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발전은 하나님의 거룩한 종들이 추진해야 할 창조적 사업이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창 1:28)’는 성경의 실행인 것이다.
성경은 문화의 대립자가 아니라 오히려 문화의 핵심 가치다. 문화의 주체인 인간을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과 죄인을 하늘나라와 분리하는 일, 종교적 사기꾼, 하나님의 주권을 부인하는 자, 교만과 반항 정신, 의식적인 불신 조장이 나쁜 것이다(눅 19:14).
‘문화는 정신이요. 행위의 도덕적 본질이다. 세상의 정치와 역사는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상호연결돼 있다(잠 21:1, 왕상 11:14, 23, 사 45:1-7).
다니엘서의 넷째 세계 제국의 비밀을 보자. 느부갓네살왕이 본 철(鐵)은 종아리에서 발까지 연결돼 있어(단 2:33), 죽지 않았다. 산산조각이난 신상에 이어 즉시 왕국이 건설되었다(단 7:1-14, 2:8, 3-35, 44).
성경 어디에도 이 넷째 제국이 ‘로마’라고 직접 언급된 곳은 없다. 그러나 고대의 제국은 ‘로마 제국’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옛날 로마 제국은 붕괴됐다. A.D. 2세기에 가이사(씨이저)의 번성기가 있었지만, 내적 힘과 외적 능력이 기울어져 Theodosius 황제 때 로마제국은 동·서로 나뉘어졌다(A.D. 395년).
로마를 수도로 하는 서로마제국(호노리우스 황제) 와 콘스탄티노플을 수도로 하는 동로마제국(알카디우스 황제)으로 쪼개졌다. 이것이 느부갓네살 우상의 두 다리로 표현됐다고 주석가들은 말한다.
서로마제국은 얼마 후 북쪽의 침입자에 의해 멸망했고(오도아케르 A.D. 476년), 동로마제국은 천여 년 뒤에(1453년) 술탄 모하메드Ⅱ세(터키)에 의해 멸망했다.
비록 로마제국이 정치적으로는 붕괴되었지만, 성경은 로마인과 로마의 문화, 관습 등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초기 로마로부터 종말론까지 이어지고 있다. 왜냐하면 로마의 정치는 지금도 로마 교회(가톨릭)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구(敎區)가 행정구(行政區)와 일치되며 로마 제국의 수도 로마는 세계교회(가톨릭)의 수도로 이어오고 있다(로마가톨릭교회 교황청).
로마의 언어는 지금도 교회의 라틴어로 유지되고 있다. 아직도 율법, 의학, 자연과학에 대한 국제적 전문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로마의 법률은 현재도 중요한 입법제도로 유지되고 있다. 동로마 황제인 저스티니안(Justinian, 527-565)의 <로마법전(Corpus Juris Romannum)>은 중세기는 물론 현대까지 라틴 및 게르만족 국가들에게는 법률의 기초가 되고 있다.
로마 군대는 현재 군대조직으로 유지되고 있다. 로마 군대는 국방의 대표이며 서양을 지키는 군대이다. 우리는 지금도 라틴어 군사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예컨대 Captain(육군 대위), Major(육군 소령), General(대장), Battalion(대대), Regiment(연대), Army(육군), Infantry(보병), Artillery(포병), Cavaly(기병) 등이다.
중부 유럽의 통치자들은 지금도 Kaiser(황제)라고 호칭되는 곳이 있다. 중세기에 그들은 흔히 로마에서 즉위식(대관식)을 가졌다.
예컨대 800년의 Chaslemague와 962년의 오토(Otto) 대제 등이다. 동부유럽의 통치자들은 차르(Tsars/황제)라고 호칭하고 있다(러시아와 불가리아). 이 두 명칭들은 로마의 가이사(Caius Julius Caesar)의 개인 이름에서 온 것인데, 그것이 칭호가 돼 버렸다.
국가에 대한 로마식 개념도 지속되고 있다. 가장 엄중한 경제, 강철같은 의지, 집중화, 공동사회에 대한 개인의 복종, 국가에 대한 헌신, ‘영원한 로마(Roma aeterna)’에서 유래된 영원에 대한 신념, 로마 황제 숭배 속에 깃든 국가의 우상화, 시민 속에 인간성 흡수 등으로 나타나 있다.
이처럼 로마가 붕괴된 이후에도 그 문화적 풍토나 제도 및 법령 등이 정신적으로 옛 로마와 같은 수준으로 계승되어 오고 있다. 역사적인 로마가 현재적 로마로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언자들의 역사적 투시성은 탁월했던 것이다. 느부갓네살 우상의 발가락(단 2:40)과 다니엘 환상에 나오는 열 뿔들(단 7:7-8.8. 20-25)이 앞으로 어떤 것으로 나타날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