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교육은 세 살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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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라는 게 있다. 교육학 이론에도 ‘백지설(Tabula rasa)’이 있다.

경험주의에서 ‘생득적’이라는 개념을 반대하면서 인간은 태어날 때에 백지상태라는 것이다. 즉 감각적 경험 이전의 마음 상태다.

존 로크(Locke)는 경험론으로부터 인식의 성립을 논하면서 생득관념을 부정한 것인데, 라이프니츠(Leibniz)가 로크의 인식들을 비판할 때 이 ‘백지설’이란 말을 최초로 사용하였다.

생후 최초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치 하얀 종이에 최초로 그림을 그려넣는 것은 깊이, 오랫동안 새겨진다는 것이다.

나라를 잃고 전 세계로 흩어진 유대인들이 온갖 박해 속에서도 2,000년 동안 살아남게 된 비결은 바로 ‘교육’이었다. 유대인들은 교육을 매우 중시해 왔다.

교육이란 단순히 글자를 쓰고, 책을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두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시키는 것이다.

영국의 철학자 C. P. 스노우는 유대인들이 선천적으로 머리가 좋고 지능(I.Q.)이 높다고 주장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교육이란 문화 속에서 자라난다.

어린아이가 세 살이 되면, 성경과 탈무드에 대한 공부가 시작된다. 자녀에게 처음으로 탈무드를 읽힐 때, 부모는 꿀을 먹이면서 ‘탈무드는 달다’는 인상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해서 학문에 힘쓰는 것이 인생에 있어 얼마나 달콤하고 기분 좋은 것인가를 각인시켜준다.

탈무드는 수만 명의 랍비들이 토론한 과정과 결론을 모아놓은 계율서이자 성전(聖典)이다. 이것은 B.C. 500년 사이 250만 자 이상의 방대한 글들을 집대성한 것이다.

그 내용은 율법이나 유대교에 대해 쓰여있을 뿐 아니라, 인간 생활 전반에 걸쳐 거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세계에서 랍비들은 자유롭게 인간 생활의 모든 요소를 망라하여 깊이 파고 들어간 것이다. 천문학, 해부학, 보건위생, 과학, 법률, 윤리, 생활 등 그야말로 생활 대백과사전이라고 볼 수 있다.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한 가지 문제를 놓고도 여러 가지 입장과 방법과 견해가 있음을 폭넓게 배우도록 한다.

탈무드는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두뇌를 예민하게 만드는 훈련 교재다. 탈무드의 연구가 일상생활 속에 깊이 들어가면 정신적인 귀족이 되는 것이다.

성경은 모세오경이라 하여 오늘날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로 되어 있다. 탈무드의 한 부분을 여기에 소개해보겠다.

랍비 요나단이 말하기를 “도공(陶工)은 이미 망가진 그릇을 손가락으로 두들겨 시험해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잘 만들어진 그릇은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두들겨 보면서 시험해 본다. 마찬가지로 하나님도 이미 악한 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바르게 살아가는 자와 착한 사람만 시험해보는 것이다”라 했다.

랍비 벤허니는 “자기가 팔고 있는 삼베가 좋다고 생각한 베 장수는 그 삼베를 계속 다듬이질하여 윤기를 낼 것이다. 그러나 그 삼베의 품질이 좋지 않으면 다듬이질을 하지 않을 것이다. 계속 두드리면 해어져 구멍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나님도 바르게 사는 사람만 골라서 시험해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랍비 에레야랄도 말했다. “한 마리는 건강하고 다른 것은 연약한 소를 가지고 있는 농부는 먼저 건강한 소에게 멍에를 지게 할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건강하고 바르게 사는 사람에게는 무거운 짐을 지게 하는 것이다.”

동방의 의인 욥(Job)에 대해 사탄의 시험을 허용했던 것도 욥의 신앙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의 문은 입(口)이고 마음의 창문은 귀(耳)이다/ 마음에 바를 수 있는 약은 없다/ 인류를 아끼고 사랑하기는 쉽지만 한 인간을 아끼고 사랑하기는 어렵다/ 원한을 품고 난 뒤엔 개운함이 없다. 그러나 용서하고 나면 시원할 것이다

자신을 해치는 자는 다른 사람을 해친 것보다 죄가 더 크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가까운 벗은 지성(知性)이며 가장 무서운 적은 욕망(慾望)이다/ 악한 것은 처음에 달콤하다가 뒤에는 쓰다”. 탈무드의 구절들이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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