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함께 부를 우리 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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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서 살게 된 아프리카 이주민들은 노동이 고된 것보다도 북 소리가 둥둥둥 울리면 향수병에 안절부절 못했다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멜로디도 없고 리듬만 있는 사물놀이 소리를 들으면 어깨가 들썩들썩 공명 반응을 보인다.

사물놀이 악기를 하나씩 두드리면 매우 시끄러운 소리인데, 쇠로 된 악기들(징/꽹과리), 가죽으로 된 악기들(북/장구) 이 네 가지 악기가 함께 소리를 내면 알 수 없는 공감을 일으킨다고 한다. 일컬어 민족정서라고나 할까?

①“우리 아기 착한 아기 소록소록 잠들라 하늘나라 아기별도 엄마 품에 잠든다 두둥 아기 잠자거라 예쁜 아기 자장/ 우리 아기 금동 아기 고요고요 잠잔다 바둑이도 짖지 마라 공실 아기 잠 깰라 오색 꿈을 담뿍 안고 아침까지 자장”(자장가: 김영일 작사/ 김대현 작곡)

②“꿈길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 그 님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 이 뒤엘랑 밤마다 어긋나는 꿈 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를 지고/ 꿈길 따라 그 님을 만나러 가니 길 떠났네 그 님은 나를 찾으러 밤마다 어긋나는 꿈일양이면 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를 지고”(꿈: 황진이 작사/ 김성태 작곡)

③“뒷동산에 꽃 캐러 언니 따라 갔더니. 솔가지에 걸리어 다홍치마 찢었음네. 누가 행여 볼까 하여 지름길로 왔더니 오늘따라 새 베는 님이 지름길에 나왔음네. 뽕밭 옆의 김 안 매고 새 베러 나왔음네”(부끄러움: 주요한 작사/ 이홍렬 작곡)

④“아득한 꿈길을 더듬으며 그리운 옛날을 찾아가보니 님 무덤 앞에는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곱기도 합니다”(꿈에 피었던 꽃: 주요한 작사/ 장일남 작곡)

⑤“못 잊어 못 잊어 못 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못 잊어 못 잊어 못 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려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러. 사노라면 사노라면 잊힐 날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못 잊어 못 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못 잊어 못 잊어 못 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못 잊어도 더러는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 것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나지요”(못 잊어: 김소월 작사/ 하대응 작곡)

⑥“창밖에 함박눈이 내리는 밤은 멀리 두고 온 고향 생각 그립다 이웃이 도란도란 모여 앉아서 옛 이야기 즐겁게 꽃피는 마을 밤 깊은 줄 모르던 고향 생각 그립다/ 함박눈 송이송이 내리는 밤은 멀리 두고 온 그대 생각 그립다 꿈 고인 눈동자로 쳐다보면서 새 살림을 즐겁게 속삭이던 밤 눈앞은 꽃 무늬져 그대 생각 그립다”(눈 내리는 밤: 박인국 작사/ 이홍렬 작곡)

⑦“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지는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더운 백사장에 밀려 들오는 저녁 조수 위에 흰 새 뛸 적에 나는 멀리 산천 바라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저녁 조수와 같은 내 맘에 흰 새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떠들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동무생각: 이은상 작사/박태준 작곡)

⑧“꽃 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 이 마음은 푸른 산 저 넘어 그 어느 산모퉁길에 어여쁜 님 날 기다리는 듯 철 따라 핀 진달래 산을 덮고 머언 부엉이 울음 끊이지 않는 나의 옛 고향은 그 어디던가 나의 사랑은 그 어디멘가 날 사랑한다고 말해주렴 아 그대여 내 맘속에 사는 이 그대여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정든 것일 테라”(망향: 박화목 작사/ 채동선 작곡)

⑨“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 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한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나도 가고 너도 가야지”(이별의 노래: 박목월 작사/ 김성태 작곡)

다시 한 번 우리 가곡들을 부르면서 민족 정서의 공통분모를 확인해 보자.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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