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우주만물을 ‘어떻게’ 창조하셨나?(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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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윤 박사의 새 창조론 쓰기

▲허정윤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허정윤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6. 생명에 대한 과학의 도전과 한계(7)

(16) 양자생물학: 생명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양자(量子, quantum)의 개념은 막스 플랑크(Max Planck)가 1900년 흑체복사를 설명하기 위해 최초로 도입했다. 그것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단위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 이후의 연구와 에너지=물질 등가(E=mc²)의 법칙에 의하여 물질의 최소단위도 양자로 인정되었다. 따라서 근대과학이 우주물질의 최소단위를 원자로 보는 고전역학을 기반으로 거시세계를 탐구하고 있었던 것이라면, 현대과학은 우주물질의 최소단위를 양자로 보는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원자 이하 미시세계까지 탐구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양자생물학은 무신진화론자들이 생명을 물리적 측면에서 탐구하는 최후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도전은 『생명은 무엇인가』를 질문한 양자물리학자 슈뢰딩거에서 시작되었고, 무신진화론자 오파린과 DNA의 발견자 크릭에 의하여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양자생물학에 대해 처음 출판되었던 책은 러시아계의 미국인 글렌 라인(Glen Rein)의 Quantum Biology(1992)으로 알려지고 있다. 라인은 영국 런던대학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하버드대학과 스탠포드대학에서 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뉴욕 노스포트 양자생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라인의 양자생물학은 의학적 관점에서 양자물리학자 데이비드 봄(David Bohm)의 '홀로그램(hologram)이론'을 해석한 것으로 평가된다. 라인에 의하면 생물은 마음이 보이지 않는 몸을 통해 보이는 몸을 지배한다. 그의 주장은 주류 생물학계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대체의학 또는 동양의학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양자생물학이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로저 펜로즈와 스튜어트 하메로프가 미세소관에서 양자의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양자의식은 사후에도 존재한다고 주장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양자생물학적 이론 체계는 『생명, 경계에 서다-양자생물학의 시대가 온다, Life on the Edge-The Coming of Age of Quantum Biology』(2014)를 공동 저술한 잉글랜드 서리대학교 교수인 짐 알칼릴리(Jim Al-Khalili)와 존조 맥패든(Johnjoe McFadden)에 의해서 세워지기 시작했다.

물리학자 알칼릴리와 분자생물학자 맥패든은 다윈이 추측했던 '따뜻한 연못'과 오파린-홀데인에 제안했던 '생명의 기원' 가설을 비판하면서 양자생물학을 논의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미세소관에서 양자의식을 발현하는 뇌를 양자컴퓨터라고 보는 펜로즈와 하메로프의 견해를 반박한다. 알칼릴리와 맥패든에 의하면 뇌에서 양자역학적 현상이 일어나는 곳은 뉴런의 세포막에 있는 이온 통로이며, 전자기 에너지장(Electromagnetism Energy Field)으로 구성된 전체 뉴런에서 동조화(同調化, synchrony)된 발화(發火)에 의해 의식이 발생한다.

알칼릴리-맥패든은 고전생물학적 방법에 의한 'RNA 월드가설'이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RNA의 기초분자인 리보자임(RNA and/or enzyme의 합성어)이 스스로 ❶다른 물질의 방해를 극복하면서 ❷단백질을 만들고 ❸RNA로서 스스로를 변형시키고 ❹DNA를 만들어내는 과정뿐만 아니라, ❺가장 어려운 자기복제 기능까지 갖추기에는 각 단계마다 확률적 불가능성을 뛰어넘어야 하는 우연이 너무나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그들의 책에는 이와 관련한 확률적 불가능성을 계산한 수치가 많이 나온다).

그들은 생명의 뿌리는 뉴턴 고전역학의 표층에서부터 열역학의 수맥을 관통해 양자역학의 기반에 닿아 있으므로, 생명의 기능은 양자역학의 중첩, 터널링, 얽힘, 광합성 작용에서의 양자결맺음 등을 활용해야만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양자규칙에 영향을 받는 양자유전자의 변이는 10억분의 1보다 작을 정도로 유전법칙에 높은 충실도를 보인다. 그들의 주장은 진화론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진화과학자들은 그런 양자현상들이 생물의 몸 안에서 일어나기에는 생체온도가 너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들이 주장을 비판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고전역학을 기반으로 인공적으로 고전 원시세포(classical protocell)를 만들려고 했던 고전생물학적 시도는 실패했지만,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양자 원시세포(quantum protocell)를 만들려는 양자생물학적 시도는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무신진화론은 신학과 철학, 그리고 과학이 최대의 난제로 꼽고 있는 3대 기원-우주와 생명, 그리고 의식의 문제를 물리적 측면에서 설명하려는 것이다. 반면에 창조론은 진화론적 관점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면서 3대 기원의 문제에 창조자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는 것이다. 무신진화론자들이 부딪치고 있는 과학적 한계는 알칼릴리-맥패든이 책에서 자주 인용하고 있듯이, '만들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리처드 파인만(Richard P. Feynman)의 말이 대변하고 있다.

그러므로 3대 기원 문제들에 대한 진화론자들의 주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물리법칙을 왜곡하는 부분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그렇다고 현대 기독교인들이 이 문제에 대해 약 3,500년 전 고대 히브리인들이 쓴 창세기의 '문자 그대로'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현대인들이 동의하기에는 너무 먼 창조론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현대인들은 납득할 수 없는 고대 히브리인들의 세계관을 믿기보다는, 물리법칙을 왜곡한 것일지라도, 오히려 진화론의 과학적 설득력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부 기독교인들이 진화론을 부정한답시고, 과학을 배척하는 것은 스스로 무지를 드러내는 일이다.

(17) 3대 기원의 문제에 대한 창조론적 관점

3대 기원의 문제는 진화론과 창조론이 논쟁하는 핵심이다. 이 문제 이외에는 굳이 논쟁할 가치와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양자역학이 마지막 열쇠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양자생물학은 양자역학을 생물학에 응용한 것이다. 무신진화론자들이 양자역학을 진화론의 도구로 쓴다면, 창조론을 믿는 기독교인들도 이에 대응하여 양자역학과 양자생물학을 도구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이제부터 진화론적 관점으로 설명하는 3대 기원의 문제를 창조론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는 우주물질의 기원을 먼저 살펴야 한다. 그것을 설명하는 빅뱅이론에 양자역학이 곧바로 끼어든다. 열역학 제1법칙에 의하면 빅뱅 이전부터 우주에너지가 영원히 존재한다. 빅뱅에 의하여 만들어진 우리우주 물질의 재료가 에너지라는 사실은 에너지=물질 등가의 법칙(E=mc²)이 입증한다. 대규모의 에너지를 물질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상상할 수 없는 초고온이 필요했다. 우리우주 물질은 초고온을 만든 빅뱅의 순간에 가장 작은 크기의 양자단위로 녹아있었다(m=E/c²). 끓고 있던 양자수프가 빅뱅의 폭발력에 의하여 사방으로 튕겨나간 것들이 우리우주가 되었다.

빅뱅 이후 우주가 팽창하면서 온도가 내려갔다. 온도의 하강에 따라 양자는 단계적 과정을 거쳐 원자들로 결합되었다. 그런 사실은 현대물리학의 '표준모델'이 입증한다. 그럼에도 무신진화론자들은 빅뱅이 아주 작은 '특이점'에서 일어났다는 말로 우주에너지의 존재를 감추려고 한다. 그 이유는 거대한 우주에너지 세계의 존재가 무신진화론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창조론이 우주의 기원 논쟁에서 진화론을 반박해야 할 아킬레스건은 바로 이 부분이다. 무신진화론자들이 왜곡하는 빅뱅이론을 바르게 이해한다면, 빅뱅이 창조의 방법으로 쓰인 것이라는 점에 더 이상 의문을 가질 이유가 없다.

둘째, 무신진화론자 오파린은 『생명의 기원』에서 지구의 생명은 물질의 화학작용에 의해 발생했고, 이후 다윈의 진화론이 적용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을 유물론을 토대로 '변증법적 비약'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오파린과 그의 추종자들은 우리우주 또는 우리지구 물질에서 생명이 '저절로 우연히' 발생되었으며, 살아있는 세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생명의 기원을 과학적으로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생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시 눈을 돌려 우주물질의 근원인 우주에너지 세계를 살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우리 인간이 우리우주 바깥에 영원히 존재하는 우주에너지 세계에 직접 가볼 수는 없으나, 열역학 제1법칙이 그것의 존재를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그대로의 진화론을 적용하면, 우주에너지 세계에 생명체의 존재와 그 생명체의 진화를 부정할 수 없다. 진화론에 의하면 그 생명체가 영원히 진화했을 것이고, 그의 능력이 무한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가 무한의 능력을 가지게 된 이후에 그의 계획에 따라 빅뱅의 방법으로 우주에너지 일부를 우주물질로 전환하고, 만물을 창조했었으리라는 것이 우주에너지 세계의 진화론이다. 진화론은 사실 영원히 존재하는 우주에너지 세계에서 오직 유일하게 '스스로' 존재하시게 된 그분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이론이다. 귀추법에 의하면 우주에너지 세계와 우리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런 사실이 충분히 입증된다. 진화론자들이 이런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가?

우리지구의 생명체는 물리화학법칙에 의하여 물질에서 발생하거나 진화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신진화론자들은 창조자의 존재를 나타내 보이지 않으려고, 물리화학법칙을 왜곡하는 진화론을 우리 지구의 생물학에 적용하고 있다. 양자생물학에서 말하는 생명의 양자현상은 결국 전자와 광자의 작용으로 수렴되는 것이다.

무신진화론자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그들은 결국 인간을 초월하는 인공지능을 만들어 스스로 호모 데우스가 되려는 욕망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무신진화론자들이 호모 데우스에게 생명의 설계도인 DNA까지 만들어줄 수는 없을 것이다. 알칼릴리-맥패든의 주장처럼 DNA의 본질이 양자규칙에 따라서 자손에게 유전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우성과 열성이 발현하는 유전법칙이다. 그렇다면 생물에게 무작위적인 진화는 불가능하다.

DNA를 발견한 순간 '생명의 비밀이 풀렸다'고 외쳤던 크릭은 나중에 생명은 지구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콜린스는 DNA는 신의 언어로 쓰인 생명의 설계도라고 인정하고, 무신론을 버렸다. 알칼릴리-맥패든의 양자규칙에 의하면 DNA의 돌연변이는 염기쌍을 결합하는 양성자의 위치변동에 의한 것이다. 그런 돌연변이의 발생율은 매우 낮고, 다음 세대에 유전되어도 유전자의 수선 메커니즘에 의해 그 다음 세대에서 쉽게 정상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DNA의 돌연변이는 질병이나 불구를 뜻하는 것이지, 진화의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양자생물학은 무신진화론자들이 기대했던 바와는 달리 유전법칙을 확고하게 입증하여 진화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셋째, 무신진화론자들이 의식과 그 기원을 대뇌피질의 진화의 산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앞에서도 비판적으로 검토되었다. 크릭이 지구에서 생명의 기원을 찾지 못하고 지구를 떠난 후, 그가 제기했던 NCC 또는 의식의 퀄리아는 수수께끼 그대로 남아 있다. 그의 뒤를 이은 크리스토프 코흐도 더 이상의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수수께끼를 풀려고 도전했던 양자생물학은 오히려 진화론을 반증하고 있다.

무신진화론자들은 과학이 더 발전하면 NCC 또는 의식의 퀄리아를 진화론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막연한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생명이 우주에너지 세계에 존재하는 초월적 창조자에게 기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생명의 필수적 현상인 의식의 기원도 같은 곳에서 바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의식은 창조자의 생명기능에서 기원하는 것이다.

인간은 대개 DNA보다 100배나 더 많은 뉴런을 가지고 있다. 생물은 의식의 재료인 자신의 내부 또는 외부의 정보를 기억하는데, 단기기억은 뇌 신경망의 뉴런에서 잠시 보존되었다가 잊히고 만다. 그러나 장기기억은 DNA에 저장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커넥톰(connectome: 전체 뉴런 네트워크 지도)이 밝혀진 예쁜꼬마선충의 실험에서 먹이 채취방법을 기억하는 DNA를 바꿔치기하면, 먹이 채취행동을 바꿀 수 있었다. 그것은 예쁜꼬마선충의 유전자에 먹이채취 방법이 기억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콜린스가 말한 것처럼 인간의 DNA가 신(창조자)의 언어로 쓴 생명의 설계도라면, 각종 생물의 DNA도 신이 설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억은 유전될 수 있는 형질이 아닌가?

인간은 물리적으로 지구와 우리우주의 한계를 넘어 영원한 우주에너지 세계의 존재까지 입증한 유일한 생물이다. 인간은 우주에너지 세계에 계신 창조자의 존재도 의식할 수 있다. 그런 인간의 능력이 물질에서 화학작용으로 발생한 박테리아를 거쳐 진화된 것일까, 아니면 인간보다 더 뛰어난 창조자의 특별한 설계에 의해 부여된 것일까? 창조자가 그의 형상을 따라 창조한 인간의 후손들이라면, 3대 기원의 문제를 알지 못하고 창조자를 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기독교 창조론이라면, 그 핵심이 되는 3대 기원의 문제를 논쟁하면서 진화론에 승리해야 한다. 창조는 물론 창조자 하나님의 존재까지 부정하는 진화론과의 논쟁에서 창조론이 승리하는 일보다 그분이 더 기뻐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이번 칼럼 시리즈에서는 특히 이 점에 초점을 두었음을 밝히면서 끝맺는다).

허정윤(Ph. D. 역사신학, 케리그마신학연구원, djtelco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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