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윤 치유칼럼] 사랑은 서로 지켜주는 것!

|  

▲강지윤 박사

▲강지윤 박사

한 여성이 있었다. 너무 오랫동안 혼자 살아서 외로움이 병이 된 여성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꿈처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 결혼하면 모든 외로움이 사라질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이 여성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더욱 외로워졌다.

무심한 성격의 그 남편은 이 여성의 깊은 내면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 깊은 슬픔을 이해하지 못했다. 때때로 어두워지는 표정을 보며 위로는커녕 오히려 힐난했다. 이 여성은 결혼한 것을 후회했다. 자신의 남편이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욱 큰 슬픔에 휩쌓였고 우울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 여성은 모든 힘이 소진할 때까지 헌신과 노력을 다했다. 마침내 이 여성을 살아야할 모든 이유와 의욕을 상실하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내 상담실로 나를 찾아왔다.

나는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녀의 슬픔과 영혼의 통증을. 그 남편을 설득해서 그녀의 영혼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 여성은 마침내 지켜주는 사랑으로 서서히 회복되었다. 소원했던 부부관계도 건강해졌다.  

슬픔과 외로움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결핍과 고통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거대한 우주의 한 점 같은 이 작은 별 지구에서는 매일 매순간 새로운 상처가 생기고 무수한 고통이 넘쳐나고 있다. 어쩌면 오늘 내 곁을 스쳐간 누군가는 우주를 범람할 만큼의 거대한 상처와 슬픔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어떻게든지 결핍과 슬픔을 견디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사랑을 찾고 있다. 때론 용감하게, 때론 처절하고 비참하게 사랑을 찾아 걸어간다. 내가 지켜주고 또 나를 지켜줄 사랑을 찾기 위하여 온 영혼의 에너지를 모아 찾아나선다.

그 사랑은 때로는 가족일 수 있고, 때로는 연인일 수도 있고, 친구를 향한 것일 수도 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의 저자 스캇 펙은 '진정한 사랑에는 지혜와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사랑하는 이를 지켜준다는 것은 단지 물리적이고 경제적인 것뿐만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최소한의 기본적인 것이지만, 이 기본도 안되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거기에 덧붙여, 상대방의 내면에서 문득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슬픔과 외로움과 영혼의 통증을 모른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통증을 함께 아파하고 보듬어준다는 뜻이다. 그와 모든 것을 함께 한다는 뜻이다. 사랑은 그렇게 빚어져 가며 커져가고 여물어 가는 것이다.

상대방의 슬픔과 외로움을 깊이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는 '지혜'와 그 상처를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것으로 껴안으며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런 사랑에는 결단과 책임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고통이 뒤따를 수도 있다. 어쩌면 사랑을 찾지 않을 때보다 더 큰 고통을 겪게 될 수도 있다.  타인의 슬픔에 공감한다는 것은 그 슬픔 속으로 기꺼이 들어간다는 의미이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한다는 것은 그 고통 속으로 기꺼이 걸어들어가 내가 대신 고통 당해준다는 뜻이다.

만약 당신이 우주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찾았다면, 그 사람의 전부를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혹시 그 사람의 상처가 우주만큼 광활하고 깊고 넓다면 온 힘을 다해 용기를 내어 그 사람의 그 상처까지도 당신의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런 결단과 헌신이 없다면 그 사랑은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없으며 의미와 빛을 잃고 사라져버릴 것이다. 그러니 용기와 힘을 내길 바란다.

사랑은 저절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한다면서 상대방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그의 내면을 공감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의미 없어진 관계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도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이기적인 집착일 뿐이다.

사랑이 에로스에서 끝난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던 것이다. 에로스가 주는 순간적 감정에 함몰되어 쉽게 사랑한다고 고백하지 말아야 한다.

사랑의 단계가 아가페로 갔을 때 비로소 사랑은 완성되며 상대의 상처는 치유가 시작된다. 상대방의 결핍이 채워지기 시작하며 비로소 지켜준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빛나는 사랑의 완성을 보게 된다.

당신의 연인이나 부인이나 남편이 자신을 지켜줄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한 밤중에 혼자 깨어 찢어진 가슴을 부여안고 울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 더 큰 죄악이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내면이 깊고 섬세한 마음을 가진 이는 더욱 더 소중하고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상대방이 자책을 하며 고통스러워한다면 당신이 생각없이 했던 가벼운 말과 행동을 반드시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고쳐야 한다. 그리고 같이 울어주며 같이 위로하며 상대방을 지켜주어야 한다.

사랑한다는 것이 사랑하는 이를 지켜주는 것임을 무슨 일이 있어도 잊어서는 안 된다. 주님도 목숨 바쳐 나와 당신을 지켜 주셨다. '너희도 나처럼 사랑하는 이를 목숨 바쳐 지켜주라'고 늘 말씀하시는 애타는 목소리를 듣길 바란다. 듣고 행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치유와 따뜻한 동행 www.kclatc.com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덕수 총리 대통령 후보 추대 국민운동본부’

한국교회 장로 1만 2천 명 “한덕수로 빅텐트를”

‘한덕수 총리 대통령 후보 추대 국민운동본부’(상임 추대위원장 김춘규)가 29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한국교회 장로 1만 2천 명 한덕수 총리 대통령 후보 추대 및 단일화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다. 대외…

김문수 한덕수

종교·시민단체 연합, “김문수 지지 및 한덕수와 연대” 촉구

대한민국 종교 및 시민단체 연합 일동이 28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조기 대선에서 김문수 전 장관 지지 및 한덕수 총리와의 연대 촉구를 표명했다. 이들은 “김문수는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다. 그는 노동자의 땀을 기억하는 정치인이다. …

조선 근대화 서울 장터 시장 선혜창 선교 내한 선교사 140주년

내한 선교사들, 당시 조선 사회 얼마나 변화시켰나

19세기 말 선교사 기독교 전파 신앙, 한국 개화 동력이자 주체 ‘하나의 새로운 사회’ 형성시켜 복음 전하자, 자연스럽게 변화 1884년 9월 알렌 의사의 내한 이후 1985년까지 100년간 내한한 선교사 총 수는 약 3천여 명으로 파악된다(기독교역사연구소 조사). 내한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