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이 출몰하는 세상’과 기독교

|  

[조덕영 칼럼] 창조신학 Q&A

▲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Q.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과 기독교가 관련이 있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은 미국 코넬대 천문학 교수로 행성연구실 소장과 1950년대부터 나사(NASA)의 자문역으로 여러 행성 탐사 계획에서 실험관으로 활동하고 최초 행성 탐험(마리너 2호)을 목격했던 세계적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 1934-1996)의 책 제목입니다.

영어로 출판된 과학 서적 중 가장 널리 읽힌 책이라는 <코스모스>가 TV시리즈로 방영되면서 칼 세이건은 1960-70년대 세계에서 대중성에 관한 한 가장 유명한 과학자였습니다. 1996년 출간된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은 반 과학에 대한 칼 세이건의 고발과 경고의 책으로 책 제목은 2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한 장(제 7장)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세이건은 "반 과학" 즉 외계인 접촉과 납치, 속임수, 환상, 점성술, 신비주의자들, 유령, 점쟁이, 마녀 사상 등 "사이비 과학"이 출몰하는 세상이 바로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라고 말합니다.

칼 세이건은 잘못된 과학 교육, 과학자들의 무책임, 대중매체들의 묵인과 동조 등으로 인해 과학의 불꽃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지적함으로 사이비 과학이 출몰하고 있는 현상을 우려합니다.

사이비(似而非)란 겉으로는 비슷하나 실제로는 완전히 다르거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가짜를 말합니다. 따라서 종교와 과학의 본질이 진리와 진실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사이비 종교와 과학도 일부 유사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이비 과학은 자신의 불완전성과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길 결단코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사이비 종교와 유사합니다. 즉 사이비 과학과 틀린 과학은 조금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과학은 오류를 토대로 발전합니다. 과학은 오류를 하나씩 제거해나가는 방식으로 발전하지요(Carl sagan). 이렇게 과학은 반박이 가능한 학문입니다(Karl Popper). 즉 과학은 언제나 틀린 결론을 내릴 수 있으나 그것은 잠정적일 뿐입니다. 가설이 세워지지만 그 가설도 언제나 반박될 수 있지요.

그런데 사이비 과학은 정반대입니다. 사이비 과학의 가설들은 흔히 반증 가능성이 있는 어떤 실험으로도 공격할 수 없도록 정교하게 짜여 집니다. 심지어는 가설을 무효화하는 것조차 원리상 불가능하게 하지요. 사이비 과학 종사자들은 방어적이며 만반의 경비 태세를 갖추고 호의적인 태도로 엄밀히 검토하는 것을 거부하는 데 유사 종교가 자기들과 다른 견해에 대해 적대적이고 검토 자체를 거부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관점에서 과학의 질서를 만드신 분은 창조주 하나님이시므로 참 된 과학은 당연히 성경적 질서와 조화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리한 성경 적용이 사이비 종교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내재의 도구를 다루는 초등학문인 과학(causa instrument)을 내재의 원인이신 창조주 하나님(causa prima)의 초월 계시에 무리하게 적용하려는 미숙한 집착을 할 때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이비 학문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해야합니다.

칼 세이건도 "인간은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이 점은 과학자들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세이건은 과학의 발전이 인간이 이해하지 못했던 다양한 영역에 대해 답을 하고 이해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 대단히 고무되어 있던 과학자였습니다.

이렇게 칼 세이건은 기독교인은 아니나 사이비 과학 즉 반 과학을 조장하는 모든 현상을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라 칭하면서 과학의 순기능을 설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그는 과학 중심의 과학주의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