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코로나19 사태 맞은 신천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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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신천지가 미온적으로 반응하는 이유

▲23일 신천지 측이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라며 진행한 기자회견 모습. ⓒ유튜브 캡처
▲23일 신천지 측이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라며 진행한 기자회견 모습. ⓒ유튜브 캡처

긴장했던 주일이 지났다. 대구·부산 지역뿐 아니라 전국 여러 교회들이 예배당을 폐쇄하고,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초유의 사태가 지나갔다. 이런 가운데 신천지는 여전히 미온적인 대응으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신천지 측이 지난 주일인 2월 23일 오후 5시 대변인을 통해 “전국 신천지 집회 장소를 공개했다”고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이들이 공개하지 않은 장소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을 받고도 잠적해 경로를 추적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신천지 신도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마지못해 반응하는 듯한 사태가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차원의 문제가 있다. 먼저는 이들이 갖고 있는 종교적 신념의 차원이고, 둘째는 이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것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다.

1. 종교적 신념의 차원

먼저 종교적 차원이다. 첫째, 이들은 코로나19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자신이 영생을 약속받았고, 1-2년 안에 제사장이 될 택함 받은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신천지 교리에 따르면, 제사장이 된다는 것은 곧 순교자의 영들과 신인합일(神人合一)을 이루어 영생불사(靈生不死)하고 부귀영화(富貴榮華)를 누리는 존재가 됨을 의미한다.

이런 확신을 갖고 있기에, 상당수 신천지인(人)들은 제사장이 될 자신들에게는 죽음조차 피해간다고 생각한다. 이런 무모한 확신으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돼도 죽지 않으리라는 견고한(?) 믿음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이들이 잠적하여 나타나지 않는 이유이다.

둘째,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를 알곡과 가라지를 가르는 마귀의 시험으로 여길 가능성도 크다.

이만희 총회장이 신천지 내부인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면, 이번 사태를 ‘신천지의 급성장을 막기 위한 마귀 짓’이라고 규정한다. 이 메시지를 받은 신천지인들 또한, 이번 사태를 마지막 때 마귀의 시험이라 여길 가능성이 크다.

▲신천지 이만희와 신천지 애플리케이션에 업데이트 된 공지 내용. ⓒ크리스천투데이DB(왼쪽), 인터넷 커뮤니티(오른쪽)
▲신천지 이만희와 신천지 애플리케이션에 업데이트 된 공지 내용. ⓒ크리스천투데이DB(왼쪽), 인터넷 커뮤니티(오른쪽)

이들이 지금 ‘새 하늘 새 땅’이라 믿는 신천지는 아직 구원의 노정에서 완성되지 않았다. 완성되려면 신인합일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오지 않은 그 때까지 마귀가 어떻게든 흔들려고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이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마귀의 시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가라지로 떨어져 나가면 안 된다. 더욱 열심을 내어 알곡이 되어야 한다. 자칫 해서 배도자가 되면 큰일난다고 생각한다.

배도자가 되면 영생을 잃고, 그 동안 노력했던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기 쉽다. 오히려 자신이 코로나19 감염자인 것을 숨기고서라도 더 열심히 제사장이 되기 위해 남은 힘을 쥐어짜, 포교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들어 포교 활동을 독려하는 비밀 메시지가 SNS 상에 돌아다니고 있다. 이는 신천지가 모든 활동을 중지할 생각이 아직 없다는 점을 드러내 준다.

하지만 이러한 종교적 신념은 다음과 같은 상황이 올 때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

첫째, 죽음이 이들을 피해가지 않을 경우다.

아직은 초기라서 치명적인 ‘죽음’에 이른 이들이 별로 없지만, 만약 열심히 신천지 포교 활동을 하던 몇몇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면, 이들의 신념은 심하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강사나 지파장이 그렇게 되면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둘째, 이번 사태로 교주에게 신변상 문제가 생긴다면, 신천지 전 성도들에게 결정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만희 교주가 젊을 때 따르며 배웠던 교주들 중, 영생불사할 것으로 믿었다가 사기, 강간, 금품수수, 탈루 혐의와 사건으로 투옥되거나 도피하거나 심지어 죽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 이렇게 교주 신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사이비 집단들은 대부분 해체되거나 무너졌다.

만약 이번 사태로 앞선 경우와 유사하게 교주가 늙거나, 병들거나, 기타 신변상 변화가 일어난다면, 조직 전체에 커다란 충격을 줄 것이다. 재림 예수이자 보혜사로 믿고 따르던 이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얼마나 큰 충격이겠는가?

2. 현실적 차원

▲대구경북 지역 우한 폐렴 슈퍼 전파자로 등장한 신천지의 대구 집회장소. ⓒ유튜브 캡처
▲대구경북 지역 우한 폐렴 슈퍼 전파자로 등장한 신천지의 대구 집회장소. ⓒ유튜브 캡처

현실적인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 차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이유로 신천지의 모든 집회 장소가 공개되면, 현재 비밀리에 포섭중인 모든 계략이 다 폭로되기 때문이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천지가 공식적으로 밝힌 방역을 완료했다고 발표한 집회 장소 1,100곳 외에 숨겨뒀던 429곳이 더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 이곳 저곳에서 자신이 포교당한 장소 위치가 빠졌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이들이 모든 장소를 공식적으로 투명하게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중인 대구의 경우, 센터를 비롯한 비밀 장소에서 현재 성경공부 및 포섭 활동을 하는 이들의 숫자가 대략 5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부 장소가 공개되자, 신천지의 비밀 포섭 전략에 속은 것을 알고 이탈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제보도 있다.

신천지인들은 이 비밀스런 성경공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 그야말로 올인하여 지인들을 포섭했다. 이들은 영생불사하는 제사장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그런데 이곳이 드러나고 알려져 수개월에서 수년을 공들였던 포섭자들이 이탈한다면, 이들이 받을 충격은 상당히 크다. 이를 위해서라도 이들은 가능한 숨길 수 있는 부분들은 감추어놓을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신천지가 신도 명단을 공개한다 해도, 포섭 중에 있는 이들은 가능한 한 감추려 할 것이다.

둘째, 신천지에 다니는 미온적인 20-30% 신도들이 받을 충격으로 인한 이탈 가능성이다.

신천지에는 가족들로 인해 마지못해 함께 다니거나, 다른 신천지 신도들과의 ‘살가운 교제‘를 위해 신천지의 실상을 알면서도 마지못해 다니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조금만 충격적인 사건이 생겨도 얼마든지 이탈할 수 있는 이들이다. 일종의 ‘신천지 냉담자’들이다.

만약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이들의 실체가 가감없이 폭로되면, 이들은 자신뿐 아니라 열심을 내는 가족들을 설득해 함께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종교적 신념과 현실적 차원의 문제들로 인해 신천지는 코로나 19에 미온적 대응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3. 한국교회의 대처 방안

이러한 신천지로 인한 혼란 가운데, 한국교회는 먼저 과도한 두려움에 휘둘리지 말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을 지혜롭게 차단해야 한다.

특별히 지난 주일 신천지 신도들이 기존 교회로 침투한다는 소문으로 많은 교회들이 긴장했다. 하지만 필자가 신천지 내부인들을 통해 파악한 결과, 대부분의 지파가 온라인으로 자체 신천지 예배를 드리라는 공지를 받고 각자의 처소에서 온라인으로 예배 참여를 했다고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신천지 해체 요청 청원 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신천지 해체 요청 청원 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물론 추수꾼으로 파견된 일부 신천지 인들과 의심스런 일부 몰지각한 신천지인들의 산발적인 침투 시도가 탄로나 교회 입구에서 물의를 빚은 사태도 일어났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잠잠했다. 우려했던 조직적인 침투는 일어나지 않았다.

신천지도 이런 행동이 지금 같은 초유의 사태 가운데 자칫하면 ‘자살폭탄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긴장과 두려움의 상황가운데 있지만 한국교회는 과도한 우려의 풍문에 너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둘째, 요즈음 SNS에 유포되고 있는 신천지 센터와 복음방 주소록에 대한 지혜로운 분별이 필요하다.

이 주소록에 나와있는 건물 현황들은 2-3년 전의 것으로, 신천지가 이미 떠나고 사용하지 않는 건물들도 있다. 주소록의 사실 여부를 정확히 체크하지 않고 고스란히 유포하다가는, 자칫 선량한 주변 상인들이 커다란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미 일부 건물주들 중에는 이런 정확하지 않은 주소록을 유포한 이들을 고소하겠다고 벼르는 이들도 있다. 거짓 정보 유포로 그 건물에 입주한 선량한 상인들도 피해를 보고, 건물 가치도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과도한 두려움으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무분별하게 전달하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교회는 연대하여 이번 기회에 신천지 집단의 위험성을 한국 사회 곳곳에 객관적으로 잘 알려야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 성전(이하 신천지)의 강제 해체(해산) 청원‘이 시작 3일만에 60만명을 넘어섰다.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이에 대한 심각성을 자각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 될 것이다.

이때 한국교회는 정확한 사실에 기반하여 객관적으로 신천지의 폐해와 심각성을 알리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사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이미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큰 피해를 입었다. 이제는 마음과 힘을 모아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양형주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양형주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양형주 목사
대전도안교회, 한국교회 리더십코칭센터 원장
명성교회 교육전도사, 천안중앙교회 청년목사, 동안교회 청년부 디렉터
저서 <청년사역>, <바이블 백신>, <키워드로 풀어가는 청년사역>, <청년리더사역 핵심파일>, <내 인생에 비전이 보인다>, <평신도를 위한 쉬운 로마서>, <평신도를 위한 쉬운 창세기(전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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