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진의 북한포커스] 성경에서 말하는 전염병과 한국교회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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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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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45번 언급되는 전염병

성경에서는 과연, 전염병(plague, pestilence)을 어떻게 규명하고 있을까? 성경은 전염병에 대해 신구약 다 합쳐서 45개의 구절이 나온다. 한글(개역개정)로 정확히 ‘전염병’이라고 표기한 구절만 그렇다. 이 모든 구절을 검토해보니 전염병 관련, 대략 다섯 가지로 분류되었는데, ‘자연재해’, ‘심판하시는 하나님’, ‘보호하시는 하나님’, ‘말세의 징조’, ‘비유’ 였다.

첫째, ‘자연재해’로 해석되는 본문 구절들은 세 군데이다. 이 구절들에서는 전염병의 원인이 분명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만일 이 땅에 기근이나 전염병이 있거나 곡식이 시들거나 깜부기가 나거나 메뚜기나 황충이 나거나 적국이 와서 성읍을 에워싸거나 무슨 재앙이나 무슨 질병이 있든지 막론하고”(왕상8:37) 가 여기에 속하는 구절 중 하나이다. ‘자연재해’로 해석되는 본문들의 특징은 모두 사람의 입장이지 하나님의 말씀(목소리)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두 번째, ‘심판의 하나님’으로 해석되는 구절은 약 35개로 전체의 78%이다. 압도적인 비율이다. 특이점은 ‘예레미야’(15회)와 ‘에스겔’(10회)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염병을 통한 심판이 임한 시기는 ‘출애굽 당시’, ‘다윗왕의 시기’, ‘바벨론 포로 직전·직후 시기’로 크게 나뉜다.

세 번째, ‘보호하시는 하나님’으로 해석되는 구절은 세 군데이다. “그가 너를 새 사냥꾼의 올무에서와 심한 전염병에서 건지실 것임이로다”(시91:3), “어두울 때 퍼지는 전염병과 밝을 때 닥쳐오는 재앙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 그들이 환난 당할 때에 내가 그와 함께하여 그를 건지고 영화롭게 하리라”(시91:6,15), “그러나 내가 그중 몇 사람을 남겨 칼과 기근과 전염병에서 벗어나게 하여”(겔7:15) 여기서의 특징은 그 도우시는 분이 ‘여호와’임을 분명히 알게 하신다는 것이다.

네 번째, ‘말세의 징조’에 연관되어서는 딱 한 번 나온다. “곳곳에 큰 지진과 기근과 전염병이 있겠고 또 무서운 일과 하늘로부터 큰 징조들이 있으리라”(눅21:11). 다섯번째, ‘비유적 표현’ 관련해서도 한번 나온다. “우리가 보니 이 사람은 전염병 같은 자라 천하에 흩어진 유대인을 다 소요하게 하는 자요. 나사렛 이단의 우두머리라”(행24:5). 여기서의 ‘전염병 같은’(troublemaker)은 사도바울을 비판하면서 비유로 사용되었다.

하나님 심판으로의 전염병 원인들

▲정교진 박사(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정교진 박사(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위에서 확인한 바대로, 전염병 발생에 대해 성경은 압도적으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다음에, 어떤 경우에 ‘하나님의 심판’으로 전염병이 발생하는가를 살펴보았다. 첫째, 하나님을 대적하는 이방 나라에 대한 심판이다. “내가 전염병으로 그들을 쳐서 멸하고 네게 그들보다 크고 강한 나라를 이루게 하리라”(민14:12, 애굽 심판)

둘째, 지도자(왕)의 죄악(교만)에 의해서다. “이에 여호와께서 그 아침부터 정하신 때까지 전염병을 이스라엘에게 내리시니...”(삼하24:15). 이 같은 하나님의 징계의 원인은 바로 다윗왕의 교만(인구조사)에 있었다. “요압이 왕께 아뢰되 이 백성이 얼마든지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백배나 더 하게 하사 내 주 왕의 눈으로 보게 하시기를 원하나이다 그런데 내 주 왕은 어찌하여 이런 일을 기뻐하시나이까”(3절)라고 하면서 다윗의 인구조사 명령 중단을 요청했지만 다윗은 강행했다. 그 결과 그 나라에 전염병이 몰아닥쳤다. 인구조사 후에 다윗은 잘못을 뉘우치며 하나님 앞에 회개하였다.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10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징계의 손을 거두지 않으셨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하나님이 ‘갓’(Gad)이라는 선지자를 통해 다윗을 책망했다는 사실이다. 선지자 갓은 당시 절대권력인 왕 앞에 담대히 나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다. 이 시대에도 갓과 같은 선지자가 필요하다.

셋째, 백성들이 ‘악’에 빠질 때이다. “오호라 이스라엘 족속이 모든 가증한 악을 행하므로 마침내 칼과 기근과 전염병에 망하되”(겔6:11), “혹 내가 하늘을 닫고 비를 내리지 아니하거나 혹 메뚜기들에게 토산을 먹게 하거나 혹 전염병이 내 백성 가운데 유행하게 할 때에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 여기서의 백성은 오늘날 기독교인들만으로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 본문에서 하나님의 심판으로서의 전염병은 세상이 악해지고 타락할 때 발생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외에 성경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전염병 심판은 백성들의 죄악에서 비롯되었다. 예레미야 14장은 백성들의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으로 나타나는 전염병에 대해서 백성들에게 잘못 전하는 거짓 선지자들이 등장한다. “선지자들이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칼을 보지 아니하겠고 기근은 너희에게 이르지 아니할 것이라 내가 이곳에서 너희에게 확실한 평강을 주리라”(렘14:13) 이때 하나님은 분명히 말씀하신다. “선지자들이 내 이름으로 거짓 예언을 하도다 나는 그들을 보내지 아니하였고 그들에게 명령하거나 이르지 아니하였거늘 그들이 거짓 계시와 점술과 헛된 것과 자기 마음의 거짓으로 너희에게 예언하는도다”(14절). 하나님은 “코로나는 바이러스일 뿐이다”라고 하는 목회자들을 향해 과연 무엇이라고 말씀하실까.

넷째, 백성들이 순종하지 않을 때이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이와같이 말씀하시니라 너희가 나에게 순종하지 아니하고 각기 형제와 이웃에게 자유를 선포한 것을 실행하지 아니하였은즉 내가 너희를 대적하여 칼과 전염병과 기근에게 자유를 주리라” ‘각기 형제와 이웃에게 자유를 선포한 것을 실행하지 아니하였은 즉’을 오늘날 복음전파 및 이웃사랑을 실천하지 못한 한국교회로 받아들이면 너무 억지스러운 걸까. 이 본문에서 알 수 있는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전염병을 통제하시고 제어하신다는 사실이다. 즉, 전염병을 소멸시키고 끝내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예레미야 38장에는 아주 놀랄 만한 내용이 나온다. “이 성에 머무르는 자는 칼과 기근과 전염병에 죽으리라 그러나 갈대아인에게 항복하는 자는 살리니 그는 노략물을 얻음 같이 자기의 목숨을 건지리라” 이 말씀을 오늘날 한국교회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전염병 사태를 맞은 한국교회의 마음과 자세가 하나님 앞에 어떠해야 되는가를 알려주는 말씀이 아닌가 싶다.

다섯째, 우상숭배에 대한 심판이다. “이는 그들이 자기나 너희나 너희 조상들이 알지 못하는 다른 신들에게 나아가 분향하여 섬겨서 나의 노여움을 일으킨 악행으로 말미암음이라”(렘44:3) 우상숭배에 대한 심판을 예레미야 44장 13절에서는 분명히 전염병으로 벌한다고 하셨다. 오늘날 유독 사이비 이단인 ‘신천지’에 코로나 철퇴가 가해진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에스겔 14장에는 분명히 전염병이 하나님이 내리시는 벌이라고 못 박았다.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이르시되 내가 나의 네 가지 벌 곧 칼과 기근과 사나운 짐승과 전염병을 예루살렘에 함께 내려 사람과 짐승을 그중에서 끊으리니” 이 말씀이 이 당시에만 해당되는 것인가. 당시에는 전염병 발생원인으로 둘러댈 사회적, 환경적 요인이 없었을까.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분명히 그분이 내린 벌의 한 형태라고 말씀하신다. 이처럼, 성경에서 전염병 원인에 대해 명확하게 규명하고 있는데, 하나님의 심판 운운하지 말라고 하는 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하는 말인가. 교회 밖에서야 얼마든지 통한다. 하지만 하나님 앞에 선 자들로서는 매우 신중해야 할 부분이다.

당황치 말고 견디어 내자

전염병 문제를 성경적으로 검토하는 가운데, 필자가 가장 놀랐던 것은 앞서 기술한 바 있지만, 예레미야 선지자가 전염병의 원인을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가장 많이 선언했다는 사실이다. ‘눈물의 선지자’로 불리며 그 민족과 백성을 가장 사랑했던 예레미야의 입에서 너무나도 단호하고 냉엄한 목소리가 선포되었던 것이다.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목소리에 마냥 돌을 던질 수 없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무서운 전염병으로 인해, 한국교회는 큰 위기를 맞았다. 교회 안에서도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므로 점점 곤궁에 빠져들고 있다. 이 시기를 성경으로 해석하기가 참으로 난해하다.

“또 너희가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마10:22). 이 말씀을 붙들면, 한국교회가 궁지에 몰리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이 시대 현상인지 모른다. 너무 당황하고 두려워하지 말자. 이 시기를 잘 견디어 내며 구원의 주님을 바라보자.

이 글은 WORLD VIEW 4월호 실릴 예정입니다.

정교진 박사(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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