워한 중국의 참 모습이다. 헨리 조지의 토지법과 중국의 무자비한 토지법은 같지도 않을뿐더러 중국의 빈부격차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헨리 조지든 중국 지도자든 미숙을 소신이라 포장하거나 탐욕을 제어하지 못하는 인간은 소위 "내로남불"의 통치자가 될 때 참사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헨리 조지는 독학의 경제전문가였다. 공식 교육은 14세까지가 전부였다. 따라서 그리 복잡한 경제 이론이나 용어들이 그에게는 필요 없었다. 그가 원고 없이 즉흥 연설에 능한 뛰어난 연설가였던 것도 그 때문이다. 중국의 쑨원(孫文)이나 톨스토이가 소설 부활에서 헨리 조지를 언급했다고 헨리 조지의 토지법이 탁월하고 복음인 것도 아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대단한 집중력과 통합의 예술성을 요구한다. 경제의 지휘자가 된다는 것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채로운 변수와 상황들을 유기적으로 잘 융합해야 하는 종합 예술가의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경제학의 이 같은 심오한 속성에 비해 헨리 조지의 경제학은 너무 소박하고 단순하다. 그렇다고 성경적 심오한 속성을 가진 것도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경제는 결국 인간의 학문

경제는 결국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피조물인 인간의 학문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어떻게 이 세상을 보존하시고 통치하시는 것일까? 피조물인 우리 인간은 두 가지 계시(성경과 자연)과 성경 속 창조주 하나님의 속성에서 그 섭리를 찾아볼 수 있다. 섭리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은 피조물들을 보호하시고 지도하시며 처리하시고 통치하시어 그의 지혜와 능력과 공의와 선하심과 긍휼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신다. 전지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은 모든 생명에게 생명을 주신 분이다. 이들 생명체들은 하나님의 경륜(오이코노미아) 속에 있다. 복잡하고 복합적인 창조 세상을 운행하시는 가장 핵심적인 하나님의 세 가지 속성만을 꼽으라면 필자는 사랑과 샬롬과 공의를 꼽고 싶다. 생명도 그 사랑과 샬롬과 공의의 속성을 따른다. 생명이 곤핍과 과식과 탐욕이나 심장충격이나 암 발생과 같은 급진적(radical)이거나 급격한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 것처럼 경제도 사랑과 평화와 공적 질서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가나 정부가 경제에 거짓된 환상을 심어주거나 그릇된 경제 통계를 동원하거나 사랑이나 샬롬의 방법이 아닌 급진적 정책을 경계해야 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마귀는 거짓의 아비요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생명체가 샬롬의 항상성(恒常性)을 유지하지 못하고 급진적으로 호흡이나 피의 순환이 멈추면 안 되는 것처럼 급진적 경제 정책은 경제의 순환(생명적 순환)을 급격하게 멈추게 만든다.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 같이-경제는 이웃을 배려하는 사랑으로 하고 샬롬을 지향해야

경제는 이웃을 배려하는 사랑으로 하고 샬롬을 지향해야 한다. 사랑에는 거짓이 없고 인간 분노에는 교만이 따른다(사 16:6). 그리고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 같이 흘려야 한다(암 5:24). 현 정부는 북한이 아닌 우리 정부가 재계 주요 인물들을 몽땅 북한에 알아서 줄 세워 보냈다는 거짓말을 함부로 하거나(우리 정부가 정말 알아서 보낸 것이라면 전 정부의 소위 "미르" 사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전문가인 통계청장을 비전문가가 급진적으로 경질하면서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식으로 발뺌으로 일관한다. 경제의 시그널을 보여주는 공정성의 상징인 통계전문가를 비전문가들인 사람들이 함부로 자르면 안 되는 것이다. 하수가 고수인 통계 전문가를 이래라 저래라 하는 꼴이란 얼마나 국민을 속이고 기만하는 행위인가. 결국 통계청장이 돌연 경질되고 새 청장이 부임한 지 3주일 만에 통계청은 올해 들어 소득 분배가 급속히 악화됐음을 보여주었던 가계동향조사의 조사 방식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가계동향조사의 소득 지표는 올해 들어 최악의 분배 격차를 보여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로의 부작용 논란을 낳은 조사 방식을 버리겠다는 것이다. 여당이 작년 말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효과 파악'이란 이유로 소득 조사를 억지로 존속시키기로 하고 이에 필요한 통계청 예산을 28억원 배정하여 소득 주도 정책을 홍보하려던 바로 그 조사 방식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 직후 발표된 작년 4분기의 가계소득 조사에서 기대했던 대로 저소득층 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통계가 나오자 청와대와 여당이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기고만장하여 자화자찬했던 바로 그 방식을 자기들 소원대로 통계 결과가 나오지 않자 가차 없이 버려버렸다. 이 얼마나 무식한 통계 무식장이들의 코미디인가!

사람 보기에 바르나 필경은 멸망의 길이 있다(잠 14:12; 16:25). 통계 전문가들의 내공은 하루 이틀에 축적된 게 아니다. 통계의 통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통계청 통계에 흥분하고 하수의 훈수를 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통계청장을 경질하는 모습에서 이 정권의 미숙성과 급진성(조급성)을 본다. 하나님의 "오이코노미아"를 흉내 낸 인간의 "경륜"인 경제는 과학이요 예술이다. 과학과 예술은 비전문가가 아는 척하지 말아야 한다. 통계청 수장을 자른 인물들 중에 과연 통계 관련 자격증을 가진 인물이 있기는 할까? 너무도 바쁘게 살아온 자들이라 아마 통계의 통자도 잘 모를 것이다. 통계와 관련된 한 자격증인 Q.C.(1,2급)자격증을 가진 신학자로서 과연 통계청 수장을 자른 통계 전문가는 누구인지 궁금하다. 통계 비전문가들이여 하늘이 두렵지 않은가? 혹시 전문가 중의 전문가가 있다하더라도 이미 신뢰라는 소중한 가치를 일찌감치 무참히 버린 이 정부가 과연 어떤 경제 정책을 펴고 통계 발표를 하려는 것인 지 일개 목사가 보기에도 정말 우려스럽다.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고(잠 1:7) 견책은 지식을 얻는다(잠 15:32)는 창조주 하나님의 말씀을 위정자들이 명심했으면 한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https://blog.naver.com/davidy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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