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좋은 질문이 좋은 대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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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을 통해 여론조사를 할 때, 통계의 오류 가능성이 있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응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도할 때 담배를 피워도 되는가?’ 물으면 거의가 ‘No’ 라고 답한다. 그런데 ‘담배 필 때 기도하면 어떤가?’ 하면 ‘Yes’ 라고 답한다.

‘여대생이 밤에 윤락가에 가면 어떠냐?’ 하면 ‘No’ 라고 하지만, ‘윤락가에 종사하는 여자가 낮 시간에 대학공부를 한다면 어떠냐?’고 물으면 ‘Yes’라고 응답한다.

또 ‘Yes, but’이나 ‘No, but’도 있다. 조건부 긍정, 조건부 부정의 답일 때가 있는 것이다. 유대인이나 미국교육에선 답보다 ‘질문’을 강조하고 질문하는 요령을 교육한다. 잘못된 질문은 잘못된 대답을 유도한다.

또 정확히 알지 못하면 질문을 잘 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인간은 ‘왜’ 사느냐? 고 물을 때, ‘왜’는 의미를 묻는 질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고 물으면 의미보다 ‘나’라는 존재에 강조점을 두고 묻는 것이다.

말(馬)과 경쟁하면 인간이 진다. 그러니까 말(馬) 위에 올라타야 한다. 말을 통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여기서 몇 가지 질문이 가능하다.

①언제 달려야 할지?(When) ②어디로 달려야 할지?(Where) ③어떤 속도로 어떻게 달려야 할지?(How) 이런 것들은 ‘답’이 아니라 ‘질문’의 영역이다. 질문을 제대로 던질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또 질문이 바뀌면 결과도 달라지게 돼있다. 가령 ①어떻게 하면 멋진 의자를 디자인할까? 라고 물으면 결국 의자에 국한하되 어떤 모양의 의자를 만들까로 귀결된다. 그러나 ②어떻게 하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것을 만들 수 있을까? 라고 물으면 ‘의자’의 영역을 벗어나 더욱 폭넓게 앉을 수 있는 것들이 나올 수 있다.

또 ①시간의 흐름에 어떻게 주목하는가? 라고 물으면 결국 시간이 가는 것을 전제하고 가느냐 안 가느냐? 의 양자택일에 국한되지만, ②시간을 무엇과 바꾸겠는가? 라고 물으면 창의성과 가치 변화의 영역까지 퍼져나간다.

예를 들어, 운동하는 사람은 시간과 체력을 바꾸는 것이고, 책을 읽는 사람은 시간과 지식을 맞바꾸는 것이다. 한 인간의 가치 판단은 그가 시간과 바꿔 얻은 것들의 가치를 통하여 평가된다.

시간이 그냥 흐른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미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두고 무엇을 바꾸어 얻느냐에 따라 그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다.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려는 의도적 노력이 있어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달라지는 것이다.

‘업데이트’ 없이는 ‘업그레이드’도 없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아인슈타인)”. 나는 순간순간 나의 시간을 들여서 무엇과 맞바꾸고 있는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예수님의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차별화된 것, 즉 독특한 대답을 추구해 보기 바란다.

①(마 16:13-17)을 보면 가이사랴 빌립보 도시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기(예수)에 대한 세상평가를 물었다. 세례요한, 엘리야, 예레미야가 환생했거나 유력한 선지자의 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제자들의 신앙고백을 물었다. 그때 베드로의 대답(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이 적중했다. 신학적으로 명답(정답)이었다. 보편적 예수가 아니라 ‘나의 예수(구주)?’가 무엇이냐 물었다.

②한 율법사가 영생을 얻는 방법을 물었을 때도 성경에 써있는 일반적 율법이 아니라 그 자신이 이해한 그 사람의 율법을 물었다(눅 10:26). 일반적(보편적) 신앙이 아니라 개별화된 그 자신의 ‘예수관’과 ‘성경관’을 묻고있는 것이다.

이 대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예수님은 그 다른 대답, 독특한 대답을 듣고 싶어서 그런 질문을 했던 것이다.

지금도 똑같다. 질문을 잘 해야 정확한 대답을 얻을 수 있다. 목사님이 이해한 ‘예수’와 ‘성경’에 맹목적으로 동의하지 않아야 한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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