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지구’만이, 창조주 하나님의 유일한 관심의 중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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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 창세기 1장,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6)

교회의 창세기 1장 해석은 과학과 어떻게 실제적으로 충돌했나?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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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교회’라는 용어는 물론 바른 성경 해석을 반영하는 용어가 아니다. 교회와 신학과 그리스도인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창세기 1장 해석과 자연 과학 사이의 대립과 그릇된 해석을 반영하는 단어다. 이 부분을 다뤄보자.

1. 천동설과 지동설의 문제

그렇다면 창세기 1장 해석과 관련해 어떤 실제적 문제들이 일어났을까? 필자는 먼저 당연히 천동설과 지동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수도사요 철학자였던 순교자 브루노가 과연 과학자였나 하는 논쟁은 있으나,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 그리고 케플러와 같은 분명히 성경을 믿는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우주관이 당대 제도권 교회의 창세기 해석과 충돌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코페르니쿠스가 교황청에 자신이 발견한 지동설을 직설적으로 보고하지 않고 모호한 서신으로 ‘우회(迂廻)’한 것이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교회와 정치적으로 긴장한 요인 가운데는 분명 지동설의 문제도 주된 이슈 가운데 있었다. 그리고 이 논쟁의 과학적 판정승은 당연히 과학의 편에선 사람들이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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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물’은 지구에만 존재하는 물질인가?

두 번째 문제는 ‘물’의 문제였다. 물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지구촌 생명체들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물질이다. 이 문제는 오히려 창조과학 측에서 일어났다.

비록 지구가 우주의 물리적 중심은 아닐지라도, 이 광활한 우주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관심은 생명의 고향이요 유일하신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육신하신 관심의 천체인 지구에 오직 주신 물체라는 입장이다.

예수께서도 친히 자신은 영적 물(생수)라고 하지 않았는가. 창세기 1장을 문자적으로 접근하는 창조과학 관점에서는 충분히 주장 가능한 논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와 동일한 형태의 물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물(H₂O)이 지구 외에도 위성인 달, 행성인 수성, 화성 등과 목성과 토성의 위성들에 존재한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일부 근본주의자들만이 여전히 성경의 문자적 해석에 집착하여 물의 지구 밖 존재를 부정할 뿐이다.

▲화성 초기 물이 흐른 증거로 제시된 Lyot Crater(분화구) 모습. 유럽과 미국 학자들은 화성 북반구 분화구에서 물이 흐른 증거가 될 수도 있는 clay minerals을 발견했다(2010. 6.25). ⓒNASA

▲화성 초기 물이 흐른 증거로 제시된 Lyot Crater(분화구) 모습. 유럽과 미국 학자들은 화성 북반구 분화구에서 물이 흐른 증거가 될 수도 있는 clay minerals을 발견했다(2010. 6.25). ⓒNASA

지구 바깥의 물의 존재가 밝혀지자, 이번에는 발견된 것들이 액체가 아니라 고체 상태의 물(얼음)이지 않느냐며 변명하는 것이 우리 사람이다.

이렇게 과학을 과학으로 인정하지 않고 과학에 수세적인 모습을 보이며 변명하는 것이 문자적 근본주의의 특징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금성의 구름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발견되고 있다.

아마 이번에는 금성 상공의 구름 속 물은 그 양이 극소량이지 않느냐고 변명을 할 것이다. 하지만 화성 표면에서는 마치 과거 거대한 홍수 비슷한 엄청난 범람이 있었다는 생생한 증거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NASA의 화성 탐사선은 화성의 커다란 분화구가 일부만 물에 휩쓸려 나간 흔적이 생생한 사진도 전송해 왔다. 물에 휩쓸린 지형은 자갈과 바위들이 한 방향으로 기울어진 모습을 보여 액체가 흐른 지표면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NASA 과학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화성의 지하에 거대한 지하수가 존재하며, 이것이 과거 화산 분화와 함께 분출한 흔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목성과 토성의 위성들의 지하 속에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목성 위성 유로파 등)이 관련 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다만 이 물들이 우리 지구와 같은 환경과 동일한 상태와 수준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만이 사실로 남아있을 뿐이다. 항성과 행성과 위성의 형태와 처지가 다양하듯, 그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water vapor 현상을 통해 지하에 풍부한 물이 존재함을 보여준 목성의 위성 유로파(2016년). ⓒNASA

▲water vapor 현상을 통해 지하에 풍부한 물이 존재함을 보여준 목성의 위성 유로파(2016년). ⓒNASA

3. 행성 시스템은 태양계(Solar system)가 유일한가?

세 번째는 행성 시스템에 관한 문제다. 물을 지구에만 존재하는 유일한 생명 관련 물질로 보는 신학처럼, 우주에 수많은(1천억 개 내외) 갤럭시 가운데, 태양계 시스템은 오직 은하계(milky way) 갤럭시(1천억 개 내외의 항성) 가운데서도 오직 태양계에만 행성 시스템이 있지 않을까 하는 집착이다.

과학을 무시하고, 창세기 1장을 지구 중심으로 해석할 때 충분히 가능한 해석이다. 이 해석법은 우주 물리학이 등장한 뒤 1990년대 중반 지구 밖에도 행성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거의 소멸되어버린 해석법이라 할 수 있다.

노벨상 위원회는 2019년, 1990년대 중반 태양계 밖에도 행성 시스템이 있음을 발견한 천체물리학자들에게 노벨상을 수여하여 지구 밖 행성 시스템에 대하여 공인했다.

바로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천문학자인 미셸 마요르(Michel Mayor, 수상 당시 77세)와 그 제자 디디에 쿠엘로(Didier Queloz, 53세)교수였다. 둘은 우주 초기 상태(빅뱅 이후 초기)를 연구한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의 이론물리학자 제임스 피블즈(James Peebles, 84세)교수와 함께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피블즈 교수에게 절반을, 마요르 교수와 쿠엘로 교수에게 절반이 수여되었다.

따라서 태양계만이 유일한 행성 시스템을 가진 시스템이라는 소박한 생각은 그 수명이 100년도 지속하지 못한 해석법이 되었다.

하지만 과학적 결과를 무시하면서, 여전히 태양계 시스템만을 신성(?)하게 여기는 문자성서주의자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20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

▲20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

4. 그렇지만 지구형 행성은 없지 않은가?

네 번째는 물과 태양계 시스템이 외계에 존재하더라도, 지구 밖 지구형 행성은 없지 않는가 하는 질문이다. 그런데 지구 밖 지구형 행성(일명 ‘슈퍼 지구’)도 결국 발견됐다.

지구형 행성의 존재 가능성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관측을 통해 조심스럽게 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었다. 그러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드디어 지난 2011년 공식적으로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적합한 물이 있고 적절한 온도를 지닌 행성을 발견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외계에서도 지구와 유사한 형태의 생명체가 살려면, 가장 먼저 물과 적절한 온도와 암석과 그에 따른 풍화된 흙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NASA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지구형 행성을 발견했다. 케플러-22b(Kepler-22b)라고 명명한 지구형 행성은 태양계의 태양과 같은 기준별로부터 너무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생명체 거주가능 영역(havitable Zone)’, 일명 ‘골디락스(goldilocks)’ 영역에 존재하고 있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골디락스 영역’이란 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세 마리의 곰>에서 유래된 단어로, 주인공 소녀 골디락스가 곰들이 끓여놓은 죽들 중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죽을 맛나게 먹은 데서 비롯된 말이다.

‘케플러 연구팀’ 부책임자인 캘리포니아 산 요세 주립대 나탈리 바탈라 박사(Natalie Batalha, Kepler deputy science team lead at San Jose State University in San Jose, Calif.)는 “케플러-22b에 지구의 바다처럼 완전히 물에 덮여있는 세상이 있다는 것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 그 이상을 의미한다”면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고 했다.

다만 케플러-22b를 구성하는 성분이 지구처럼 암석인지, 가사인지, 액체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슈퍼 지구, 케플러 22b 상상도. ⓒNASA

▲슈퍼 지구, 케플러 22b 상상도. ⓒNASA

‘슈퍼 지구(Super Earth)’는 지구와 같은 암석을 가지며 질량이 지구보다 무거운 행성을 말하는데, 케플러-22b가 ‘슈퍼 지구’인지 아닌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다만 나사가 케플러-22b를 소개하기 한 주 전 발표한 케플러-21b는 지구와 비슷해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행성을 ‘슈퍼 지구’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행성은 케플러-22b와 달리 표면 온도가 화씨 2,960도(섭씨 1,600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ASA는 태양계 밖에 생명체가 살 만한 지구 크기의 행성이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 지난 2009년 지름 2.7m, 길이 4.7m의 원통형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델타-2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천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17세기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을 딴 이 우주망원경은 제작 비용만 약 6억 달러가 들어간 NASA의 야심작이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관측 2년 만에 태양계 밖에서 ‘슈퍼지구’ 후보를 무려 2,326개 찾아냈고 이 중 139개를 걸러낸 다음, 케플러-22b를 최적의 후보로 선발한 것이었다.

이들 2,326개 가운데 대략 207개가 지구 크기였고, 680개는 ‘수퍼 지구’ 크기, 1,181개는 해왕성 크기(Neptune-size), 203개는 목성 크기, 그리고 55개는 목성보다도 컸다.

‘케플러-22b’를 찾아내는 데 공헌한 탐색팀을 이끈 아미스 연구센터의 핵심연구원 윌리엄 보룩키(William Borucki, NASA Ames Research Center at Moffett Field, Calif.)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활동을 시작한지 불과 3일 만에 지구로부터 600광년이 떨어진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서 이 케플러-22b를 찾아낸 것은 사실 행운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이들 탐색팀은 검증과정을 거치는데 약 2년을 소요하여, 결국 그 결과를 공표한 것이다.

1광년은 빛이 1년간 이동하는 거리로, 약 10조km에 해당한다. 케플러-22b 행성은 지름이 지구의 2.4배 정도이고 온도는 약 22℃이며, 중심 별 주위를 290일 주기로 공전하고 있었다.

케플러-22b가 돌고 있는 중심별은 태양보다는 조금 작고 태양보다 온도도 조금 낮으나, 태양과 유사한 일명 G-타입(G-type)에 속하는 별이다. 이렇게 이제 지구형 행성의 확인은 과학적 사실이 되고 있다.

결국 지난 2017년 4월 국내 연구진도 우리 관측망을 가지고 지구형 외계 행성을 찾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지난 2015년부터 한국천문연구원이 남반구 3곳(칠레, 남아공, 호주)에서 운영중인 태양계 밖에서 지구와 닮은 행성을 찾기 위한 ‘외계행성 탐색시스템’ 작업이 첫 성공을 거둔 것이다.

질량이 지구의 1.43배 정도로 추정된 이 행성은 지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1만 3천 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중심 별이 태양보다 작고 온도가 낮아, 이번에 발견한 외계 행성은 차가운 얼음 행성으로 추정된다.

연구원은 남반구에 설치한 우리 천문대는 우리 은하 중심부에서 매시간 30억 개의 별을 연속 관측하면서, 우리 은하 중심부를 24시간 고밀도 관측하고 있다. 지난 2월, NASA 등은 한꺼번에 지구형 외계 행성 7개를 연달아 발견한 적도 있다.

5. 남은 문제

이제 지구가 창조주 하나님의 유일무이한 물리적 중심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 정설로 수용하기 어렵게 됐다. 이제 남은 것은 소위 ‘빅뱅’의 문제와 지구만이 창조주 하나님의 유일한 관심의 중심인가 하는 점이다.

빅뱅은 과학의 영역이고, 지구만이 창조주 하나님의 유일한 관심의 중심인가 하는 부분은 과학보다 오히려 신학의 문제에 가깝다.

하나님의 관심의 중심이 오직 지구냐 하는 문제는 과학이 다룰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창조주 하나님의 관심이라는 부분을 물리적 언어로 치환할 수는 없음)인 반면, 신학의 기독론과 구원론과 관련된 논쟁과 고민이 남아 있으므로 여전히 신학과 과학 사이에 고뇌의 이슈로 남아 있다.

필자는 신학자로서 이 부분은 일단 논쟁이 확산될 수 있으므로 본 논고에서는 유보한다.

이 모든 딜레마에 있어, 성경이 과학적 사실 앞에 밀렸다고 보지 않는다.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지 못한 일부 교회주의자들과, 과학의 본질과 의미와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일부 신학자들과 근본주의 과학자들이 밀렸을 뿐이다. 즉 바른 해석의 문제였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평택대 <과학과 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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