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복음주의는 청교도에게서 뿌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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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칼럼] 뉴잉글랜드 청교도신앙과 현대 복음주의 교회 (1)

▲“청교도”라는 제목의 이 동상은 Augustus Saint-Gaudens (1848-1907)가 만든 것으로,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과 자랑스러운 조상들을 기념하기 위해서 스프링필드(매사추세츠 주의 서부도시)에 세운 것이다. 이 동상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James Atkinson, ed., In Homage to Worthy Ancestors: The Puritan, The Pilgrim (2011)에 담겨 있다. 미국 자선단체인 the Laurence Levine Charitable Fund, Inc.,에서 기금을 후원했다.

▲“청교도”라는 제목의 이 동상은 Augustus Saint-Gaudens (1848-1907)가 만든 것으로,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과 자랑스러운 조상들을 기념하기 위해서 스프링필드(매사추세츠 주의 서부도시)에 세운 것이다. 이 동상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James Atkinson, ed., In Homage to Worthy Ancestors: The Puritan, The Pilgrim (2011)에 담겨 있다. 미국 자선단체인 the Laurence Levine Charitable Fund, Inc.,에서 기금을 후원했다.

▲김재성 박사(조직신학,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김재성 박사(조직신학,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미국의 정체성은 두 가지, 자유의 정신과 신앙의 정신이다; 이는 청교도의 뿌리에서 나온 것이며, 나의 조국 프랑스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 1805–1859)

청교도 운동은 지난 사백 여 년 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 같지만,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기여들을 지금까지도 발휘하고 있다. 근대 사회의 발전된 국가와 삼권분립을 통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정치제도가 어떻게 해서 탄생하였는가를 돌아보면, 우리는 청교도 사상에서 받은 영향과 유익들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청교도 운동은 교회의 개혁과 신앙 윤리의 갱신과 사회 경제 발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유럽의 근대 정치제도와 도덕적 가치기준을 제시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오늘날 세계 최고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과 그 밖에 번영을 구가하는 세계 일등 국가들의 문화적 정서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두 가지 가치체제가 가장 대표적인 개념으로 정착되어졌다. 그런데, 이러한 현대적인인 가치체계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어떻게 형성되어 왔던 것인가를 조금이라도 차분히 생각한다면, 뉴잉글랜드 건국의 조상이 가졌던 청교도 사상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사상가 토크빌은 미국의 발전하는 상황과 그 근원들에 대해서 청교도 사상이라고 정확하게 진단하였다.

1. 현대 복음주의는 청교도에게서 뿌리를 찾아야 한다

청교도 운동이 남긴 유산을 가장 많이 계승한 기독교 운동이 현대교회에 널리 확산되어져 있다. 1970년대 이후로 미국 교회 내에서 “복음주의” 운동(Evangelicalism)이 활발하였고, 정통신앙의 대명사처럼 “복음적인 교단”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복음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거의 다 "청교도 신앙과 경건" (Puritanism) 을 재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의 역사를 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청교도 저술가들의 경건서적들이 엄청나게 제공하고 있는 신앙생활의 지침들을 오늘날 부흥운동과 복음주의 운동을 하는 설교자들이 재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청교도 신앙이라는 용어 대신에, 복음주의 정신이라고 바꿔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 내용도 모호하고, 신학사상도 혼합적인 용어 “복음주의”라는 개념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였다. 안타깝게도 현대 미국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그들이 성취하려는 가치관을 먼저 제시하였던 “청교도 신앙”을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수용하는 데 더욱 시간과 노력을 바쳐야만 순수한 기독교 교회의 운동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청교도 사상이 다 옳았다거나, 청교도 시대의 사고방식과 교회봉사가 원칙이라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절대로 과거로 회귀할 수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다만,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를 분별하는 지혜를 가지라는 말이다. 청교도는 다소 오래된 “구식 신앙” (Old Truth)이고, 복음주의는 세련된 현대적 신앙인처럼 착각하게 현대 신학자들이 왜곡하고 말았다. 그러나 청교도 신앙이야말로 “고전적인 복음주의”(Old Evangelicalsim)이다. 이안 머레이가 남긴 청교도 연구에 의하면, 우리가 주목해야할 청교도의 유산은 두 가지, 교회의 갱신과 신앙의 부흥이다. 청교도 목회자들은 열정적인 설교를 통해서 갱신과 각성을 촉구했고, 영적인 훈련을 통해서 견고한 신앙을 유지하도록 노력했다. 현대 복음주의가 지향하고 있는 것도 동일한 내용이라고 한다면, 상업주의와 세속화의 물결에 뒤섞인 현대 교회가 정신 차려서 청교도들에게 귀를 기울여야만 할 것이다.

청교도들은 유럽의 종교개혁을 받아들이면서, 칼빈주의 개혁신학을 정통신앙으로 채용하였다. 청교도의 마지막 세대로 알려진 요나단 에드워즈 (1703-1758)까지 개혁주의 정통교리가 그대로 계승되어져 내려왔음에 주목해야만 한다. 칼빈주의 정통신학의 의미와 체계에 대해서는 19세기에 자유주의 신학이 대두하면서 “구학파”와 “신학파”로 나뉘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미국 장로교회의 요람이던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이 나뉘어졌다.

오늘의 복음주의 교회들은 청교도들의 열정을 본받아서, “열심”을 내어야 한다. 청교도의 열정은 부흥운동가들과 감리교회에서 강조하는 자발적인 결단으로 대체될 수 없는 경건의 요소, 하나님의 영광을 목표로 하는 거룩한 두려움을 본질로 하고 있다. 청교도 신앙은 “뜨거운 개신교회”라고 부르지만, 부흥회에서 집단적으로 열광하면서 종교적 감정에 휩싸이는 신비적 체험운동이 아니었다. 죠지 휫필드가 분별력 있게 알미니안주의자들의 문제점을 간파하였듯이,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치우치는 현대 은사운동을 경계해야만 한다.

뉴잉글랜드 청교도 신앙은 회중교회와 장로교회가 계승했는데, 일부 회중교회들은 알미니안주의와 유니테리언이즘으로 기울면서 고전적인 칼빈주의 신학을 거부했다. 대각성운동에서 인기영합주의와 감정주의를 배척한 에드워즈는 칼빈주의 신학을 견고하게 유지하면서도, 지성적인 배움을 멀리하지 않았다. 하버드 대학교를 중심으로 유니테리언이즘이 널리 확산되었는데, 이러한 흐름은 청교도의 영향이 아니라, 자유주의 신학의 파괴적인 공격으로 빚어진 신학사조이다. 17세기 청교도 신앙은 “옛 시대의 종교”라는 취급을 받고 있지만, 결국 그 배경에서 남북 전쟁을 거친 후, 민주주의 제도를 꽃피웠다. 왕권의 강압과 지배를 거부했듯이, 19세기 중반에 남북전쟁을 통해서 잘못된 인종차별의 희생자들을 구출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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