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교회 7] 포스트 코로나, 한국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두려움 빠진 이들에게 위로와 소망과 용기를
교리와 함께 실천에서 신천지와 다름 보여야
교회, 선한 행실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 기회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가 가져야 할 관심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곧 혼란은 멈추고 일상이 회복될 테다. 혼란의 때, 한국교회는 예배 논쟁을 했다. 모두 다 성경구절을 제시했고, 교리와 교회사도 근거 구절로 삼았다.
하지만 세상의 아픔과 두려움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예배당 안에 갇힌 한국교회의 단면이다.
일상이 회복되면 또 다시 예배 논쟁을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물론 공예배에 대해 분명한 확립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급한 것이 있다. 대(對) 사회적 신뢰 회복이다.
역사적으로 전염병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뿐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사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코로나19는 많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줬다. 질병이 전염될 때, 두려움도 전염된다. 질병의 전염 속도보다 두려움의 전염 속도가 더 빠르기 마련이다. 교회는 바로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추측컨대, 일상기에 접어들면 한국교회는 ‘신천지와 우리는 다르다’를 선언하려고 애쓸 것이다. 물론 그것이 중요하다.
포털 댓글에 달린 비기독교인의 글 대다수가 ‘신천지와 교회가 뭐가 다르냐?’라는 말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분명 그들과 다름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내적으로는 교리적 다름으로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외적으로는 실천적 다름으로 보여줘야 한다.
교리적 다름은 교회 안에서 열심히 가르쳐야겠지만, 실천적 다름은 교회 밖을 향해야 한다. 둘 다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만의 공동체로 평생을 갈 것이라면 상관 없지만, 교회는 믿지 않는 자들을 껴안아야 할 공동체다. 이를 위해 둘 다를 함께 감당해야 한다.
예배 논쟁이 아닌 두려움을 위로하는 교회
신천지와 코로나19는 한국 사회에 큰 두려움을 안겨줬다. 그런 와중에 교회가 예배 논쟁에 몰두한다면, 교회를 향한 세상의 평가는 뻔하다.
예배 논쟁은 내적 결속에 도움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내부를 분열시킨다. 예배 논쟁은 공감 능력 없는 한국교회의 연약함을 보여줄 뿐이다. 확진, 격리, 폐쇄라는 단어에 지친 이들에게 또 다시 ‘논쟁’이라는 단어를 얹어주는 건 가혹하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위로할 것인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회야말로 신천지와 다르고 세상 정치와 다르다는 걸 보여주려면, 한국 사회의 두려움을 위로해야 한다. 세상이 이렇게 쉽게 두려움과 공포에 떠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쉽게 두려움을 느끼는가를 생각하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불안과 두려움이 전염되는 때, 그들에게 위로를 전염시켜야 한다. 하나님과 그리스도 안에 있는 행복,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자의 태연함을 증거해야 한다.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는 기독교가 되자
예배당 안에 갇힌 기독교는 승리할 수 없다. 두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는 기독교가 되어야 한다. 온라인 예배냐 오프라인 예배냐로 갑론을박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세상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재난의 현장에서 사람들의 관심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자. 분명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는 자가 누구인지를 볼테다. 이웃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기독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난세(亂世)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다. 난세에 한국교회의 참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날리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 한국교회는 끝없이 추락할 것이다.
슬픔 대신 희락을, 두려움 대신 용기를 안겨주고, 폐허의 한복판에서 한줄기 꽃을 피우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교회는 어려운 시기에 비방하는 자들에게 조금도 기회를 주지 말고, 선한 행실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마 5:16; 벧전 2:12).
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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