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원자론을 믿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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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성당 내 라파엘로의 프레스코(fresco) 벽화 ‘아테네 학당’. 가운데 두 인물 중 왼쪽이 플라톤, 오른쪽이 아리스토텔레스이다.

▲성 베드로 성당 내 라파엘로의 프레스코(fresco) 벽화 ‘아테네 학당’. 가운데 두 인물 중 왼쪽이 플라톤, 오른쪽이 아리스토텔레스이다.

Q) 아리스토텔레스는 원자론을 믿었나요?

"로마 가톨릭의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수용한 걸로 배웠습니다. 그 아리스토텔레스는 원자론을 믿었나요?"

A) 아리스토텔레스(주전 384-322)가 원자론자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로마 가톨릭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1274)가 스콜라철학에 수용한 철학자입니다. 스콜라 철학은 교부시절을 지나 중세철학을 이룬 종교적 철학으로 대체로 8세기부터 14-15세기까지의 가톨릭 신학을 스콜라 철학 시대라 부르고 있습니다. 주전 4세기에 헬라에서 활동했던 이 철학자를 토마스 아퀴나스가 중세 가톨릭에 연결했던 이유는 당시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들이 활발하게 라틴어로 번역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철학을 가톨릭의 스콜라철학을 위해 활용했다고 보면 됩니다. 헬라어에 능통한 신학자들이 많았던 교부들에 비해 헬라어에 능하지 않았던 토마스 아퀴나스는 활발하게 번역되고 있던 헬라 철학자 가운데 탁월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들을 활용한 것이지요.

오늘날 원자론의 원조가 되는 고대 원자론(atomism)은 초기 자연철학자들을 거쳐 원자론의 아버지라 불리는 레우키포스와 유물론(materialism)의 아버지 데모크리토스(주전 460?-주전 370?)에 뿌리를 둡니다. 이들 자연철학자들이 우리가 인식하는 달고 쓰고 뜨겁고 차고 보여 지는 다양한 색깔 등에 대해 (미시세계로 들어가면) 실은 원자와 공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는 것은 대단한 통찰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다만 이들은 창조 신앙이 없었기에 이후 유물론으로 흘러버린 점은 아쉽다할 수 있습니다.

▲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이들보다 후대 인물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질이 아주 작은 원소로 되어 있다는 질료적 개념보다는 만유가 물, 불, 흙, 공기라는 4 원소로 되어 있다는 엠페도클레스(주전 490?-주전 430?)의 주장을 수용합니다. 이들 4 원소는 각각 차가움과 뜨거움과 마름과 축축함이라는 속성으로 나타납니다. 원자의 존재를 믿지 않은 아리스토텔레스는 세계는 이들 4 원소가 가득 차 있어 이들 원소들이 쉽게 변형되면서 세상을 구성한다고 보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빈 공간이라든가 진공과 같은 개념을 수용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연과학에 관한한 조금은 완전치 못하고 미숙하고 부족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과 이론을 수용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가톨릭 신학이 소위 "자연신학"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고 빈틈을 가지게 된 것은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속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점은 우리 인간 누구도 완전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평택대 <과학과 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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