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 한국교회가 들어야 할 복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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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생육하고 번성하라, 땅에 충만하라

국가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길교회 손재익 목사의 저출산 관련 설교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손재익 목사.

▲손재익 목사.

본문: 창세기 1장 26-30절
제목: 생육하고 번성하라

서론

산아제한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많이 낳아 고생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

1960년대 대한민국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는 구호를 외치며 ‘3·3·35 운동’을 벌였습니다. 3명 자녀를 3년 터울로 낳고, 35세까지 단산(斷産)하자는 뜻입니다.

1970년대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습니다. 남아선호 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 아들을 낳기 위해 출산을 계속하는 현실에 대한 대응으로 나온 표어였습니다.

1980년대는 “하나 낳아 젊게 살고 좁은 땅 넓게 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등의 표어를 내세우며, 인구가 정체기에 들었는데도 산아제한 정책을 계속 펼쳤습니다. 정부는 지난 40년간 ‘아이 적게 낳기 운동’에 전력을 쏟았습니다.

이 정책은 국가의 정책이었고, 국가의 정책은 불신자들은 물론이거니와 교인들에게도 수납되었습니다.

불과 4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니 10년 전부터 저출산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30년이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이제 출산율 0.88명입니다. 초저출산국가입니다.

산아제한(産兒制限) 정책의 피해는 국가만 아니라 교회가 고스란히 입고 있습니다. 교회마다 머리가 하얀 사람들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제가 제일 젊어요.” 50대 초반 어느 도시 교회 담임목사의 넋두리입니다. 교회 안에 청년이 없고, 아이들이 없습니다. 세상보다 교회가 더 심합니다. “신앙교육 제대로 안하면, 유럽 교회 닮아간다”고 불과 십 수년 전에 위기를 말했던 한국교회가 그 위기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산아제한과 반대되는 성경 말씀

이러한 때에 우리는 이 본문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

1970년대 한창 국가가 국민들을 통제하던 때, 교회는 말씀보다 국가 정책을 따랐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보다 세상 권력자의 말에 더 귀를 기울였습니다. 영원하신 말씀 앞에 복종하기보다, 30년도 유지하지 못할 정책 앞에 자발적으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 결과 교회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교회마다 어린 아이가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작년에 제가 어린 시절 자란 교회에 갔더니, 2000년대 초반 주일학생이 1,000명이던 교회가 지금은 200명이라고 과거를 그리워하며 신세한탄을 합니다.

이러한 시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람을 처음 창조하셨을 때에 하나님께서 내리신 이 명령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본론

I. 본문 해석

1. 사람을 창조하시고 생육과 번성을 명령하신 하나님

세상과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

하나님께서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빛, 하늘과 땅, 바다, 식물, 해와 달, 동물, 물고기, 하늘을 나는 새를 지으신 하나님께서 마지막 여섯째 날에 땅의 짐승, 가축,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만드셨고, 마지막으로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이 중에서 ‘사람’의 창조는 다른 창조와 달리 좀 더 강조됩니다. 오늘 읽은 26절부터 30절까지 사람의 창조에 대해서 다루고 있고, 그 뿐만 아니라 창세기 2장 4-25절에서 다시 한 번 더 구체적이고도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사람 창조의 순서

창세기 1장만 보면,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바로 ‘생육과 번성’을 명령하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1장과 2장에 있는 사람과 관련된 내용 전체를 함께 봐야 합니다. 전체를 토대로 시간 순서를 따라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먼저 남자를 창조하셨습니다(창 2:7). 그리고는 남자를 에덴 동산에 두십니다(창 2:8). 그리고 그 동산을 다스리며 지키게 하십니다(창 2:15; 개역한글). 첫 번째 명령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명령을 내리십니다. 우리가 잘 아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는 명령이죠(창 2:16-17).

그러고 나서 여자를 지으실 계획을 말씀하십니다.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창 2:18)”.

여자를 지으시고 나서 남자와 여자를 한 몸 되게 하십니다. 즉 결혼시키시죠(창 2:24).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다 있을 때에 복을 주시면서 명령을 내리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창 1:28)”, 세 번째 명령입니다.

‘생육과 번성’을 말씀하신 세 번째 명령은 시간 순서상으로는 세 번째 이지만, 기록상으로는 첫 번째입니다.

창조명령 두 가지

이 세 가지 명령 중 2번째에 해당하는 선악과 금지 명령은 하나님과 사람의 언약 관계에서 주어진 명령으로, 행위언약에 관한 내용이죠. 그래서 실제로 오늘날에도 계속될 명령은 2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덴동산에서 다스리며 지키라는 것과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라는 것입니다.

구약에서 에덴동산은 성전을 상징하며 궁극적으로 교회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사람은 ①교회와 ②세상에 대해 각각의 명령을 받았습니다.

①에덴을 지키는 것은 하나님의 거룩한 성소를 지키는 것으로서 교회와 예배를 지키라는 명령입니다.

②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는 것은 세상을 향해 수행해야 할 명령입니다. 그래서 이 명령을 교회 역사에서는 문화명령(The Cultural Mandate)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

문화명령의 기초는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해야 땅에 충만할 수 있고, 땅을 정복할 수 있습니다.

생육(生育)이란 날 생(生)과 기를 육(育)인데, ‘자녀를 낳아서 기르다’라는 뜻이죠. 한 명만 낳아도 생육입니다.

번성(繁盛)이란 많을 번(繁)과 담을 성(盛)인데, 생육을 많이 함으로써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죠. 두 명, 세 명 낳음으로써 번성해집니다. 또한 번성이란 한 세대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면서, 끊임없이 생명이 새로워지고 풍성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결국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은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낳고, 낳으라는 명령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백성이 계속되라는 명령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신자로 하여금 자녀를 낳고, 많이 낳아 땅을 채우고 땅을 정복할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2. 생육과 번성을 명령하시기 전에 남녀를 창조하시고 결혼시키신 하나님

하나님은 명령만 하신 것이 아닙니다.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을 미리 마련해 주셨습니다.

명령을 주시기 직전에 있었던 일, 결혼

이 명령을 주시기 직전에 중요한 일이 있었습니다. 앞서 보았습니다만,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베필을 지으리라(창 2:18)”라고 하심으로써 남자를 위한 여자를 지을 계획을 말씀하십니다.

여자를 지으시고 난 후 남자와 여자를 결혼시키십니다. 생육과 번성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일을 준비하십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결혼한 후에 “생육과 번성”을 명령하십니다.

명령을 주시기 직전에 있던 일, 남녀 창조

창세기 1장 28절에 이 명령을 기록하면서의 순서도 봅시다. 27절에서 “하나님이 …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그리고 나서 28절에서 명령을 주십니다.

하나님은 이 명령을 주시기 전에,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습니다.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신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남자와 남자를 창조하실 수 있었습니다. 여자와 여자를 창조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런 능력과 자유를 갖고 계신 분이십니다.

그러나 그런 의지는 갖고 계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능력과 자유를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는데 사용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둘에게 “생육과 번성”을 명령하십니다.

한 여자만 창조하신 이유

말라기 2장 15절을 봅시다. “그에게는 영이 충만하였으나 오직 하나를 만들지 아니하셨느냐 어찌하여 하나만 만드셨느냐 이는 경건한 자손을 얻고자 하심이라 그러므로 네 심령을 삼가 지켜 어려서 맞이한 아내에게 거짓을 행하지 말지니라”.

하나님은 오직 한 명의 여자를 창조하셨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이는 경건한 자손을 얻고자 하심이라”. 하나님은 남자를 창조하신 뒤 한 명의 여자를 창조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경건한 자손이 이어지기를 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두 명의 여자도 창조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영이 충만하였으나”라는 말이 바로 그런 뜻입니다.

개역한글은 “여호와는 영이 유여하실찌라도”라고 번역했는데, 바로 그런 뜻입니다. 유여(有餘)란 남을 유, 남을 여죠. 하나님께서 여자를 하나 더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고 계셨다는 말입니다. 그럴만한 힘이 남아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오직 하나만 만드셨습니다. 그 이유는 한 여자가 한 남자와 만나 한 몸을 이뤄 경건한 자손을 얻기 원하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말라기 2장 15절은 후손을 낳는 것이 인간 존재의 의미와 가치와 보람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남녀가 하나 되어 가정을 이루게 하신 목적이 ‘이는 경건한 자손을 얻고자 하심이라’임을 보여주고, 결혼한 부부에게 있어서 자녀 생산이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이루는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말씀들은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그 둘을 결혼시키신 것이 곧 “생육과 번성”이라는 문화명령과 관련있음을 보여줍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가 말하는 결혼과 출산

결혼과 출산의 관계, 그것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24장 제2절도 말씀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24장 결혼과 이혼에 관하여

2. 결혼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 돕기 위해서(창 2:18) 합법적인 방식을 통한 인류의 번성과 거룩한 자손들을 통한 교회의 확장을 위해서(말 2:15) 부정(不貞)을 막기 위해 제정되었다(고전 7:2, 9).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결혼의 목적을 세 가지로 말씀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합법적인 방식을 통한 인류의 번성과 거룩한 자손들을 통한 교회의 확장을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근거구절이 바로 앞서 보았던 말라기 2장 15절입니다.

하나님은 신자로 하여금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게 하셨고, 결혼을 통해 인류의 번성과 거룩한 자손을 통한 교회의 확장을 명하셨습니다. 즉 생육과 번성을 명하셨습니다.

사람 창조, 남녀 창조, 생육의 연관성

사람을 창조하신 일,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신 일은 그와 더불어 주어진 명령인 ‘생육과 번성’과 연관됩니다. 생육과 번성은 오직 ‘남녀의 존재’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공식 결합인 결혼, 그리고 그 열매로서의 출산은 생육하고 번성케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이를 통하여 그들 사이에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새 생명이 태어나 생육하고 번성케 됩니다.

3. 생육과 번성을 통해 창조와 구속을 이어가는 사람

이제 하나님의 백성은 생육과 번성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사역과 구속 사역을 이어갑니다.

생육법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 지금도 창조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은 지금 어떻게 사람을 창조하십니까? 하나님께서 직접 흙으로 만드십니까?

여러분들을 흙으로 지으시고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셨습니까? 아닙니다.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 그 창조는 단 두 명에 대해서만 이뤄졌죠. 그 이후의 창조는 어떻게 이뤄집니까?

부부가 수행하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에 대한 실천을 통해 이뤄집니다. 하나님은 첫 사람 아담과 여자만 직접 만드셨고 그 이후의 사람은 두 사람을 통해 계속되는 생육법을 통해 창조 사역을 이뤄가십니다. 하나님의 창조 행위는 사실상 사람의 생육과 번성을 통해 반복됩니다.

족장들의 명령수행

이 명령은 사람이 타락하기 전에 주신 명령이지만, 타락 이후에도 계속 반복됩니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 9:1)”.

하나님은 홍수로 온 세상을 심판하신 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시면서 노아와 그 아들에게 아담과 여자에게 주셨던 동일한 복과 명령을 주십니다.

이 명령과 복은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먼저 아브람에게도 번성을 약속하십니다.

“아브람이 구십구 세 때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 내가 내 언약을 나와 너 사이에 두어 너를 크게 번성하게 하리라 하시니 아브람이 엎드렸더니 하나님이 또 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보라 내 언약이 너와 함께 있으니 너는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될지라 이제 후로는 네 이름을 아브람이라 하지 아니하고 아브라함이라 하리니 이는 내가 너를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되게 함이니라 내가 너로 심히 번성하게 하리니 내가 네게서 민족들이 나게 하며 왕들이 네게로부터 나오리라(창 17:1-6)”.

창세기 28장 1-3절을 봅시다.

“이삭이 야곱을 불러 그에게 축복하고 또 당부하여 이르되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지 말고 일어나 밧단아람으로 가서 네 외조부 브두엘의 집에 이르러 거기서 네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라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시어 네가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여 네가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창 28:1-3)”.

▲ⓒ픽사베이

▲ⓒ픽사베이

1절에 보면 이삭이 야곱을 불러 축복하면서 결혼을 하라고 합니다. 결혼을 위해 외삼촌 라반에게 보내기에 앞서, 3-4절에서 축복하면서 말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시어 네가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여 네가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창 28:3)”.

나중에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생육하며 번성하라 한 백성과 백성들의 총회가 네게서 나오고 왕들이 네 허리에서 나오리라(창 35:11)”.

창세기 48장을 봅시다. 야곱이 죽기 얼마 전 요셉이 그의 두 아들 에브라임, 므낫세와 함께 야곱에게 갔습니다. 이 때 야곱이 요셉에게 말합니다.

“요셉에게 이르되 이전에 가나안 땅 루스에서 전능하신 하나님이 내게 나타나사 복을 주시며 내게 이르시되 내가 너로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여 네게서 많은 백성이 나게 하고 내가 이 땅을 네 후손에게 주어 영원한 소유가 되게 하리라 하셨느니라(창 48:3-4)”.

족장들의 중요한 사명은 생육이었습니다. 생육을 통한 번성이었습니다. 결혼과 출산이 족장들의 삶 가운데 계속 되었습니다.

4. 해산을 통한 구원

타락 이후 고통이 더해진 생육

생육하라는 명령은 창조 후 타락 전에 주어진 명령입니다. 그런데 그 명령이 타락 이후에 바뀌지 않았습니다.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타락 이후 더욱 강화되었고, 이제는 오히려 고통이 주어졌습니다.

창세기 3장 16절을 봅시다.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시고”.

생육의 고통, 번성의 고통이 주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처음에 아무도 고통 없이 출산하도록 만드셨지만, 결국 아무런 고통 없이 출산할 수 있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최초의 출산자인 하와조차 고통 가운데 출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명령은 계속 수행돼야 했고, 수행되었습니다.

해산을 통한 구원

다음으로 디모데전서 2장 15절을 봅시다. “그러나 여자들이 만일 정숙함으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면 그의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으리라”.

‘해산하면 구원받는다?’ ‘아니, 믿음으로 구원 받는게 아니라 해산으로 구원 받는 건가?’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이지요. 이 말씀을 개인 구원으로만 이해하면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조금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이 말씀 바로 앞에 나오는 11절 이하의 이야기를 잘 보십시오. 창조와 타락 이야기를 하지요. 그리고 방금 보았던 창세기 3장 16절의 두 가지 측면의 징계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니다. 남자에 대한 순종과 해산.

어려운 말씀이지만 최대한 쉽게 해석하자면, 여자의 범죄로 인하여 온 인류에 죄가 들어왔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남자에게 순종해야 할 의무가 강화되었고, 출산의 고통이라는 저주가 주어졌습니다.

이 사실에 대해 여자들은 낙심하기보다 오히려 남자에게 순종해야 하며, 특히 해산, 즉 출산을 통해 인류 전체에 미친 죄악들을 이겨내라는 것입니다.

여성의 출산은 인류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주어진 하나님의 저주와 징계를 극복하여, 하나님의 창조 이전 상태로 나아가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입니다. 여성들은 출산이라는 일이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정해 놓으신 상태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것을 하나의 소명으로 여기라는 의미입니다.

창조와 구속의 명령

이렇게 생육과 번성은 창조 직후 신자에게 주어졌고, 타락 이후 신자에게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생육과 번성은 창조의 명령이면서 또한 동시에 구속의 명령입니다.

II. 적용

생육하고 번성하라

사랑하는 한길교회 형제, 자매 여러분~! 신자와 교회는 생육하고 번성해야 합니다. 이것은 정부의 정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그리스도인 청년들은 결혼하여 생육하고 번성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 신혼 부부들은 생육하고 번성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 부모들은 자녀들이 결혼하여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사실을 가르치고 도와주어야 합니다.

타락 이후 이 명령의 수행이 쉽지 않습니다.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창 3:16)”. 수고하여 믿음으로 이 명령을 순종해야 합니다. 순풍 순풍 낳지 못하고, 고통 가운데 낳아야 합니다. 고통 중에라도 순종해야 합니다.

타락 이후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창 3:17)”,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창 3:19)”라고 하신 하나님의 저주가 우리에게 있기에 땀을 흘리며 노동을 감당하듯, 고통과 수고 가운데 자식을 낳아야 하더라도 우리는 생육과 번성의 명령,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으리라는 사도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생육과 번성이 멈춘 시대에

오늘날 우리에게는 첫 조상의 죄악으로 인한 어려움만 있는게 아닙니다. 설교 서두에 말씀드린 정부 정책의 영향이 우리의 세계관으로 자리잡고 있는 시대입니다.

생육과 번성이 멈춘 문화를 살고 있습니다. 생육의 두 주체 중 한 주체인 여성들의 편안함이 우선시되는 시대입니다. 이런 문화들은 불신자들뿐 아니라, 신자들에게도 아주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우리는 생육과 번성을 해야 합니다.

먼저 생육과 번성이 멈춘 문화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4년 전인 2005년의 합계출산율은 1.08명이었는데, 점점 줄어서 0명대에 진입했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한 출산율 0명대 국가가 됐습니다.

2018년 합계출산율은 0.98명입니다. 2019년 11월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기사에 따르면 2019년 3/4분기 출산율은 0.88명입니다. 1년도 안 되어 또 줄었습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130조의 출산장려 예산이 사용되었지만, 극복되지 않습니다. 이미 문화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문화가 정책과 돈으로 바뀌진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입니다. 세상은 어쩔 수 없습니다만, 교회는 그래서는 안 되죠.

세상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사라지면 안 됩니다. 불신자들이 생육을 멈춘 시대에, 오히려 신자들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가득해야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영원한 말씀보다 국가 정책을 더 따랐던 교회마저 정책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 말씀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다음으로, 생육의 두 주체 중 한 주체인 여성들이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시대입니다. 11월 18일 경기도가 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요즘 청년들이 비혼, 즉 결혼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남성이 꼽은 1위는 출산·양육 부담(32%)이었습니다. 이어 과도한 주거 비용(29%), 개인의 삶·여가 중시(17%), 이상적인 배우자를 못 만남(7%) 등의 순이었습니다. 여성은 개인의 삶·여가 중시(26%)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다음으로 과도한 주거 비용(21%), 출산·양육 부담(20%), 이상적 배우자 못 만남(12%)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생각보다 ‘형편이 어려워서’는 적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의 삶과 여가를 중시하는 자기 중심적 생각이 하나님의 명령을 이기고 있습니다.

생육과 번성은 믿음의 일이다

출산하지 않는 문화, 출산하기 어려운 현실, 출산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이 시대의 담론들, 이 모든 것들을 볼 때 신자에게 생육과 번성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닙니다. 믿음의 일입니다. 현실과 세속의 가치와 문화를 당당히 거슬러야만 감당할 수 있는 사명입니다.

세상 풍조가 우리시대의 젊은이들, 자녀들을 엄습해서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도 우리는 생육과 번성을 해야 합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는 일은 하나님의 고귀한 명령입니다. 생육과 번성의 명령은 오늘날 인구가 줄어서 지켜야 하는 명령이 아닙니다. 국가가 강조하기 때문에 행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그와 상관없이 지켜야 할 말씀입니다.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서 지키는 명령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지켜야 할 명령입니다.

목사님들이 강단에서 농담 비슷하게 웃으면서 이런 말을 하죠. “전도 못하면, 애를 많이 낳으십시오.” 그 말을 웃으면서 농담처럼 하다 보니, 사람들이 다 농담으로 여깁니다. 실제 그 말을 하는 사람도 약간은 그런 마음으로 말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생육과 번성은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농담처럼 할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 청년들은 젊을 때 결혼해야 하며, 그리스도인 부부는 하나님께서 힘 주실 때에 생육하고 번성하여 이 땅 가운데서 하나님의 명령을 수행해야 합니다.

생육과 번성이 어려운 현실과 형편

이 가운데 이런 마음이 드는 청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목사님, 요즘 청년들의 형편을 모르십니까?” 왜 모르겠습니까? 요즘 청년들을 3포 세대, 5포 세대를 넘어 N포 세대라고 하죠.

저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꼰대처럼, “우리는 너희보다 더 어려웠어” 혹은 “저기 아프리카에 가봐. 너희보다 더 어려워도 많이 낳아”라는 말씀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불신자라면 모르겠지만 신자라면, 우리의 형편과 현실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지 못하는 핑계가 되지는 않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다시 자세히 봅시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 1:28)”. 하나님은 명령을 주시기 전에 먼저 복을 주시고, 그 다음 그들에게 생육을 명령하십니다.

이렇게 명령하신 뒤에 또 다시 이어서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의 먹을 거리가 되리라(창 1:29)”.

먹을 거리를 주셨습니다. 그들의 필요를 채워 주셨습니다. 그들이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는 형편과 환경을 조성해 주셨습니다.

첫 사람의 생육과 번성을 위해 하나님은 남자에게 돕는 배필을 허락하셨고, 남자와 여자를 한 몸되게 하셨고, 그들에게 복을 주신 뒤, 생육과 번성을 명하셨고, 그 뒤에 먹을 거리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우리 시대의 형편과 현실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상대적이요, 핑계나 변명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생육과 번성의 어려움은 우리 시대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 역사에서 생육과 번성의 어려운 현실은 또 다른 형식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바로 영아의 죽음입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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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현대의학이 발전하기 전까지만 해도 태어나서 1년이 안 되어 죽는 사람이 엄청 많았습니다. 1350년 영아 사망률은 22%였고, 기대수명은 24세였습니다.

1750년 영아사망율은 20% 정도였고, 기대수명은 35세 정도였습니다. 1820년 영아사망율은 15% 정도였고, 기대수명은 40세 정도였습니다.

영아사망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현대의학이 발전된 20세기 들어와서지요. 오늘날에는 형편이 완전히 달라져 의미가 바뀌었지만, 백일잔치가 바로 이런 의미를 갖고 있죠. 백일잔치는 유아 사망률이 높던 시절, 100일 동안 안 죽고 살아 있는 것을 감사히 여기며 가진 잔치죠.

영아의 죽음도 많았지만, 성인이 되기 전까지도 많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신자의 자녀들 가운데 번성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한 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신자들에게 생육과 번성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당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자연적이고 과학적인 이유가 아니라, 사람이 만들어버린 경제적·사회적·문화적 문제가 이유가 되었으니, 이러한 이유는 신자가 능히 이겨낼 수 있는 이유들입니다.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교회는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 앞에 순종해야 합니다. 출산이 성경의 명령이며, 하나님 나라 확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수단 중 하나라는 사실을 가르쳐야 합니다.

교회 안에 형제, 자매들이 결혼하고, 출산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이 낳은 자녀를 우리 모두가 함께 기르며, 건물에 투자하기보다는 사람에 투자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불임과 난임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성경 한 구절을 보겠습니다.

“유대 왕 헤롯 때에 아비야 반열에 제사장 한 사람이 있었으니 이름은 사가랴요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이니 이름은 엘리사벳이라 이 두 사람이 하나님 앞에 의인이니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하더라 엘리사벳이 잉태를 못하므로 그들에게 자식이 없고 두 사람의 나이가 많더라(눅 1:5-7)”.

사가랴와 엘리사벳, 그들에게는 자식이 없었습니다. 엘리사벳은 잉태를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하나님 앞에 의인이었습니다.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생육과 번성에 대한 말씀을 들었는데, 이 부분을 강조하다 불임이나 난임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오늘날 이 명령을 수행하고 싶으나 이뤄지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괜히 자신의 죄는 아닌가 걱정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든지, 그들 앞에서 우쭐댄다든지 하는 것은 신자라면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생육과 번성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명령이지만, 우리의 힘과 노력만으로 가능한 명령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셔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결론

교회마다 위기입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습니까? 교회가 세상을 따라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말씀하시되, 너희는 자녀를 낳고 많이 낳아 번성해 땅에 가득 채워라. 땅을 정복하라(私譯)”.

이 말씀은 분명 성경의 첫 장에 기록되어 있고, 사람에게 주신 세 번째 명령임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에 기록되어 있어서 사실상 첫째되는 명령임에도 불구하고, 강단에서 이 말씀에 대한 교훈을 찾기 어렵습니다.

한국교회는 이른바 지상명령(The Great Commission)인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19-20)”만 강조했지, 문화명령은 그다지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1980-90년대 교회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는 구절만이 강조되었습니다. 창세기 본문보다는 사도행전 설교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이 불과 얼마 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도행전이 강조되던 교회가, 어느새 창세기를 돌아보아야 할 교회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가 이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에게 짐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도리어 지상명령을 수행할 사람이 줄고 있습니다.

신학대학원에서는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선교사의 고령화는 심각해지며, 주일학생은 찾아보기 힘들고, 교회 안에서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워졌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생육하십시오. 번성하십시오. 땅에 충만하십시오. 이 말씀은 오늘날에만 유효한 말씀이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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