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투 트랙(two track)과 투 트릭(two t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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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지루한 장마가 끝났다.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자리가 처참하다. 더군다나 지구촌 처처에 지진과 화마(火魔)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생활 터전과 가족의 생명을 잃고 겨우 목숨을 건진 사람들의 눈망울이 허망하다. 지구촌 전역은 이상 기온으로 중병을 앓고 있다.

이런 와중에 광복 75주년을 맞이한 광화문 광장은, 광복절 행사는 유명무실한 채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정치적 성토의 장이 열렸다. 광화문 촛불집회를 교두보 삼아 정권을 창출한지 불과 3년차, 문재인 정부는 민심 불만의 정중앙에 서 있다.

문재인 정권의 실정은, 비단 부동산 정책의 실패 때문만은 아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고 했거늘, 자기 사람은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포용하는 패거리 인사 정책은 결국 오늘날의 민심 이반을 초래했다.

인사청문회 때 ‘사회주의로부터 전향했느냐’는 김진태 국회의원의 질문에 대하여, 묵묵부답으로 대답을 회피한 조국(曹國)의 무리한 법무부 장관 임명, 목포 부동산 투기 혐의가 드러난 손혜원 의원을 감싸고 도는 여당의 뻔뻔한 기자회견, 대법원 판결로 정치 생명을 유지한 이재명의 사회·윤리적 도덕률 부재, 안희정·오거돈·박원순의 이율배반적 삶의 흉터, 파렴치의 극치를 보여준 윤미향 횡령 사건까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명쾌하게 대처하지 못한 여당의 미온적이고 비윤리적인 처세는 결국 문재인 정권의 불신을 초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온 국민이 함께 해방과 건국을 축하하는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김원웅 광복회 회장은 ‘기념사 폭탄’을 던져, 국론을 분열시켜 놓았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8월 15일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아무런 호칭 없이 ‘이승만’이라 지칭하며,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주장했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도 ‘민족 반역자’로 매도하며, 애국가를 민족 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라고 폄훼했다. 이런 인물이 어찌하여 광복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임명이다.

때를 같이 한 일본의 8월 15일 표정은 역사 왜곡의 극치를 보여주는 ‘two trick’의 날이다. 전쟁을 일으킨 사실은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원폭 피해를 당한 결과만 강조하고 있다. 일본의 망극적 역사 왜곡은, 8월 15일은 단지 전쟁이 끝난 종전일이라고 의미를 대거 축소하고 있는 데서 드러난다.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인하여, 일본 국민들은 대부분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가 자신들이라는 역사적 사실조차 거의 망각하고 있다. 국가 전체가 ‘two trick’을 문화로 여기는 술책의 국가이다. 일본인들은 두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을 당연한 문화라고 여긴다. 혼네(本音)와 타테마에(建前)가 그렇다.

혼네(本音)란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는 것이고, 타테마에(建前)란 겉으로 드러나는 자신을 뜻한다. 어떠한 일을 할 때 겉으론 웃지만, 속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는 마음을 뜻한다. 일본인들은 이렇듯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적 마음을 당연한 문화로 여긴다.

친한 관계일수록 속마음을 다 드러내는 한국인들의 감성으로는 일본인들의 ‘두 마음을 지닌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없다. 두 마음을 지닌 사실이 들통 나면 배신감으로 인하여 절교를 선언할 수밖에 없는 한국인의 심성이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그런 이중적 마음을 당연한 문화로 여긴다.

일본인들은 ‘two track’으로 여기나, 한국인들은 ‘two trick’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처세와 분별, 그리고 판단과 대안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two track’의 사전적 정의는, 정치나 경영 따위에서 어떤 일을 처리하기 위한 두 가지 경로라는 뜻이다. 그리고 트릭(trick)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으로, 무엇을 바라거나 이루겠다고 속으로 품고 있는 마음을 일컫는다.

정치나 경영에 있어 ‘two track’은 매우 중요한 정책이나 수단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방역시스템을 철저하게 수행함으로 국내적으로는 정치적 입지를 굳히고, 국제적으로는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은 ‘two track’의 조화로운 결실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수(數)를 부풀리거나 특정 인물 동선을 차단함으로써 대규모 집회를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면 ‘two trick’의 술책이고,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인도하신다는 신앙적 맹신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과정조차 불신하는 일부 성도들의 행동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빙자한 삯꾼 목자를 맹신하는 ‘two trick’의 술책에 빠진, 안타까운 상황이다.

문재인 정권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을 이용해 전광훈 목사의 집회를 강제적으로 해산시키고 있다는 전광훈 목사 측의 주장과, 전광훈 목사가 마치 기독교를 대표하여 연일 문재인 정권을 성토하고 있다는 설정 또한, trick 위에 trick이 가미된 전형적인 ‘two trick’의 술책이다.

왜냐하면 “하나님도 나한테 까불지 못한다”는 식의 조롱을 공개석상에서 지껄이는 그는 그리스도 언약을 붙잡은 선한 목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권의 실정에 대해 선의적으로 항거하는 민심을 이용해 현 정권을 소위 ‘빨갱이’ 또는 ‘공산주의자’로 매도하고, 대한민국이 당장이라도 공산화된다거나 공산화되면 종교의 자유가 침해당하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문재인 정권을 퇴진시켜야 한다는 식의 연결고리를 주장하는 전광훈 목사 측의 주장 역시, ‘two trick’의 술책으로 국민과 선한 그리스도인들을 기만하는 고성(高聲)에 불과하다.

국민들은 ‘two track’과 ‘two trick’을 분별해야 한다. 더이상 track 같은 trick에 속지 말아야 한다. 정치인들의 track 같은 trick은 물론, 기독교 목사라는 직분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우상 숭배자의 종교와 섞어버린 배교자들을 분별해야 한다.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종교다원주의를 선언한 WCC 부산대회를 유치한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은 two trick으로 살아온 위선자들이며 배교자들이다.

세상은 분명히 말세지말(末世之末)이다. two track과 two trick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성도들은 방만한 신앙생활을 돌아보고, 오랜 인과관계로 결속된 신앙의 자리일지라도 그 자리가 그리스도 언약을 상실한 신앙의 자리라면, 하나님의 인도하심 앞에 과감한 변화를 계획하고 그리스도 언약을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신앙 체계를 설계하고 변화를 실천해야 할 때이다.

“이르시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이르되 내가 그라 하며 때가 가까이 왔다 하겠으나 그들을 따르지 말라(눅 21:8)”.

많은 목회자들이 등 따습고 배부른 육신의 안녕을 부둥켜 안은 채, 하나님의 이름을 망명되이 여기고 있다. 하나님 이름을 망명되이 여기며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살아온 trick의 인생 여정이 발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뻔뻔한 민낯을 들고 two trick으로 성도들을 미혹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그가, 설마 하고 있는 그가 곧 적그리스도일 수 있다.

익숙한 교회 환경, 오랜 세월의 결속, 지연 관계의 옛정, 목회자에 대한 맹신적 고정관념 등은 삯꾼 목자를 옹호하며 집단화되어 있는 한국교회의 자화상이다.

교회가 대형화될수록 trick은 만연하다. 심지어 몇몇 대형 교회는 자신들의 지도자가 삯꾼이었음이 명확하게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이 여전히 맹신하고 있으니, 참으로 애곡할 노릇이다. 전 성도들이 삯꾼 목자의 ‘two trick’의 마수에 걸려, 집단으로 살육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단의 trick은 분별하기라도 쉽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빙자하여 여전히 유명세를 우려먹고 있는 마수들의 술책은 참으로 가상하고 뻔뻔하다.

그리스도인들은 track과 trick을 분별하는 심령으로, 단지 멈춰 서 있으면 안 된다. 하나님 말씀 묵상과 그리스도 재림의 그날을 소망으로 ‘two track’과 ‘two trick’까지 분별할 때, 비로소 그리스도의 영생은 그의 것이다.

하민국 목사
웨민총회 신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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