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신앙으로 본 바른 먹거리
섭생과 그리스도인
우리 민족은 유난히 보양식을 즐기는 민족이다. 동물 보호론자들의 줄기찬 비판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사철탕을 넘어 지렁이, 불개미, 동면개구리, 뿔종류, 피 종류, 쓸개 종류, 동물생식기 종류, 독사 등 어느 것 하나 마다하는 것이 없다. 더구나 오랫만에 일가친척과 친구들을 만나고 이동이 잦은 민족 명절은 미식가들에겐 새로운 보양식을 맛보고 누리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먹든지 마시든지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해야 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섭생에 대해서도 성경적 바른 신앙을 아는 지혜가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바른 먹거리가 필요한 이유
뱀 쓸개나 잉어 쓸개의 독성이 급성신부전증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가물치회나 열대의 뱀 등을 생식할 때 몸에 들어오는 열대 기생충인 나토스토마에는 아직도 특효약이 없다. 고래 등 일부 해양 물고기 등을 생식할 때에도 아니사키스 흡충과 같은 희귀한 기생충이 우리 몸에 침투할 수 있다. 뱀에는 혈관을 타고 돌아다닐 만큼 기생충이 많다. 심지어 우리 국민이 유난히 즐기는(?) 웅담에도 박테리아나 학창 시절 위생학과 식품위생학을 배운 필자도 이름을 기억하기 쉽지 않은 트리스티세르코치스와 트리치넬라 속선 모충이라는 유해한 기생충이 존재한다. 태국 최대 '두싯 동물원(Dosit Zoo)'의 원장이었던 수의사 알롱콘 마하놉 박사에 의하면 이것이 인체에 들어갈 경우 간과 비장에 치명적인 손상이 올 수 있다. 또 곰에게서 호흡기를 통해 유입될 수 있는 탄저병의 병원체는 폐렴이나 균혈증(菌血症)을 유발하여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피는 온갖 잡균과 독소와 노폐물과 기생충의 통로이다. 동물이 도살될 때 받는 동물의 스트레스는 동물체 내(피)의 독소 내지는 노폐물 분비와 관련된다. 포화지방으로 되어 있고 노폐물들이 쌓여 있는 동물의 기름도 마찬가지이다. 보양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런 식품 위생학적 상식이나 의학적 상식이 대부분 무지하다. 그에 비해 육식할 경우 날로 먹지말고 구어 먹으라는 말씀이나 피, 기름 등을 먹지 말라(신 12:23, 24, 레 3:17)는 성경의 말씀은 오늘날의 위생학적 관점에서 보아도 참으로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식약처의 주의 경고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녹용, 사슴피, 사슴고기 등을 날 것 그대로 섭취하는 사례가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현재 생녹용은 위생적으로 처리하여 추출가공식품에만 사용하도록 관리되고 있는 만큼 제품 표시사항 중에 식품유형이 '추출가공식품'으로 표시되어 있는지 확인한 후 구입하여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출가공식품이란 식용동물성소재를 주원료로 하여 물로 추출한 것이거나 여기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넣어 가공한 것"으로 세균수‧대장균군‧대장균 규격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생녹용은 건조공정을 거치지 않은 뿔로서 털을 제거하거나 90℃ 이상의 열수 등을 이용하여 3회 이상 세척 후, 냉동상태로 포장 및 보관·유통된 것이어야만 하며 추출가공식품류에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부득이하게 생녹용을 가정에서 섭취할 경우에는 깨끗이 세척한 후 반드시 물에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생녹용을 자르면서 채취되는 사슴피를 그대로 받아 섭취하게 될 경우 결핵, 기생충, E형 간염 등에 감염될 우려가 높으며 사슴피 섭취에 따른 Q열 감염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Coxiella burnetii라는 세균에 의한 질병으로 열, 두통, 근육통 발한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만성 감염의 경우 심내막염, 간염, 골수염 유발"하기도 한다.
사슴고기는 날 것으로 섭취할 경우 결핵, E형 간염 뿐만 아니라 기생충 감염으로 인한 척수염 발병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가열하여 섭취해야 한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국민들이 식품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생활 밀착형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생녹용 등이 안전하게 생산·유통·소비될 수 있도록 한국사슴협회와 함께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양학적으로도 매일 상식하는 식품이 아닌 특수 음식이나 특수 보약 등을 섭취하면 우리 몸에 상당한 부담이 따르게 된다. 중금속이나 특수한 배당체, 알카로이드, 특수 단백질, 특수 기생충, 톡신(Toxin) 등에 노출될 수 있다. 이것들이 위장과 간, 콩팥 등에 부담을 주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몸이 늘 감당하던 물질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이런 특수 물질들이 약리적 작용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건강한 정상인들에게는 굳이 그런 것이 필요치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성경적 관점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씀할까? 하나님은 유별난 음식에 별 관심이 없으셨다. 하나님이 주신 만나도 교활한 사람의 입맛에는 별 효과가 없었던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앞에서 먹던 생선과 외(오이)와 수박과 부추, 파, 마늘 등 온갖 향신료 등을 그리워하며 노예 시절을 그리워했다(민 11:5). 엘리야가 얻은 음식이나 예수님이 베푸신 오병이어의 기적도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늘상 접했던 떡과 고기일 뿐이었다.
필자는 과거 팔당 호수변에 살았던 관계로 개도살 장면을 심심찮게 목격하곤 했다. 더욱이 교회의 모임이나 행사의 일환인 경우도 일반인들 모임 못지 않게 빈번한 편이다. 개울가 잔인한 도살 장면은 아무래도 보기에 상당히 민망하였다. 남들이 도살해 놓은 것을 함께 즐기는 어른들도 그다지 좋게 보이지는 않았다. 현행법상 밀도살된 보양탕을 우리의 성도들과 목회자들도 거리낌 없이 즐기는 편이다.
보양식품의 경우 대부분 일반 음식보다 값이 나가고 도축에 관한 규제가 없으므로 위생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없다. 비합법적이기까지 하다. 더욱이 영양이 부족한 시대도 아닌데 굳이 즐겨가면서까지 찾을 필요가 있을까? 혹시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재난 국가의 서민들이라면 하나님이 용납하실지 모른다. 보신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있다면 죄송한 일이지만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는 모양이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보양식품을 별로 손대지 않는 평범한 서구인들이지만 우리보다 평균적으로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다. 우리와 체질이 유사한 일본만 해도 보양식품에 우리처럼 유별나지는 않다. 그럼에도 우리보다 훨씬 장수하는 편이다.
모든 것을 그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라"니까 무조건 아무 것이든 거리낌없이 먹고 마시면서 할렐루야 외치고 감사함으로 먹으면 된다고 하나님 말씀을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크게 잘못된 일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무엇을 하든지 살펴서 해야 된다는 의미심장한 말씀이다. 심지어 먹고 마시는 일까지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먹고 마시되 유대인이나 헬라인에게나 하나님의 교회에나 거치는 자가 되지 않도록 하라(고전 10:32)고 했다.
식물이 우리를 하나님 앞에 세우는 것이 아닌 바에야 왜 굳이 그런 것들을 몸에 좋다고 먹으려고 하느냐는 의미인 것이다. 유익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육체에 대한 식물의 유익은 지극히 작다. 따라서 만일 식물이 내 형제를 실족케 하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치 않게 하리라(고전 8:13)고 우상에 바쳤던 고기를 먹는 문제에 대해 바울이 했던 고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신은 거리끼지 않을지 모르나 이웃의 약한 양심을 상하게 하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에게 죄를 짓는 것(고전 8:12)이라했다.
구원과 관련도 없는 데 은혜 가운데 모든 것이 괜찮다 식의 의식없는 일부 그리스도인들의 생각이 문제다. 사람이란 모든 일에 되도록 절제하기보다는 즐기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독교인들이 기호식품이나, 보양식품 등에 대해 갖는 유별난 관심은, 절제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는 일반인들과 별차이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일부 기호식품에 통제를 받는 그리스도인들이 다른 기호식품이나 보양식에 대해서는 집착이 더 유별난 경우도 많은 듯하다.
이제 음식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몇 가지 정리해 보자
먼저 하나님께서는 모든 식물은 거룩하다(막 7:19)했고 예수님도 이 문제에 관한한 관대하신 듯하다. 하나님이 지은 것이 모두 선하다(딤전 4:4)고 했다. 하지만 우상에 바친 제물이나 목메어 죽인 것과 피는 금하라(행 15:20) 하였다. 목메어 죽인 것이나 피도 우상제물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그렇다고 나머지 모든 음식에 대해 성경이 무절제하게 권하지는 않는다. 음식이 우리를 하나님 앞에 세우는 것은 비록 아니지만(고전 8:8) 우리의 자유함이 혹시라도 약한 자에게 거치는 것이 된다면 형제를 실족치 않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하였다(고전 8:9-13).
결론적으로 기호식품 정도라면 섭생에 있어 죄책감까지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기호식품이나 혐오식품에 있어 그리스도인들은 지나치게 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가능하면 절제가 요구된다. 예수님도 지금 이 땅에 오신다면 값비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아마 그런 보양음식들은 가까이 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예수님의 관심은 주로 세상의 연약한 자들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분의 보양식품들은 서민의 손길을 떠난 고급식품들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성령의 9가지 열매 중 마지막에 절제를 두신 이유를 한 번쯤 생각해 보자.
조덕영 박사(조직신학, 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식품제조가공기사, Q.C. 1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