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극단적 선택… 수산나 이야기, ‘미투 사건’의 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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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성 칼럼] 진중권 전 교수가 언급한 외경 다니엘서 내용은

구약성경 외경 다니엘서 13장 속의 여인 수산나 이야기
권력자가 모함받은 피해자 억울하게 만드는 패턴 원형
가해자 당당, 피해자는 정죄당해… 다니엘이 진실 규명

▲렘브란트 작 ‘수산나와 두 원로’.

▲렘브란트 작 ‘수산나와 두 원로’.

미모의 여인 수산나는 인류의 오래된 ‘미투 연루 사건’의 주인공이다. 로마가톨릭 교회의 구약성경 외경 다니엘서 13장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권력 사회가 모함받은 피해자를 억울하게 하는 패턴의 원형이다.

주전 200년 경, 사회적 높은 지위와 권력을 지닌 남성들은 여인 수산나가 저항하지 못하게 협박한다. 남성들은 연대를 맺어 여성이 폭로할 경우에 대비한 대책도 마련하고, 아름다운 여성을 음탕한 여인으로 몰아 사회적으로 매장시킨다. 가해자는 당당하고, 피해자는 정죄당한다.

수산나에게는 다니엘이 있었다. 하나님이 수산나의 억울한 사건에 개입했다. 진실 규명을 해준 젊은 다니엘의 거룩한 영을 깨웠다. 억울한 사건의 전모를 드라마틱하게 드러냈다.

주전 2세기에 일어난 미투 사건의 원형 수산나 이야기는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억울한 피해자의 곁에는 돕는 사람이 없다. 불리한 상태에 처한 사람 곁에는 사람이 없다. 도움을 주는 자도, 증언자도, 지지자도 없다. 이 패턴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남성 미투’ 사건도 일어나고 있다. 여성이 가해자이고 남성이 피해자이다. 여성이 남성을 억울하게 모함하고, 성추행했다는 허위 소문을 퍼뜨려 명예를 훼손하여 개인이 파국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법정 시비 건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신학을 공부하는 어느 여학생은 교수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소문을 냈다. 불륜을 저질렀고, 공금을 횡령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이메일로 신문사와 지명도 높은 인사들에게 알렸다. 언론사와 대형교회에 제보하고, 국회의원들과 학우들과 교직원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남성은 성직자이고 여성은 그 사람에게 배우는 학생이었다.

피해자인 성직자는 기독인이 기독인을, 스승이 제자를 고소함이 마땅치 않다는 까닭으로 사법부에 호소하는 것을 주저했다. 사건이 확대되자 불가피하여 송사를 했다.

가해자 여인은 6개월 징역형 처벌을 받아 법정에서 구속되었고, 손해배상금 1억원을 피해자에게 지불하라는 판결 선고를 받았다. 명예훼손 피해보상 금액으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고액이다.

피해자 성직자는 이 사건 판결 보도가 사회와 복음전도에 이롭지 않고 덕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언론과 세상에 알리기를 꺼려한다. 피해자 성직자에게는 정의로운 판단을 한 사법부가 있었다.

다니엘서 이야기는 예루살렘의 함락 시기인 주전 6세기 경을 무대로 하지만, 수산나의 이야기를 담은 위경 다니엘서는 고대 현인 선지자의 이름을 빌려 쓴 주전 2세기 경의 작품이다. 셀레우코스 제국의 안티오코스 4세가 유대교를 박해하던 마카베오 시대에, 어느 유대인이 유대인의 신앙을 고무할 목적으로 쓴 것이다. 다니엘이 어린 시절 처음 데뷔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구약성경 외경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하여 무조건 허구라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로 있었을 법한 이야기이다. 흥미진진하게 각색된 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수산나의 이야기를 담은 외경 다니엘서 13장 1절에서 63절까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여성화가 아르테미시아 겐틸레스키의 ‘수산나와 원로들(Susanna and The Elders)’.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여성화가 아르테미시아 겐틸레스키의 ‘수산나와 원로들(Susanna and The Elders)’.

바빌론에 요야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수산나라는 힐키야의 딸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수산나는 매우 아름답고,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이었다. 수산나의 부모는 의로운 사람들이었고, 딸을 모세의 율법에 따라 교육시켰다.

요야킴은 아주 부유한 사람이었다. 넓은 정원이 그의 집에 맞붙어 있었다. 누구보다도 큰 존경을 받았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늘 그를 찾아오곤 했다.

그런데 그 해에 어떤 두 원로가 백성 가운데에서 재판관으로 임명되었다. 바로 그들을 두고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바빌론에서, 백성의 지도자로 여겨지는 재판관인 원로들에게서 죄악이 나왔다.” 그들이 줄곧 요야킴의 집에 있었고, 소송거리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곳의 그들을 찾아갔다.

한낮에 사람들이 떠나고 나면, 수산나는 남편의 정원에 들어가 거닐곤 했다. 정원을 거니는 수산나를 매일 눈여겨본 그 두 원로는 수산나에게 음욕을 품었다. 그들은 양심을 억누르고 하늘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돌린 채, 의로운 판결조차 생각하지 않았다.

두 사람 다 수산나 때문에 마음이 괴로웠지만 서로에게 고민을 말하지 않았다. 수산나와 정을 통하고 싶다는 자기들의 음욕을 밝히기가 부끄러웠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여인을 보려고 매일 부지런히 기회를 엿보았다.

어느 날 그들은 “점심 때가 되었으니 집으로 가세” 하고 서로 말하고, 그곳을 나와 헤어졌다. 그러나 그들은 되돌아오다 마주쳤다. 서로 까닭을 캐묻다가, 마침내 자기들의 음욕을 실토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혼자 있는 수산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찾아보기로 약속했다.

그들이 알맞은 날을 엿보고 있을 때, 수산나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하녀 둘을 데리고 정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날이 무더웠으므로, 그곳에서 목욕을 하려고 하였다. 거기에는 숨어서 수산나를 엿보는 그 두 원로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수산나는 하녀들에게, “내가 목욕을 하게 올리브 기름과 물분을 가져오고 정원 문들을 닫아걸어라”고 말했다. 하녀들은 수산나가 말한 대로 시행했다. 정원 문들을 닫아걸고서 분부받은 것들을 가져오려고 옆문으로 나갔다. 원로들은 숨어 있었고, 하녀들은 그들을 보지 못했다.

하녀들이 나가자마자, 두 원로는 일어나서 수산나에게 달려가 말했다. “자, 정원 문들은 잠겼고 우리를 보는 이는 아무도 없소. 우리는 당신을 간절히 원하오. 그러니 우리 뜻을 받아들여 우리와 함께 잡시다. 그러지 않으면, 어떤 젊은이가 당신과 함께 있었고, 바로 그 때문에 당신이 하녀들을 내보냈다고 증언하겠소.”

수산나는 탄식하며 말했다. “나는 꼼짝 못할 곤경에 빠졌소. 그렇게 하면 그것은 나에게 죽음이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해도 당신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오. 주님 앞에 죄를 짓느니, 차라리 그렇게 하지 않고 당신들의 손아귀에 걸려드는 편이 더 낫소.”

그러고 나서 수산나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 두 원로도 수산나를 향해 소리를 지르더니, 그 가운데 하나가 달려가서 정원 문들을 열어젖혔다.

집에 있던 사람들이 정원에서 나는 고함 소리를 듣고, 옆문으로 뛰어들어 가 수산나에게 일어난 일을 보았다.

원로들이 저희 쪽의 이야기를 하자 하인들은 매우 수치스럽게 생각했다. 수산나를 두고 누가 그와 같은 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수산나의 남편 요야킴의 집으로 백성이 모여들 때, 그 두 원로는 수산나를 죽이겠다는 악한 생각을 가득 품고서 그리로 갔다. 그들이 백성 앞에서 말했다. “사람을 보내 요야킴의 아내, 힐키야의 딸 수산나를 데려오게 하시오.” 그러자 백성이 사람을 보냈다.

수산나는 부모와 자녀들과 모든 친척과 함께 나왔다. 수산나는 매우 우아하고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는 베일을 쓰고 있었는데, 그 악인들은 수산나의 아름다움을 보고 즐기려는 속셈으로 베일을 벗기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수산나 곁에 있던 이들과 그를 보는 이들이 모두 울었다.

그 두 원로는 일어나 백성 한가운데에서 수산나의 머리에 자기들의 손을 얹었다. 수산나는 눈물이 가득한 채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마음으로 주님을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두 원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단 둘이서 정원을 거닐고 있을 때, 이 여자가 여종 둘을 데리고 정원으로 들어가더니, 정원 문들을 닫아걸고서는 여종들을 내보냈소. 그때에 숨어 있던 젊은이 하나가 이 여자에게 가더니 함께 누웠소.

정원 구석에 있던 우리는 그 죄악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서 그들에게 달려갔소. 그리고 둘이서 정을 통하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그 자가 우리보다 힘이 세어 붙잡을 수는 없었소. 그래서 그 자는 문을 열고 달아나 버렸소.

대신 이 여자를 붙들고 그 젊은이가 누구냐고 물었지만, 이 여자는 그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려고 하지 않았소. 이것이 우리의 증언이오.”

그들이 백성의 원로이며 재판관이었기 때문에, 회중은 그들을 믿고 수산나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 때에 수산나가 크게 소리 지르며 말했다. “아, 영원하신 하느님! 당신께서는 감추어진 것을 아시고 무슨 일이든 일어나기 전에 미리 다 아십니다. 또한 당신께서는 이 자들이 저에 관하여 거짓된 증언을 했음도 알고 계십니다. 이 자들이 저를 해치려고 악의로 꾸며낸 것들을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저는 이제 죽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수산나의 목소리를 들으셨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수산나를 처형하려고 끌고 갈 때,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이라고 하는 아주 젊은 사람 안에 있는 거룩한 영을 깨우셨다. 그러자 다니엘이 “나는 이 여인의 죽음에 책임이 없습니다”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온 백성이 그에게 돌아서서, “그대가 한 말은 무슨 소리요?” 하고 물었다. 다니엘은 그들 한가운데에 서서 말했다.

“이스라엘 자손 여러분, 여러분은 어찌 그토록 어리석습니까? 신문을 해 보지도 않고 사실을 알아보지도 않고, 어찌 이스라엘의 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있습니까? 법정으로 돌아가십시오. 이 자들은 수산나에 관하여 거짓 증언을 했습니다.”

온 백성은 서둘러 돌아갔다. 그러자 다른 원로들이 그에게 말했다. “자, 하느님께서 그대에게 원로 지위를 주셨으니 우리 가운데에 앉아서 설명해 보게.”

다니엘이 “저들을 서로 멀리 떼어 놓으십시오. 제가 신문을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사람들이 그들을 따로 떼어놓자, 다니엘이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 불러 말했다.

“악한 세월 속에 나이만 먹은 당신, 이제 지난날에 저지른 당신의 죄들이 드러났소. 주님께서 ‘죄 없는 이와 의로운 이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는데도, 당신은 죄 없는 이들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고 죄 있는 자들을 놓아 주어 불의한 재판을 했소. 자, 당신이 참으로 이 여인을 보았다면, 그 둘이 어느 나무 아래에서 관계하는 것을 보았는지 말해 보시오.”

그 자가 “유향나무 아래요"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다니엘이 말했다. “진정 당신은 자기 머리를 내놓고 거짓말을 했소. 하느님의 천사가 이미 하느님에게서 판결을 받아 왔소. 그리고 이제 당신을 둘로 베어버릴 것이오.”

다니엘은 그 사람을 물러가게 하고 나서 다른 사람을 데려오라고 분부했다. 그리고 그 자에게 말했다. “유다가 아니라 가나안의 후손인 당신, 아름다움이 당신을 호리고 음욕이 당신 마음을 비뚤어지게 했소.

당신들은 이스라엘의 딸들을 그런 식으로 다루어 왔소. 그 여자들은 겁에 질려 당신들과 관계한 것이오. 그러나 이 유다의 딸은 당신들의 죄악을 허용하지 않았소. 자 그러면, 관계하는 그들을 어느 나무 아래에서 붙잡았는지 나에게 말해 보시오.”

그자가 “떡갈나무 아래요”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다니엘이 말했다. “진정 당신도 자기 머리를 내놓고 거짓말을 하였소. 하느님의 천사가 이미 당신을 둘로 잘라 버리려고 칼을 든 채 기다리고 있소. 그렇게 해서 당신들을 파멸시키려는 것이오.”

그러자 온 회중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당신께 희망을 두는 이들을 구원하시는 하느님을 찬미했다.

다니엘이 그 두 원로에게, 자기들이 거짓 증언을 했다는 사실을 저희 입으로 입증하게 했으므로, 온 회중은 그들에게 들고 일어났다.

그리고 그들이 이웃을 해치려고 악의로 꾸며낸 그 방식대로 그들을 처리했다. 모세의 율법에 따라 그들을 사형에 처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그 날에 무죄한 이가 피를 흘리지 않게 되었다.

수산나가 수치스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으므로, 힐키야와 그의 아내는 수산나의 남편 요야킴과 모든 친척과 함께, 자기들의 딸 수산나를 두고 하느님을 칭송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다니엘은 백성 앞에서 큰 사람이 되었다.

▲최덕성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최덕성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최덕성 박사
브니엘신학교 총장, 교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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