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윤 치유칼럼] 위대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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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윤 박사

▲강지윤 박사

계절이 하나씩 지나가고 아픈 이들의 상처도 아물기 시작했다. 새순이 돋아나듯이 새살이 오르고 고통을 건너 용감하게 낯선 세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이 있었던가. 이렇게 푸른 하늘을 언제 보았던가.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번진 그 미소 띤 얼굴을 반가운 마음으로 받아들인 적이 언제 있었던가. 아픔에 쩔어 보지못했던 세계가 펼쳐지고 새로운 날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어떤 내담자가 치유 후에 남긴 글을 조금 각색해 보았다.

치유를 막 끝낸 이들은 사투를 벌이던 전쟁에서 승리한 위대한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의 용감한 행로를 응원해 왔었다.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도망치지 않았고 마침내 승리한 위대한 사람들이다.

또다시 오랜 치유를 위해 노력해 온 한 사람이 기쁘고 슬픈 포옹을 마지막으로 나누며 떠나갔다. 이제는 상담자와 내담자라는 특수한 관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서의 친구가 되었다. 내게 기쁜 일이 생기면 함께 기뻐해줄 친구가 되었다.

대개 심리상담을 종결하고나면 마음의 질병으로 고통받는 동안에 하지 못했던 인생의 활기찬 삶으로 나아가게 되다보니, 잠시 자신의 시간에 함께 해준 상담자를 잊어버리는 것이 정상이다.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자신의 생애를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은 소식을 전해오는 분들이 있다. 자신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얼마나 더 행복해졌는지, 이메일이나 문자로 소식을 보낸다. 너무 기쁘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상담을 해왔고 그 시간들 속에 내 몸이 무너져내렸다. 이제는 상담을 파격적으로 줄이고 내 삶을 살려고 하고있다. 물론 서운해하거나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는 줄 알고있다.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나는 내 몸을 돌봐야하고 내 삶을 살기도 해야한다.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치유를 향해 달려온 이들을 떠나보내며, 그 위대한 개선장군을 보내며 기뻐하고 또한 이별을 슬퍼한다.

상한 마음의 치유과정은 맹렬한 전투와 같다. 아는 이들은 알 것이다. 승리를 이룰 때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것이다.

그 힘든 시간을 관통하여 치유의 끝에 선 사람이 어찌 위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힘든 과정을 다 지켜보며 항상 함께 한 상담자인 나에게도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단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한 일이 아니다. 당신을 포기할 수 없어서 함께 했던 것이다.

앞으로 또다시 인생의 파도가 치고 넘어져 무릎이 깨져 피가 흐를 것이다. 지금의 승리가 가져다 준 내면의 힘으로 스스로 치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믿고 또다시 일어서길 바란다.

위대한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으며, 사랑스러운 당신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한다. 자신이 위대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영원히 잊지 말기를 바란다.

살아가는 날 동안 내내 신의 가호와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한다. 지금 치유 중인 당신에게도 치유를 먼저 이룬 그들처럼 조만간 기쁘고 행복한 종결 후의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믿기를 바란다. 지금 충분히 느껴지지 않을지라도 당신의 치유를 돕고 계신 주님의 손길이 매순간 당신과 함께 한다는 사실도 꼭 믿기를 바란다.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치유와 따뜻한 동행 www.kclat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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